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취미는 음악감상 잡담

하루하루가 무료한 나에게 취미라는 건 사막의 오아시스와 같다. 내 취미는 음악감상이다. 이 '음악감상'이라는 게 매우 상투적이고 취미가 없기 때문에 하는 이야기라거나 음악감상 같은 건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긴 하지만, 정말 난 음악을 듣는 것이 내 취미이다. '독서'와 더불어 취미의 양대산맥인 '음악감상'. 어떤 이들은 차별화된 무언가를 위하여 취미를 만드는 것도 봤지만, 난 음악을 듣는 것이 좋다. 다른 것에는 별로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쓸 게 없어서 '음악감상'이라고 쓰는 게 아니라 정말 좋아합니다.


난 내 취미인 음악감상을 위해서 음악CD를 구매한다. 음악CD를 통해서 전문가적인 접근으로 사운드의 세세한 질감을 평가하는 건 아니고, 예전에도 이야기 했지만 단지 mp3를 결제하는 방식은 '소유'한다는 느낌이 들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게 음악CD를 구매하다 보니 몇 장되지는 않지만 차곡차곡 음악CD가 모이기 시작했다. 수집이 된거다. 내 취미는 '음악감상' 및 '음악CD수집'이 된 것이다.

갑작스럽게 왜 이런 소리를 하느냐? deupul님 블로그에 갔더니 '수집'에 대한 내용이 있어서 내 생각을 씨부려본다.

http://deulpul.egloos.com/3548520



OOO = 음악CD

1. 나의 (음악CD) 콜렉션을 채우기 위해 레어 아이템을 찾는 일에 흥미를 느낀다.
그렇다. 듣고 싶은 음악을 언제든지 찾아서 들을 수 있다는 건 너무나 행복한 일이다. 게다가 꽤나 예전에 발매되었던 앨범인 레어 아이템의 경우에는 구하고 싶어서 안달을 내기도 한다. 하지만 결국 대자본(레어템에 대하여 나보다 비싼 값을 부르는 어떤 이)에 맞서다 비참히 고개를 숙이곤 한다.

2. (음악CD)를 모으는 일은 나에게 흥미로운 취미 활동이다.
그렇다. 뭔가를 잘 버리지 못하는 내 성격이 그대로 반영되는 것 같다. 수많은 지름 중에서 음악CD를 구매하는 건 '버릴 일이 없다'는 면에서 안심되는 지름이기도 하다.

3. (음악CD)를 모으는 일은 돈을 벌기에 좋은 방법이다.
뭐든 그렇겠지만 행위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좋은 방법일 수도, 아닐 수도 있는 것 아닌가? 내가 음악CD 모으는 것으로 돈을 벌기 위해서는 위에서 말한 레어 아이템들을 모으고 그걸 다시 팔아야 할텐데.. 난 내가 좋아하는 앨범을 사는 것일 뿐, 남들이 '명반'이라고 지켜세운다고 사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 같다. 근데 '명반'이라는 이야기에 들어보고 좋아서 사는 경우는 있다. 결론적으로 내가 가지고 있는 앨범들은 몇 장을 제외하고는 중고시장에 내놨을 때 그리 값이 나가는 앨범이 아니므로 돈을 벌기에 좋은 방법은 아닌 것 같다.

4. (음악CD)는 선물로도 매우 적합하다.
요즘은 그렇지 않다. 예전에는 친구 생일 선물 때 무조건 음악CD를 선물해주곤 했다. 하지만 MP3가 판을 치고 있는지금 시점에서는 '이런 걸 왜?' 라는 반응을 보일 것 같아 선물하기가 조심스럽다. 예전에는 '상대방의 취향에 맞을까?'만 고민을 했었는데.. 그냥 '다운로드 쿠폰'이나 '도토리'를 선물해야 하는 건가? 뭔가 씁쓸하다.

