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경규옹을 찬양하고 경배한다. 그래서 이경규옹이 출연하는 공중파 프로그램은 거의 챙겨보는 편이다.

주춤 주춤
[남자의 자격]은 '남자가 죽기 전에 해야 할 101가지'라는 큰 주제 아래 세부 주제들을 설정하여 미션을 수행해 나가는 방식으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남자'라는 것 자체가 20대 여성층을 끌어들이기에는 좀 약하긴 하다. 남자에 대한 호기심이 왕성하다면 모를까. 그런데 '남자가 죽기 전에 해야 할 101가지'라는 주제이지만 막상 주제들을 보면 남·여 상관 없을 것 같다. 요즘같은 시대에 남·여 구분짓는 게 무의미 해지지 않았나?


하지만 현실
모든 미션이 재미있었지만 최근에 방영되었던 미션이라서 그런지 '이경규 몰래카메라'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

'이경규 몰래카메라'는 몰래카메라의 대부인 경규옹을 대상으로 그를 제외한 6명의 남자가 합심해서 몰래카메라를 진행하는 내용이다. '전국민의 숙원사업'이라는 원대한 포부 아래 진행된 이 미션은 그동안 경규옹의 몰래카메라에 당하는 스타들을 보며 가슴 아파했던 사람이라면 혹은 타 예능 프로그램에서 소소하게 하는 방식이 아닌 구체적으로 계획되고 철저한 준비아래 진행되는 몰래카메라의 귀환을 원했던 사람이라면 반드시 봐야 할만큼 재미지다.

지난 주말에도 여전히 [남자의 자격]을 시청하였다. 아, 앞선 이경규옹의 복수혈전 기자회견 대박이었음ㅋㅋㅋㅋㅋㅋ

경규옹 버닝 중
주제는 '청춘의 자격! 청춘을 즐기는 일곱가지 방법- 남자, 강단에 서다' 였다. 7명의 남자가 경희대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주제를 정해 특별 강연을 펼치는 내용이다. 경희대학교면 집이랑 가까우니까 미리 알았다면 직접 가서 들었을텐데.. 아쉽더라. 7명이서 약 30분 동안 하는 강연이니만큼 강연순서도 중요한데 강연 순서는 이윤석 - 김국진 - 김태원 - 김성민 - 이정진 - 이경규 - 윤형빈 순으로 정해졌다. 각기 다른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어떤 식으로 이야기를 풀어갈지 궁금해졌다. 참고로 방송시간 때문에 이윤석, 김국진 강연만 방송이 되었다.
첫빠인 이교수가 나왔다. 내용은 알차지만 다소 지루했던 강의. 결론은 노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교수의 강연도 참 좋았지만 특별한 굴곡없이 살아온 것처럼 보이는 그리고 실제로 놀았던 것 같지 않은 이교수의 강연은 머리로는 이해가 되었지만 가슴에 와닿지 않았다.

노세 노세 젊어서 노세
이교수에 이어 김국진의 강연이 이어졌다. 김국진의 강연은 '롤러코스터'라는 다소 뻔한 주제로 진행되었다. 내리막이 있으면 오르막이 있고.. 책이나 TV 에서 쉽게 읽고 볼 수 있는 뭐 흔하디 흔한 주제 아닌가?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이 인생이 그렇다는 것을 알고 있고. '인생은 굴곡이 있다'라는 뻔한 이야기는 흥미롭지 못해 집중력을 떨어뜨릴 수 있고 자신의 인생경험이 풍부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는 코웃음거리로 전락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김국진은 '내가 님들에게 뭘 말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음. 하지만 내가 형 & 오빠임. 내가 간 길을 여러분들도 갈 수 있음'이라는 단순한 논리로 겸손하게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미 방송을 통해서 그의 산전수전공중전 이야기를 많이 듣긴 하였지만 그것은 남에 의해서(특히 김구라ㅋ) 공개된 것들이었다. 좀처럼 자신의 이야기를 하지 않는 그에게 그의 이야기를 직접 들을 수 있다니. 김국진의 데뷔부터 지금까지의 모습을 함께 지켜봐온 시청자 중 한 명으로 그가 풀어낼 이야기들이 궁금했다.

