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여름 휴가 시즌이다. 국토해양부 보도자료를 보니 휴가객 중 절반 정도가 7월 30일에서 8월 5일에 집중될 것이라고 한다. 난 휴가 일정을 아직 잡지 않았는데, 저 기간은 피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에는 휴가라고 해봐야 그냥 고향가서 쉬고 오는 게 전부일 것 같다. 난 그냥 고향행일 뿐인데.. 내 고향인 동해안으로 떠나는 사람들의 비중이 제일 높다고 하니.. 아으.. 벌써부터 휴가길이 걱정이 된다. 게다가 승용차 이용비율도 높다고 하니, 고속도로 정체가 심할 것 같다는 생각이ㅠㅠ

금년 하계의 경우 휴가여행 출발예정일자별 예정인원 비율

금년 하계 특별교통 대책기간 중 국민들이 이용할 교통수단분담률(예상)

여행 예정지역 분포
아, 내가 올해 하계 휴가 정보를 제공하려는 건 아니고..
지금은 차가 없지만, 예전에 여자친구를 조수석에 앉혀놓고 6시간을 운전하여 여름 휴가를 다녀온 적이 있다. 왕복 12시간이었다. 운전자에게는 어찌보면 상당히 긴 시간이었지만 난 어떠한 피곤함도 느끼지 못한 채 그 긴 시간을 운전할 수 있었다. 그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내가 운수업에 종사하기 때문에 운전 9단이라서? 아니면 수입 명품차여서 승차감이 매우 뛰어나므로? 모두 아니다. 우선 전자의 경우에는 내가 운수업에 종사하지 않거니와 운수업에 종사한다면 쉬는 날 운전은 하고 싶지도 않을 것 같다. 수입 명품차? 그 딴 걸 내가 가지고 있을리가 없잖아ㅠ

남자 3호 무시하지마라, 이것들아 ㅠ
내가 어떻게 그렇게 오랜 시간 운전을 할 수 있었는가에 대해서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여행갈 때 챙겼던 MP3 리스트가 완전히 100% 내 취향이었기 때문이었다고 생각한다. 장거리 여행할 땐 노래 안듣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하지만 별로 좋아하지 않는 곡을 듣는 것보다는 좋아하는 곡을 듣는 게 더 낫겠지. 좋은 게 좋다고 하지 않는가. 운전석에 앉아서 운전을 할 때 조수석에서 조수(및 노가리) 노릇은 하지 않고 잠이나 퍼질러 진다면 운전자는 다소 지루해질 수 있는데, 이럴 때일수록 자신의 취향에 맞는 곡들을 선곡해서 가는 것이 인생의 진리.

펄펙! 그게 바로 인생의 진리지!
난 휴대전화에 노래를 담아 갔었는데 약 40곡 정도 담겼으며 한 곡당 약 4분이라고 하면, 160분 정도 플레이가 되었을 것이고. 2시간 40분 정도니까.. 약 3시간이라고 보면 모든 곡이 약 4번 정도 반복되었다고 볼 수 있다. 즉, 4번 정도 줄기차게 들어도 질리지 않는 곡을 플레이 리스트에 담았던 것이다.
내가 선별했던 곡의 기준들은 이랬다.
1. 신곡이 아닐 것. (신곡이라도 멜로디가 쉬운 곡)
2. 가사의 부분 부분을 따라부를 수 있는 곡.
3. 신나거나 빠른 비트의 리듬감이 돋보이는 곡.
4. 여름 분위기나 여행을 떠나는 듯한 분위기가 살짝은 묻어나는 곡.
암튼, 그 때 내 휴대전화에 담겨있던 노래 목록을 떠올려 보았다. 그리고 지금 내가 여행을 간다고 가정을 하였을 때 꼭 담고 싶은 곡들을 추가하였다. 약 50곡 정도만 추려냈다. 물론 위에 말한 곡의 기준에 100% 충족하거나 일치하진 않는다.
아, 그리고 내 취향을 이야기 하자면.. 랩과 여자를 좋아함. 랩을 시끄러운 음악이라고 생각한다면 절대 비추.

