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뜨거웠던 낮과는 달리 밤에는 선선한 바람이 기분을 좋게 만들어 소주 한 잔 들이키고 싶지만 함께 할 사람도 돈도 없어서 서글픔을 뒤로 하고 방구석에서 자리잡고 앉아 내일 투표할 후보 및 정당을 결정하고 다 마른 와이셔츠를 내려 다리미로 신나게 다리고 나서 컴퓨터를 켜고 새로 올라온 야동이 있는지 검색했다가 다 본 것들이라서 다시 한 번 서글픔을 느끼고 그 서글픔을 좀 위로하고자 윈엠프를 틀고 음악을 재생을 시켰는데 랜덤으로 트랙들을 돌다가 내 귀에 들어와 박힌 곡'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이 곡은 버벌진트(Verbal Jint)의 [누명]앨범에 수록된 곡이다. [누명]은 앨범 전체가 하나의 흐름을 가지고 진행되므로 어느 한 곡을 꼽아서 이야기하기 어렵다(고 한다). 하지만 이 곡은 이 곡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는 구성을 담고 있어서 이렇게 감상평을 남겨본다.

제목은 'Drunk'.
들려주는 이야기는 크게 2가지이다. [Verse 1]에서는 사고로 세상을 떠나버린 애인을 그리며 눈물을 흘리는 한 여인(A)과 그 여인이 사랑했던 사람의 친구(B)가 나누는 남녀 간의 이야기이다. [Verse 2]에서는 이상형의 여자를 보고 망설이고 있는 패배주의적인 남자(C)와 그 남자의 친구(D)가 나누는 남자끼리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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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rbal Jint - Drunk
[Intro]
어느 소란스러운 역 근처. 그 형이 술잔을
끊임없이 권하기에 어지러운 척.
졸음이 와서 힘겨운 척, 이 정도면
많이 마셨다는 표정 지으며
우리 옆 테이블에서 들려오는 얘기들에
귀 기울여봤어. 사람들의 얘기가 들려왔어.
[Bridge 1]
첫번째, 사고로 세상을 떠나버린
애인을 그리며 눈물을 흘리던 한 여인.
[Verse 1]
(A)
"지금도 눈을 감으면 내 앞에
씩 웃고 있는 그 애 모습이 기억에 선한데...
아무리 받아들이려 해도 난 그게 잘 안돼.
사소한 것들도 그 애 생각이 나게 해.
함께 다니던 까페, Brian McKnight 공연을
보러 갔던 한양대, 심한 감기로 아파할 때
날 위해 아침과 감기약을 사들고
내 방 내 침대로 달려와 열이 나는 몸에다
kiss해주던 그 입술, 그 숨결.
사랑을 나눌 때면 목 뒤에서부터
발가락 하나 하나. 가장 깊은 그 곳 까지
기쁨을 주곤 했는데. he loved me nobody
else could 매일 수업이 끝난 후면
빈 강의실에서 대화를 나누며
서로를 만졌는데. 오늘 같은 외로운 밤에
그 사람이 너무나 절실히 필요한데.."
(B)
"오 그만해. 니가 자꾸 그러니까 기분이
좀 이상해. 니가 그토록 사랑했던 사람의
빈 자리가 너무 크고 허전하겠지.
그앤 니 애인임과 동시에 내 친구이기도
했으니까 이해가 충분히 가.
아니 이해가는게 아니라 생각만 하면 눈물이 나.
그래, 우리 둘이 슬픔을 나누는 게
이상하진 않아. 좋아. 근데 니 얘기들에
벌써 다른 남자를 원하는 것 같은,
니가 원하는 남자가 나인 것만 같은,
오늘 밤 자연스럽게 같이 잘 수 있길
바라는 것만 같은 그런 분위기, 그런게 느껴져.
미안한데 내 감정은 그런식으로
움직이지않아 이제 그만 가자 집으로..."
[Bridge 2]
두번째, 이상형의 여자를 보고도 구석에 앉아
망설이고만 있는 패배주의적인 남자
[Verse 2]
(C)
"그녀에게 더 가까이 다가간 다음.
오랜 시간동안 그녀만을 바라 봤다,
이야기하고 서로에게 특별한
사이가 되고싶긴해. 하지만 들어봐,
난 지금 이 나이가 되도록 어느 것 하나
뚜렷하게 이뤄놓은 것도 없자나.