5. 가끔 (음악CD)를 모으고 있다고 남에게 이야기하기가 창피할 때가 있다.
전혀 창피하지 않다. 음식 사먹을 때 돈 내는 게 창피한 건 아니니까. 그러나, 나의 이 행위에 대하여 도통 이해를 못하겠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가 있다. 그런 사람들을 보면 속으로는 어처구니가 없어서 욕을 하지만 겉으로는 '아.. 하... 하하... 그런.. 가요?'라며 넘겨버린다. 더 좆같은 건 불법다운로드 받는 그들에게 내가 왜 음악CD를 구매하는지 설명을 해보기도 하였으나, '다운로드 받으면 되는데 뭘..'이라고 말해버리면 할 말이 없다. 게다가 음악CD에 10곡이 들어가는 정규 앨범을 음원으로만 다운로드 받는 것이 훨씬 저렴하니까. 나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할말이 없어지는 건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로 음악CD를 구입하는 이유도 있지만, 음반시장 수익구조도 개뿔 모르는 내가 설득력이 부족하기 때문일 것이다. 쓰읍.. 음악CD를 구매하는 것이 음원으로 구매하는 것보다 가수나 제작자에게 수익을 더 발생시킨다는 객관적인 자료가 있으면 내 행위가 더욱 즐거울 것 같다.

6. (음악CD)를 수집하는 것은 다른 가족이나 친구들과 연결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전혀 그렇지 않다. 주위에 음악CD를 구입하는 사람은 나밖에 없다. 음악 이야기는 가끔해도 음악CD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그 음악이야기도 힙합에 대한 내용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7. (음악CD)를 모으는 데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하는 것은 긍정적인 활동이다.
그렇다. 사고자 했던 음악CD를 발견하면 어찌나 기분이 좋은지.. 그리고 구매했을 때의 그 기쁨. 분실하거나 파손되지 않는 한 내가 죽을 때까지 들을 수 있다는 그 안도감. 나의 정신건강에는 매우 긍정적인 활동이라고 생각한다.

8. (음악CD)를 수집하는 주요 목적은 나중에 되팔아서 돈을 만들기 위한 것이다.
아니다. 되팔만한 앨범도 없거니와, 두고 두고 듣고 싶어서 수집하는 것일 뿐. 하지만 나중에 개거지가 되면 팔아버릴 수도 있겠지.. 생각만해도 참 슬프군 ㅠ

9. 수집한 (음악CD)를 손님에게 보여주는 일이 즐겁다.
아니다. 앨범 속지를 구긴다거나, CD에 지문이라도 찍으면.. 아오.. 전혀 즐겁지 않다. 그냥 나만 보고 싶다.

10. 예술적 아름다움이 뛰어난 (음악CD)를 소유하는 일이 즐겁다.
예술적 아름다움이라.. 여기서는 흔히들 말하는 '명반'이라는 걸 이야기 하는 것 같은데.. 음.. 즐겁다. 내가 좋게 들었던 앨범이 명반에 뽑히는 경우가 즐거운 것 같다.

11. (음악CD)를 수집하는 것은 우리 나라의 역사를 이해하는 좋은 방법이다.
우리 나라의 국내힙합에 대한 역사를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는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앨범들만 수집을 하니까.. 국내힙합의 역사를 제대로 이해할 수는 없을 것 같다.

12. (음악CD) 콜렉션을 채우기 위해 노력하는 일에 만족함을 느낀다.
그렇다. 좋다. 인터넷 웹서핑을 하면서 예전에 사지 못했던 앨범을 만나면 어찌나 반가운지.. 만족스럽다.

13. (음악CD) 수집은 다른 사람들이 나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도록 만든다.
모르겠다.음악CD를 수집하는 날 어떻게 평가하는지는 모르겠다. CD를 구매하는 건 당연한 건데 요즘은 특별한 사람처럼 취급당할 때가 있다. 긍정적으로 평가하는지는 모르겠다. 오히려 위에서 이야기했듯이 돈낭비라며 합리적인 소비를 하지 못하는 놈이라고 볼 수 있을 수도.

14. 나는 (음악CD)를 그림이나 조각 같은 예술품의 일종으로 생각한다.
그렇다. 예술품이다. 음악CD를 재생시키는 순간 수많은 것들을 느낄 수 있다. 음악CD 자체만으로 재생이 되지 않는 게 참 아쉽다.

15. 나는 (음악CD)를 모으는 데 돈을 쓰는 일을 가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 전혀 아깝지 않다. 다만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앨범을 샀을 때는 약간 속상하긴 하다.

16. (음악CD) 수집품은 자녀나 손자들에게 물려주기 적합하다.
적합하다. 하지만 자녀나 손자들이 과연 좋아할까? 아, 그전에 결혼부터.



아, 잼있다. 내가 좋아하는 행위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 그것만으로도 참 즐겁구나.