강연이 끝났다. 나도 모르게 입에서 감탄사가 터졌다. 자신이 인생의 정점을 찍었을 때의 모습과 끊임없이 내리막을 걷던 모습, 그리고 지금 다시 올라가기 위한 시점에 서 있는현재 자신의 모습을 담담하게 이야기하는 김국진. 자신이 모두 경험한 일이지만 자신의 일이 아닌 양 자신의 인생을 이야기하는 그의 강연을 다 듣고나니 가슴이 뭉클해졌다. 의연하게 인생의 굴곡을 이야기 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그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보다 명확하고 확고하게 다가왔다. 전성기 시절을 이야기하면서 전혀 허세를 부리지 않고, 바닥을 치고 있을 때에도 절망하지 않는 모습들. 오르막 후 내리막. 내리막 후 오르막. 반복. 그거시 인생사.




님 좀 짱인 듯
김국진의 강연이 나에게 더 큰 공감을 일으킬 수 있었던 것은 지금 내가 내리막을 걷고 있는 시점이기 때문일 것이고 이 내리막의 끝에는 오르막.. 즉 희망이 있을 것이라는 걸 알려주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가 현재 정점에 있는 위치가 아니라 정점을 찍기 위한 시작점에 서 있기 때문일 것이다. 바닥을 치고 있는 사람에게 오르고 오른 사람들의 이야기는 동경의 대상이 되지만, 오르려고 노력하는 사람의 이야기는 공감의 대상이 된다. 나도 오르겠지. 실낱같은 희망의 끈을 붙잡고 놓지 말아야지. 보다 빡세게 살아야지.
아, 국내외 시끄럽고 슬픈 일들로만 가득하여 결방을 반복하던 예능. 히히덕거리면 될 뿐 이라고 생각했던 예능에서 이런 감동을 받다니.. 예능이 낄낄거리며 웃기면 장땡이라고 생각했지만
KBS는 회원가입후 2주 정도는 무료로 다시보기가 가능하니 보실 의향이 있으신 분들은 얼른 회원가입 후 다시보기 서비스를 이용하시길. 강추염.
KBS 홈페이지 [남자의 자격] 다시보기 : http://www.kbs.co.kr/2tv/enter/happysunday/vod/review/index.html
덧글
초반에 자신의 경력과 유행어를 담담하게 읽어 내려가는 모습이 인상적이더라구요.
다른 사람이 아닌 김국진씨가 하는 말이기에 이런 감동을 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대한민국 방송계를 움직이는 4人에 선정. KBS사장, MBC사장, SBS사장 그리고 김국진.
광복 50년 최고 연예인에 선정. 2위가 조용필.
피곤해서 찍은 CF 대박.
국진이빵 판매로 기업 회생.
연예관련 시상식 5년간 싹쓸이.
코미디 30년 史 최고의 코미디언에 선정. 2위가 구봉서.
그이기에 말할 수 있는.. 정말 적절한 주제선정이었어요.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해주는 좋은 프로그램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러가지가 있었지만 취업관련과 자격증 관련 특히 인상적이였던것은 차 관련이였죠,
어머님께서 저에게 스노우 체인달줄 아냐고 물어보셨는데 전 못하거든요^^;;;;
이거봐라~~ 옙~!! 그런일이 있었는데 참 많은걸 생각하고 배우게 해줍니다.
암튼 이번 강연때 국진이형의 강연.. 살아있는 느낌 그대로였습니다.
지루하지 않게 유머러스하게 그리고 진지하면서도 감성있게 다가온 좋은 강연...
어쩌면 이 이상은 힘들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정말 넘 즐겁고도 멋진 강연이였습니다^^
저도 차 관련된 미션 봤어요. 남자의 자격은 미션 수행하는 과정도 재미있지만 그 과정 중에서 자신들이 살아온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도 재미있어요. 아무렇지 않은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편집(?)의 힘인지 의미를 담은 채로 오더라고요.
김국진 강연도 보셨군요. 보신 분들 대부분이 좋았다고 하시네요. 저만 그런 줄 알았어요. 회사가서 봤냐고 봤냐고 난리를 쳤더니 공감이 그닥 안된다는 분들도 계셨거든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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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규옹, 국진씨 강연은 다시 봐도 좋았고... 윤석씨 강의가 전체를 보니 참 인상적이었어요..
예능방송이다보니 실제 방송에선 무참히 ㅋㅋ 많이 편집되버렸지만..
실제 강연내용보면 참 괜찮더라구요..
암튼 강연보면 경규옹, 국진씨, 윤석씨, 형빈씨.. 개그맨분들 내공이 참 상당하신 것 같애요..
PD분도 애초에 1주 방송생각했는데 강연내용이나 현장반응 좋아서 2주분으로 내보냈다하시더라구요
집에서 진짜 몇번을 돌려봤는지 몰라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