그래서 만약 그녀와 사귀게 된다고 해도
나중에 나보다 훨씬 더 잘난
그런 사람 나타난다면, 그래서
그녀가 날 떠나간다면, 아마 그때는
정말 난 견디지 못할 것 같아.
어쩌다가 내가 이렇게 되었을까..."
(D)
"넌 말야. 너무 소심하고 겁 많아.
왜 잘 안될 것만 자꾸 생각하며 가만히
속을 썩냐 임마. 그럼 이 많은 커플들이 다
어떻게 사귀었다냐. 쓸때없는 걱정말아 너
그렇게 배짱이 없으면 차라리 나한테 말하지 말던가
그냥 가만히 있을래 맥주 김 빠진다
마시자 임마 그런건 일단 잊자"
가사출처 : hiphopplay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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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런 아이디어. 정말 기발하다. 이야기기 자체도 너무 흥미롭지만 자연스러운 대화 속에 베어있는 라임을 캐치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비트와 랩, 곡 구성 모두 너무 마음에 든다. 귓구멍으로 예술작품을 감상하는 느낌.
다른 사람들은 [Verse 2]의 이야기가 이상형의 여자 앞에서 우물쭈물하는 남자의 심리를 잘 표현 한 것 같다고 하면서 공감이 많이 간다고 이야기하던데.. 난 [Verse 1]의 이야기가 더 좋더라. 그 여자를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그 남자는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Verbal Jint의 가사를 보면 이야기를 벌려만 놓고 주워담지 않는 가사들이 종종 있다. 지금 생각나는 건.. trouble이 그랬고, Ride remix가 그랬고.. 이 곡도 그러하다. 하지만 결말에 대한 아쉬움이 없다. 앞서 이야기했지만 그 상황들에 대한 묘사가 너무 디테일하여 마치 청자가 그 상황을 경험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고, 그러한 느낌은 곡을 감상하고 난 후에 더욱 많은 생각을 하도록 해주기 때문이다.
늘 번뜩거리는 그의 기발한 가사들이 소재고갈이라는 한계에 당면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므로 이렇게 되지는 않을 것 같지만 나중에 시간이 남는다면 '그 이후..' 뭐 이런 타이틀로
쓰고 보니
이럴 때는

현지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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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현지타임 계속 보니까, 친근해지네요. 이젠 ㅎ
버벌진트는 제 동생이 완전 버벌진트 대마왕 팬이라서 알게됐어요.
그 때 예~전에 휘성이랑 같이 랩할 때 목소리랑 달라져서 놀란 기억이 있네요.
뭐 좀 대중적이긴 하지만, 요즘도 전 술만 취하면 그녀에게 전화오게 하는 방법을
노래방에서 지껄이곤 하죠. 역시 인터넷은 열살 이상만 쓰게해야 돼.
라는 부분이 너무 공감이 돼서.ㅎㅎ 그 부분 부를 때 막 짜릿하고 그래요 ㅋㅋ
drunk - 저는 이 노래를 듣고 슈삼화님처럼 여러 부분을 생각하진 않았지만
딱 한가지는 들을 때마다 생각나더라고요. 아 정말 랩하는 목소리 섹시하다. 오호홋.
제 동생 덕분에 저도 이 앨범 구매하긴 했는데 사 놓고 몇 번 안들어봤네요.
다시금 찾아서 들어봐야 겠어요.
저도 버벌진트 엄청나게 좋아합니다. 예~전이라 하시면 모던라임즈 발매 당시 말씀하시는 거군요. '사랑해 누나'지요. 다른 사람들은 스티붕 유의 '사랑해 누나'를 더 많이 알고 있던데..ㅎ 예전보다 목소리가 많이 달라졌지요? 힙합엘이 인터뷰 보니까 그 부분에 대한 언급도 있더군요. 버벌진트의 랩을 노래방에서 시전하신다니.. 우왕ㅋ굳ㅋ
확실히 버벌진트의 목소리는 매력적인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성우로도 많이 활동하는 것 같아요. 요즘 CF보면 거의 한 번씩은 나오는 듯요. 누명 앨범 실컷 듣다가 요즘에는 가끔씩 꺼내 듣습니다. 참 좋은 앨범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