고속도로(라고 해놓고 국도 사진 올리는 센스)를 달리며 듣기 좋은 노래
순위 따위는 없다. 제목 - 가수 순으로 정리하였으며, 간단한 코멘트를 남김.
고속도로 로망스 - 김장훈(Hidden Ver.)
= 여행 시 고속도로를 타게 될 경우 이 노래를 듣지 않는다면 고속도로에 대한 실례. 김종국, 윤도현, 박효신, 조PD 등 다양한 가수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서 더욱 질리지 아니 함.
You Know What - N.E.R.D
= 쿵쿵거리는 비트와 애절한 멜로디가 일품.
Frontin' - Neptunes
= 세련된 사운드에 얹혀지는 Parrell의 간드러지는 목소리와 섹시한 Jay-Z의 목소리의 앙상블.
Favorite - Verbal Jint
= Verbal Jint의 담백한 보컬과 함께 쏟아지는 Dynamic Duo의 래핑.
Storm - Verbal Jint
= Just Blaze의 곡도 좋지만 알아 듣고 따라 부르기 쉬운 Verbal Jint의 곡이 더 좋음. 가사도 매력적.
To All The Hiphop Kids 2 - Verbal Jint (Siren Ver)
= 원곡의 타이트하고 건조함에 Siren의 멜로디 라인이 편곡되어 보다 대중적으로 변신. 랩은 여전히 따라부르기 좋음.
All About U - 2pac
= 닥치고 우선 들어보면 왜 선택을 했는지 알게 됨.
Can U Get Away - 2pac
= 가사와 상반된 상황에 대한 청자의 희열. (뭔가 변태스럽군)
Do For Love - 2pac
= 무거운 베이스 소리와 2pac의 래핑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으며, 보컬도 인상적.
Forgot About Dre - Dr.Dre
= 비트도 좋고, 래핑도 좋고.
Still Dre - Dr.Dre
= 비트도 좋고, 래핑도 좋고. (2)
두근두근 레이싱 - Defconn
= 제목부터 달리고 싶게 만들지 않는가? 가사는 비록 슬픈 내용이지만 비트가 달리는 차 안에서 듣기에 제 격.
절대로 잊지 않아 - The Quiett
= 멜로디 라인이 쉽고 인상적이며 The Quiett의 랩도 무난함.
Take The Q Train - The Qtrain (remix)
= 쉼없이 따라 부르기 좋음.
돈키호테 - P-Type
= 쉼없이 따라 부르기 좋음. (2)
Shubidubidubdub - UMC
= 쉼없이 따라 부르기 좋음. (3)
XS denied - UMC
= 쉼없이 따라 부르기 좋음. (4)
여름 안에서 - 서연
= 원곡이 워낙 좋지만 원곡 외에 맛을 보고 싶다면. 그리고 여자 목소리가 좋다면.
Nas is like - Nas
= DJ primier의 중독성 강한 비트와 Nas의 매끄러운 래핑.
One Mic - Nas
= 격앙되는 비트와 래핑.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이 곡 심취해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됨.
Signs - Snoop Dogg
= 신나고 흥겹다. Justin Timberlake의 간드러지는 보컬과 Charlie Wilson의 파워풀한 보컬이 조화를 이루고 있으며, Snoop Dogg도 경쾌한 비트 위에서 조근조근 래핑을 하고 있음.
Kick, Push - Lupe Fiasco
= 클러치 Kick, (기어 바꾸고) 액셀러레이터 Push!
Street Lovin' - Epik High
= 길거리를 걸을 때 더욱 신나게 들리지만 액셀러레이터를 밟고 있어도 상관 없이 신남.
정상을 향한 독주2 - Joosuc
= 김범수의 시원한 목소리와 주석의 매끈한 래핑의 조화.
싫거나 혹은 좋거나 - Joosuc
= 시간이 지나도 세련된 사운드. 멜로디도 좋다. SQUARE의 피쳐링 듣는 재미도 쏠쏠.
4 Life - Joosuc
= 밤 거리에 어울리는 분위기. 야경이 예쁜 도심을 지나는 고속도로에서 듣기에 적합함.
Living Legend - D.O
= 신나게 들이대는 곡. 따발따발 거리는 래핑을 듣다 보면 어느새 들썩거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
