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내가 가장 싫어하는 노래..는 아니고 음악


세상에서 내가 가장 싫어하는 노래

한솔로님의 블로그에서 보고 곰곰히 생각해봤다. 세상에서 내가 가장 싫어하는 노래가 뭘까?







이런 주제에 대해서는 처음 생각해 본 것 같다. 가장 싫어하는 노래라. 우선 내 취향이 아닌 곡들이 무엇이 있는지 생각해보았다. 요즘은 한창 뜨고 있는 후크송이라 불리는 곡들 대부분을 싫어하긴 한다. 재미가 없으니까. 그런데 요즘은 재미없는 후크송들이 너무 많아서 마땅히 한 곡을 뽑아내기는 힘들다. 음, 그럼 다른 종류의 곡들 중에서 이 노래만큼은 내 취향과 너~무 달라서 도저히 못견디겠는.. 그런 노래를 생각해봤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엄청나게 많은 노래들을 들어왔을텐데 딱히 떠오르는 싫어하는 노래가 없다. 그래서 내 컴퓨터 속 음악 폴더를 한 번 뒤져봤다. ......없다. 내 맘에 들지 않는 곡들은 대부분 지워버리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사연이 있어서 싫은 노래는 뭘까? 아무래도 싫어하는 노래가 되려면 슬프거나 안좋았던 경험과 관련된 사연이 적합하다. 슬프거나 안좋았던 경험과 관련된 노래라.. 하지만 이 조차도 시간이 지나면 훗~ 웃어버릴 수 있으니. 뭔가 강한 후회를 남긴 기억. 후회로 끝나버린 기억.

후회로 끝나버린 기억. 있다. 나와 처음 노래방에 가줬던 친구가 노래방에 가서 불렀던 노래. 그 친구는 이 곡 외에도 여러 곡을 불렀지만 왜 이 곡이 기억나는지는 모르겠다.








중학교 1학년부터 3학년까지 같은 반이었던 친한 친구에 대한 기억이다. 중학교 시절 나는 반에서 싸움도 못하고 그냥 까불까불 거리는 녀석 중 한 명이었고, 그 친구는 싸움도 잘하고 재미도 있어서 반친구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은 녀석이었다.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우리였지만 그 친구는 사람 가리지 않고 잘 대해주어서 나도 그와 친하게 지낼 수 있었다. 서로 '웃음'을 참 좋아했다. 게다가 3년 동안 같은 반이 되다보니 친해질만큼 친해진 사이가 되었다.

언제인지는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중학교 3학년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던 시기로 기억한다. 하교를 하려는데 학교에서 그 친구가 싸움을 하였다는 소식이 들렸다. 단지 그 친구가 싸움에서 승리했는지가 궁금해서 그 친구를 찾아갔다. 그 친구는 약간의 상처가 나 있었고 옷에는 피가 잔뜩 묻었었다. 아마 상대의 피였을 것이다. 조심스럽게 다가가 괜찮냐고 물어봤다. 그 친구는 싸움으로 인한 상처 걱정보다는 입고 있던 피묻은 옷을 벗어 나에게 주더니 나에게 세탁을 부탁했다. 그 옷을 입고 집에 들어갈 수가 없다며 옷을 건냈던 것 같다. 난 알겠다며 그 옷을 받아들었다. 그 옷에서는 땀냄새가 베어있었다.

집에 도착해 어머니에게 사정을 설명드리고 세탁을 부탁드렸다. 무엇을 하기 위해서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책상에 앉았는데 평소와는 달리 그 친구가 걱정이 되었다. 남학교에서 학생들끼리의 싸움은 자주 있어 왔기 때문에 겨우 싸움 한 번 한 것 가지고는 그다지 걱정할만한 사안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 날은 그 친구에게 전화를 하고 싶어졌었다. 휴대전화가 보편화되지 않았던 시기라 전화를 하려고 수첩에 적힌 그 친구의 집 전화번호를 찾아냈고 그 친구의 집에 전화하기 위하여 책상에서 일어났다. 하지만 이내 책상에 앉아버렸다. 그냥 내일 만나서 얘기하지 뭐.

그리고 그 다음 날부터 나와 내 친구들은 그 친구를 볼 수 없었고 그 친구의 책상에는 하얀 꽃이 그를 대신하여 자리했다. 난 전해주지 못한 옷을 가방에 담은 채 펑펑 울었다.



그 때를 생각하면 참 후회가 된다. 그냥 전화를 할 걸. 전화를 했다면, 전화를 해서 그 친구가 전화를 받았다면 힘들어 했을 그 친구를 위로할 수 있었을텐데. 그리고 지금까지도 즐겁게 지내며 가끔은 술잔을 기울이며 지내고 있을텐데.







그 이후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주변의 사람들에게 전화하는 걸 망설이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오랜만에 연락해서 뻘쭘하게라도 통화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요즘은 내 생각과는 달리 그러지 못하고 있어서 속상하다.

