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그녀들은 무슨 이야기를 하고 까르륵 웃는 거야?'라는 의문에서 출발한 생각들 잡담

01.
가끔 회사 다용도실에 물을 한 잔 먹기 위해서 들어가면 여직원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눌 때가 있다. 물을 먹기 위해서는 그 여직원들이 서 있는 공간을 지나가야 하는데 내가 가벼운 목례와 함께 지나가겠다는 의사표현을 하면 자리를 비켜준다. 나의 등장으로 가끔은 그녀들의 이야기가 뚝 중단되는 경우도 있고, 하던 이야기를 이어서 하는 경우도 있다.

무슨 이야기를 하던 별 신경쓰지 않으려고 하나, 말이 뚝 중단된 이후 내가 물을 먹고 나가면 1~2초 정도 후에 까르륵 웃음이 터지는 경우가 있다. 그 웃음이 나를 향한 것인지, 아니면 그녀들 중 누군가가 느닷없는 애드리브를 쳐서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웃음을 듣고 나올 때면 괜히 기분이 묘하다.

도대체 그녀들은 무슨 이야기를 하고 나서 까르륵 웃는 것일까? 그 웃음이 나를 향한 것이라면? 궁금하다.



크흑 ㅠ




02.
난 회사의 여직원들과는 친분이 그닥 없다. 업무적으로 엮이지 않으면 따로 먼저 말을 건다거나 하는 경우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여직원들과 매우 서먹서먹하다. 그렇다고 해서 불편하거나 하진 않다. 엮이지 않으니 신경써야 할 것도 없고, 실수도 할 일이 없지 않는가? 오히려 나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다만, 그녀들 사이에서 나에 대한 평가가 어떠한지에 대해서는 궁금하기도 하다. 아무리 마주치지 않는다고 해도 같은 공간에서 업무를 보는데 그네들도 한 번 정도는 '저 놈은 OOO해'라고 자기들끼리 이야기를 하지 않을까? 아니면 아예 이야기조차 꺼내지 않을만큼 존재가 없을 수도 있겠구먼.

생각해보니.. 후자라면 좀 슬픈데?ㅠ



소시도 처음에는 이런 취급




03.
이렇게 회사 여직원과 거리를 두고 지내지만, 만약 회사에 마음에 드는 여직원이 생길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 혈기왕성한 남녀가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장소에 함께 있는데 불꽃이 조금도 일지 않는다면 오히려 이상한 게 아녀? 그래. 이거슨 말로만 듣던 사내 연애? 하지만 사내 연애에 대하여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혹은 사내 연애를 경험한 자들이 부정적으로 이야기하는 것들을 보고 나니 사내 연애는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막연히 들었다. 마음에 드는 여직원이 있다면 그냥 흐뭇하게 바라만 보는 게 맞는 거겠지. 더 진전시켜나가기 보다는.

사내 연애를 하겠다는 사람이 있으면 주위에서 죄다 만류를 한다. 배가 아파서 그런가?ㅋ 나야 '너 알아서 해'라고 말하고 말테지만, 정작 내가 그렇게 된다면? 나도 만류를 할 것 같다. 보고 들은 것들이 사내 연애의 단점들 뿐이었으니까. 우선 회사의 규모가 크지 않다면, 크더라도 같은 부서에서 사귀게 된다면 행동 하나 하나 가지고 여기저기 말들이 많이 나온다고 한다. 뭐만 하면 'OO씨, XX씨에게 잘 보이려고 그러는 거야?'부터 시작해서.. 행동거지 하나 하나 엮을 수 있는 건 죄다 엮는다고 하니.. 처음에는 웃어 넘기다가도 계속되면 나중에는 확 짜증이 날 것 같다. 사람을 만나는데 헤어짐을 염두하고 만나는 건 어리석다고는 생각하지만 혹시라도 모를 상황에 대비를 한다고 가정한다면, 사내 연애의 끝.. 이별은 그야말로 지옥일 것 같다. 여직원들의 그 끈끈한 단결력과 그 단결 속에서 꽃피는 뒷담화를 어찌 감당할 수 있을 것인가? 결국에는 퇴사로까지 이르게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사내 연애를 하려면 둘만 알고 아무도 모르게 하라고 충고를 한다. 아까와 같은 오지랖 시선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으며, 이별 후에도 둘이서만 잘 정리를 하면 문제될 게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비밀리에 연애를 한다.. 그게 가능한가? 처음에는 스릴도 있고 아슬아슬함도 있어서 즐거울 것 같으나, 나중에서 직장 동료에게 거짓말도 계속해야 하고 서로의 관계에 대한 답답함에 미쳐버릴 것 같다. 뭐.. 그런 걸 감내하고 비밀로 만나는 거겠지만.