덧글

  • widow7 2011/01/20 10:35 # 삭제 답글

    사실 cd 한장 값이면 다운로드 수십곡이라, cd 한 장에 기껏 많아봐야 스무곡이지만 그 가격이면 제법 많은 앨범을 다운로드받을 수 있죠. 주머니 봐가며 cd를 사거나, 돈이 없으면 다운로드로 만족하는 편이지만, 다운받은 즉시 cd로 구워서 하드웨어를 남깁니다. 음악도 음악이지만 cd 속지나 앞뒤커버도 제법 감상꺼리가 되는 편입니다. 다만 여전히 감상은 cd가 아닌 리핑한 mp3로 듣는다는 겁니다. cd 바꿔 끼우는 거 의외로 귀찮잖아요. 128로 리핑한 거랑 cd는 분명 음질의 차이를 느끼는데 192를 넘어가면 이게 cd인지 mp3인지 구분이 안갑니다. 게다가 요즘은 cd+dvd로 구성된 음반이 제법 나오는 편이라, 실내에서는 dvd로 음악감상, 실외에선 리핑한 mp3로 감상, 뭐 이런 패턴입니다.
  • 슈3花 2011/01/20 19:22 #

    window7 // 오오.. 다운로드 시스템이 그렇게 되어있군요. CD를 안살만 하네요ㅠ 저도 CD를 MP3으로 변환해서 듣고 있습니다. CDP는 아무래도 휴대하기 불편해서 말이죠. 말씀하신 바꿔 끼우는 것도 귀찮긴 하지만요. 휙휙 바뀌는 유행만큼이나 좋은 음반을 만나기 힘든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CD 하나 끼워놓고 줄기차게 듣곤 했었는데..
  • 사람해요 2011/01/20 14:00 # 답글

    아 중고교 시절 음반 선물 자주 했었는데...이제는 받는이를 생각하면 그것마저도 고민 좀 해봐야하는 세상이 왔군요ㅠ
  • 슈3花 2011/01/20 19:23 #

    사람해요 // ㅠㅠ 가격도 적당하고.. 충분히 가치있는 선물이긴합니다만..
  • 2011/01/20 14:23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슈3花 2011/01/20 19:25 #

    비공개 // 와.. 그러실 것 같았지만 역시나 많이 보유하고 계시는군요. 가지고 계신 음반만큼 많은 추억을 가지고 계신 비공개님이 부럽습니다.
  • 슈야 2011/01/20 17:06 # 답글

    하나하나 쌓여가는 음반을 보고 즐거워했었는데 공간, 금전의 문제로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제외하곤 다 팔아버렸어요. 음반수집이라는 취미는 사라져버렸지만 음악감상이라는 취미는 아직 유효합니다!
  • 슈3花 2011/01/20 19:28 #

    슈야 // 저는 아직 공간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아, 수집 레벨 1 정도 되겠네요. 아, 물론 방이 넓은 건 아닙니다 ㅠ 저와 같은 취미를 가지고 계시는군욧!! 반갑습니닷!!
  • 로사 2011/01/20 18:22 # 답글

    그동안 많이 모아왔지만, 이젠 사는 것보단 파는 게 더 많아진 것 같아요. 특히나 한달에 만원도 안되는 금액에 150곡씩 다운 받아 듣게 되면서 예전처럼 '듣지도 않고 질러버리는' 행동은 좀 자제가 되더라구요 ㅋㅋ
    아무튼간에, 합법이든 불법이든 일단 다운 받아서 듣는 건 그렇다치는데, 들어보고 좋아하는 앨범이라면 구입하는게 뮤지션에 대한 예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 더구나 무엇보다 mp3 파일로는 뮤지션이 의도한 사운드를 들을 수 없는 법이구요!
  • 슈3花 2011/01/20 19:30 #

    로사 // 오오.. '듣지도 않고 질러버리는' 행동을 하시다니.. 저같은 가난뱅이에게는 꿈과 같은 이야기입죠!! 저는 의외로 미리듣기를 거의 하지 않습니다. 앨범을 구매하고 나서 들었을 때의 희열을 최대치로 끓어올리기 위한 저 나름의 미련한 방법이라고 해야 할까요. 앞으로도 많이 들으면서 뮤지션이 의도한 사운드를 제대로 캐치할 수 있는 수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 601n829 2011/01/23 21:45 # 답글

    아.. 슬램덩크.. 강백호..
  • 슈3花 2011/02/16 10:37 #

    601n829 // 왼손은 거들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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