그런데 결국에는 '싫어하는 노래'로 포스팅하지 못했구나ㅠ






덧글

  • 앙탈 2010/05/26 03:16 # 답글

    전 소모는 노래랑 뭐같은 속사포 랩 싫어합니다.

    표절은 더 싫어합니다.

    ...
  • 슈3花 2010/05/28 19:38 #

    앙탈 // 속사포랩은 싫지는 않더라고요 ㅎ 소 모는 노래는 저도 마찬가지로..
  • 2010/05/26 06:39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슈3花 2010/05/28 19:39 #

    비공개 // 저도 그 편 봤어요. 그 때도 그 친구가 생각났어요.

    말씀 감사합니다.
  • acrobat 2010/05/26 12:27 # 답글

    전화하기를 망설이지 않는 건 참 좋은 습관인거 같아요..
    전 아직도 많이 망설여서 주위 사람들이 별로 없다능 ㅠㅠ
    그래서 그런가 그렇게 연락 안해도 끝까지 날 챙겨주는 고딩때 친구들이 참 고맙드라구요 ㅎㅎ

    하루에 한명씩 꼭 전화하기.. 뭐 이런 프로젝트라도 해야할까봐요
    사실 하고 나면 정말 별거 아닌대 말이죠 그쵸 ? ㅋ
  • 슈3花 2010/05/28 19:41 #

    acrobat // 좋은 친구 분들을 옆에 두셨네요. 저도 옆에 좋은 친구들이 있지만 요즘 연락이 뜸하네요. 제가 연락을 먼저 안해서 그런가..

    acrobat님 말씀대로 하고 나면 별 거 아닌데 말이죠. 그 별 거.. 별 게 아닌가봐요ㅎ
  • 레이센 2010/05/27 02:24 # 삭제 답글

    지나가다가 님의 글을 읽고 갑니다.

    저도 언제부턴가

    통화량이 많이 줄었는데

    주변의 사람을 놓치고 있는건 아닌가 후회하게 되네요

    근데 또 선뜻 전화기에 손이 안가는..

    내가 바쁘거나 혹은 상대가 바쁘다고 생각하니

    자꾸 망설여지네요..

    결국 통화 5분도 못할 바쁨도 아닌데 말이죠..
  • 슈3花 2010/05/28 19:42 #

    레이센 // 꼭 통화를 안하더라도 끈끈한 마음만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을 수는 없겠지요.

    하지만 현실은 연락두절.. 서먹서먹.. 쌩~ 이렇게 되는 것 같아요.
  • 2010/05/27 11:09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슈3花 2010/05/28 19:43 #

    비공개 // 네. 정말 속상했습니다. 그런 후회를 남기지 않기 위해서 신경을 좀 쓰려고 하는데 쉽지가 않아요.
  • lalala_hana 2011/06/14 16:07 # 답글

    오세상에. 글을 읽어내려가면서 설마설마 했는데 그런 일이 있으셨군요.
    음. 네,
    저도 이현도의 친구에게 라는 노래 되게 좋아했었어요.
    저에게도 나름의 사연이 있는 노래지만, 슈삼화님에 비하면 별거 아니네요-

    이건 좀 다른 이야기인데,
    저는 휴대폰에 전화오는 거나 문자오는 그런거를 잘 신경쓰지 않는 편이에요.
    그런데 주위에서는 그걸 굉장히 싫어하더라고요. 엄마같은 경우는 이런 말씀도 하세요.
    엄마가 지금 생에 마지막 순간에 너의 목소리가 듣고싶어서 전화했는데
    니가 전화를 받지 않으면 얼마나 마음이 아프겠냐고.. 에이 무슨 그런 말을 하냐 그래도
    생각해보니까 마음이 너무 아파오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은 좀 신경쓸려고 하는데
    몇년이 지나도 이건 영 익숙해지지가 않아서..ㅎ
  • 슈3花 2011/06/15 10:33 #

    lalala_hana // E.O.S의 '넌 남이 아냐'라는 곡이었는데.. 짤렸네요 ㅠ

    제 주변에도 휴대전화에 그리 신경쓰지 않는 친구가 있긴 합니다. 어떤 친구들은 왜 연락을 그렇게 안 받느냐며 투덜거리기도 하고, 또 어떤 친구들은 그냥 그러려니 하는데요. 저는 그냥 그러려니 하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전화일 때는 좀 안달내긴 하지만요.. 제가 살면서 그렇게 급했던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정~ 급한 일 있으면 다른 친구에게 연락을 취하던가 하거든요. 예전에 휴대전화 없었을 땐 너그럽게 이해되던 것들이 이제는 분노로!!ㅋ
  • 야씨발내가꺼져이다 2020/04/06 07:11 # 삭제 답글

    야씨발내가꺼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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