폭풍 - D.O
= 펑키한 분위기로 어깨가 들썩 들썩.
Party - D.O
= 읊조리는 Master Wu와 쉬운 라이밍으로 랩을 하고 있는 D.O의 목소리에 T(윤미래)의 목소리가 더해져 앗흥!
3!4! - 룰라
= 여기 숨 쉬는 이 시간이 나를 어데로 데려갈까?♬ 어디로 데려가긴, 휴가 목적지에 데려가지. 매력적인 고영욱의 목소리를 감상하는 재미가 있음. 촤하하하!
약한 남자 - 듀스 (Mo'Rhythm ver)
= 곡 자체가 신남. 오에오 오에오에 오. 중독성 강한 훅을 따라 부르게 됨.
사랑하면 버려야할 아까운 것들 - Dynamic Duo
= 따라부르기도 재미있고, 가사도, 구성도 재미남(반전이 있음). 들어도 들어도 참 재미있는 곡.
진짜 - CB MASS
= 아무 버전도 상관없다. '진짜' 신난다.
Hey Girl - 이효리
= 이효리의 매려적인 목소리와 UMC의 그루브 넘치는 래핑이 미친 조합을 이루고 있음. 이 한 곡만으로도 이효리 1집은 소장 가치가 있는 듯.
이런 여자가 좋아 - 박진영
= JYP와 DD의 조합. 괜찮다.
코나 - 우리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아름답다
= 여름 밤은 이랬으면 좋겠다.
사랑을 아직도 난 - DJ DOC
= 멜로디도 쉽고 DOC 멤버들의 랩도 비교적 쉬운 편임. 피쳐링 래퍼들의 래핑이 다소 지루할 수 있는 부분을 신나게 환기시킴.
Picnic - 가리나 프로젝트(Garina Project)
= 속으로 매 번 하는 말. 사~랑~해!♬ 보컬의 목소리에 떠나기 전의 설렘과 귀여움이 담겨 있음.
My Kind Of Girl - 방사능
= 피쳐링한 콴의 목소리 자체가 매력적이고 방사능 멤버의 랩도 무난함.
Kissing You - 소녀시대
= 둣뚜루 둣두뚜! 키싱유 베이베♬
연애 - 김현철
= 사랑을 시작하는 애틋한 긴장과 설렘이 기분 좋게 느껴지는 곡.
I Need A Girl - 태양
= 뭘 해도 예쁜, 보컬도 예쁜, 난 이런 노래가 좋더라 라 라 라.
Take 5 - 서태지
= 신나는 기타소리와 함께 나긋하게 노래하는 서태지. 가슴 속까지 청량감이 느껴짐.
Moai - 서태지
= 어디론가 탐험하는 듯한 분위기로 시작하여 텀험지를 질주하는 듯한 느낌의 곡.
생명수 - 가리온
= 힙합에 대한 것 뿐만이 아니다. 고마움과 사랑에 대한 내용으로 가득찬 곡.
How U Feel - YDG
= 잔잔한 비트 위에서 자신의 잘못을 토로하고 잘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러브송. YDG의 그루브한 래핑에 Nan-A의 보컬이 잘 어우러짐.
냉면 - 무한도전(명카드라이브)
= 어머나, 어머나, 나나 아이야~♬ 어쩌나, 어쩌나, 나나 아이야~♬ 제시카의 목소리가 너무나 매력적이다. 무한도전 올림픽대로 가요제에서 공연하던 제시카의 귀여운 모습을 생각하면서 감상하면 즐거움 두 배. 하악!
So Nice - Dok2 & Rado
= Dok2의 걸죽한 래핑과 라도의 끈적한 보컬이 어우러져 Nice 분위기를 연출.
매일 매일 기다려 - 티삼스
= 그대 나를 나를 잊었나 그대 나를 진정~~ 별이 뜨는 오늘 밤도 비가 내리는 밤도 매일매일 기다려~~♬ 멜로디도 좋고 후반부에 지르는 샤우팅 시원하다!
Bullet In The Head - RATM
= 졸음 운전, 비켜!! RATM 1집의 수록곡은 중간 중간 넣어주는 게 좋다. 리듬감도 상당하고, 사운드도 재미있고, 샤우팅도 쩐다.
이번 휴가는 언제갈지 모르겠지만, 이번에 어디론가 떠나게 된다면 위에 언급한 곡들은 꼭 담아 가야겠다.
한 번 쫙~ 살펴보니 재미있고 대중적인 곡들이 대부분인 듯. 확실히 떠날 때는 대중적인 곡이 진리. 게다가 옆에 이성까지 태운다면 말이지.
가끔 보면 극소수만 좋아하는 매니악한 노래를 선곡해서 여행을 떠나는 경우가 있는데, 혼자라면 상관 없겠지만.. 이럴 경우 운전하는 사람도 지루, 조수석에 앉아 있는 사람도 지루.
결론은

결코 지루하지 않은 성지루.
덧글
소형차 무시하지마 ㅜㅜ
뚜벅이도 무시하지 말아주길 ㅠ
그나저나 저도 이제 여행가는데 아이폰 음악 싹 갈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