아, 바쁘다.
지하로 다니는 기차를 타고 오전, 오후 한 시간씩 다니다보니
많은 건물들, 많은 차들, 많은 사람들을 보면서 바깥 구경하는 게 참 흥미로웠는데
지금은 감탄사 때리기엔.. 매일보는 똑같은 풍경들에 질려버렸다.
멍때리며 음악 듣는 것도 지겹고, 앞사람의 시선을 피해 애써 다른 곳으로 시선 옮기기도 피곤하고.
'다른 사람들은 뭘할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사람들을 힐끔힐끔 분석(?)해보니
자는사람, 게임하는 사람, 영화나 TV보는 사람 그리고 책을 읽는 사람이 있더라.
난 뭘해야하나..
자려니 정거장을 놓칠까봐 ㅎㄷㄷ하고,
게임을 하자니 게임기가 없고,
영화나 TV를 보자니 PMP도 없고.
책을 읽으려니.. 내가 보는 책(?)이라고는 시사IN 뿐인데..
그렇게 멍때리며 지내던 중
텅텅 비어있던 내 대가리 속을 비집고 들어와 똑똑 노크를 해대며
이글루스 렛츠리뷰에 당첨되어 받았던 '코끼리에게 물을'이라는 책!!

앗흥~ 정열의 빨강
무거운 가방이지만 항상 가지고 다니며
아직은 도시사람들처럼 '쿨쿨 자다가 내릴 곳에서 번쩍 일어나서 후다닥 내리기',
'자연스럽게 DMB나 책 보면서 내리기 전 정거장에서 미리 일어나 기다리기' 등의 스킬이 장착되지 않아서
책을 읽으면서도 고개를 들었다 놨다를 반복 또 반복하는 바람에 제대로 집중을 할 수 없었지만,
그렇게 꾸준히 읽다보니 어느새 '옮긴이의 말'을 읽고 있더라.
수의학 전공인 주인공이 시대적인 상황(대공황)과 맞물려
시궁창같은 서커스단에 꼽사리 끼게 되고,
거기서 사람들을 만나고, 또 보내고, 일을 배우면서 적응해 나가고.. 사랑도 싹트고..
그런 내용임.
뚝.
내가 내용을 재미없게 씨부렸지만,
그 당시의 서커스단에 와 있는 듯한 상세하고 생생한 묘사와
그 곳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캐릭터들이 만들어내는 박진감 넘치는 사건들이
정말 계~속~ 계~속~ 계~~~~속~ 읽게 만든다능.
주인공은 노인이 되어 현재를 이야기하고, 또 청년시절.. 과거를 회상하는 식으로 이야기가 전개가 되는데,
지금 처한 내 상황과 비슷한 것들이 많아서 그랬는지 몰라도
두 시점 모두 가슴을 두드리는 것들이 많아서 참 좋았뜸.
다 읽은 후의 느낌은 정말 스펙터클한 영화 한 편을 본 것 같은..것보다 더 좋은 기분이었음.
사람들이 이래서 책을 읽는구나..
앞으로 책 좀 사봐야 할 듯.
렛츠리뷰 덕분에 좋은 책 읽게 되어서..
그저 ㄳㄳ
아,
오랜만에

현지타임

덧글
책보시느라 포스팅 안 하셨군요 ㄷㄷ
그 사이 현지양이 좀 성숙한 것 같은데요
슈사마님도 여전히 잘지내시는 것 같고..좋은 책도 읽으시고..좋군요
저는.. 주위에서 '얼굴에 많이 삭았다'라는 이야기를 듣는 것 빼고는 잘 지내고 있어요.(실제로 들었습니다 ㅠ) 현지양과는 달리 성숙의 단계를 거치지 않고 바로 노화의 단계로 건너 뛴 것 같아서 슬픕니다 ㅠ
낙타친구님께서 '좋은 책'이라고 말씀해주시니 잘 읽었다라는 생각이 더욱 드는군욧!!
약 2개월만의 복귀 축하드립니다!!!!!
....그나저나 현지는 참 복도 없음ㅠ 최근의 우결도 그렇고 하는 프로그램마다 안좋네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