보고 들은 것들이 사내 연애의 단점들 뿐이었기에 관점을 달리해서 장점에 대해서 곰곰히 생각해 봤다. 사내 연애의 장점은 무엇이 있을까? 같이 지내는 시간이 많다는 것? 회사에서 내 편을 들어주는 사람이 생긴다는 것? 근데 과연 이것들이 장점일 수 있을까? 같이 지내는 시간이 많으면 그만큼 다툼도 잦아질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회사에서 납득이 가지 않게 어처구니 없이 편을 들어주다가는 다른 이들에게 개무시당하기 십상이다. 전혀 장점이 될만한 것들이 아닌 것 같고.. 늘 그렇지만 사고의 깊이가 깊지 못해서 장점은 떠오르지 않는다. 사내 연애를 하는 사람들은 이런 불편을 감수하고서라도 어떤 좋은 점이 있기에 사내 연애를 하는 것일까? 좋은데 이유가 어디 있겠느냐만은..



사내 연애 말고 사내(社內) 연애






덧글

  • 에이프릴 2011/08/26 14:53 # 답글

    저같은경우는 뒷담화라기보단 뭔가 재밌는 얘기를 하다가 그 상황이 끊겼을때 민망하기도 하고 괜히 웃기기도 해서 웃는거 같아요 ㅋㅋ 회사에서 남 뒷담화는 절대 안합니다... ㅋㅋㅋ 물론 메신저빼구요 ㅋ 저 짤은 근데 되게 유용하게 쓰이네요 ㅋㅋㅋㅋㅋ 다른데서도 많이봤는뎈ㅋ
  • 슈3花 2011/08/26 14:58 #

    에이프릴 // 우옹!! 그렇군요. 그렇다면 제가 불청객이 된 건가요? ㅠ 요즘 귀가 가려운 것이 누가 저를 욕하는 건지.. 제가 안씻어서 그런건지.. 우선 좀 씻어야겠군요ㅎ

    저 짤 속 웃음치는 처자 너무 귀엽지 않나요? ㅎ
  • xoxo 2011/08/26 15:28 # 답글

    아마도 타쿠야씨(?) 짤 보고 들어왔다가
    엄청난 짤 보고 식겁 하고 가네요 ;Q ㅎㅎ
  • 슈3花 2011/08/26 16:04 #

    xoxo // 본의 아니게 놀라게 해드려서 죄송합니다. 이해해주시길.
  • 2011/08/26 19:27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슈3花 2011/08/29 13:25 #

    비공개 // 차도남이시군요. 저는 비공개님 정도는 아닌데.. 아시다시피 저는 참 싼 남자거든요. 1+2 같은 남자라고나 할까요?

    부디 훈훈하게 관계를 이어가시길 바랍니다. 아 궁금하네요!!
  • 은화령선 2011/08/27 17:19 # 답글

    마지막짤이.. 문제네요 문제. ㅋ

    3번을 읽으니 맘에 드신 여성분이 계시단거군요.

    드뎌 여친몬 하나 들이시는건가요?! ㅋㅋ
  • 슈3花 2011/08/29 13:26 #

    은화령선 // 문제이긴 하지만.. 참 귀엽습니다. 아오.. 픽~ 웃어버릴 땐 정말..

    아, 그런가요? 훗훗훗!!
  • 은화령선 2011/08/29 21:15 #

    하.. 픽 웃어벌릴땐 귀엽죠 에헤헤헤

    이런 점차 물들어 가고잇는것같아!!
  • 슈3花 2011/09/06 21:28 #

    은화령선 // 에헤헤헤!! 다 그런 것 아니겠어요?ㅎ
  • 사람해요 2011/08/28 23:57 # 답글

    휴대폰 메인화면에 떡하니 여친님 사진을 박아놓은 저로서는...
  • 슈3花 2011/08/29 13:22 #

    사람해요 // 제 휴대전화 메인화면은 스펀지밥!! 키득
  • 2011/09/02 20:42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슈3花 2011/09/06 21:29 #

    비공개 // 우오.. 스펙 ㅎㄷㄷ 하시네욤. 동경 및 존경의 대상이심. 부디 추후에 저 좀 이끌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능. 진심이라능.
  • 魔度八 2011/09/09 23:42 # 답글

    음...사내 연애는 아니지만 비슷한 경험을 한 입장으로써 말씀드리자면....

    1. 단점이야 뭐 아시다시피...정말 사내소문은 빠르다는 점. 그거 하나만으로도 짱먹습니다. 절대 비밀로 해야 해요. 공개하시는 순간 슈삼화님의 모든 가치평가에(심지어 고과에서도!!!!!!!!!!!!!!!) 사내연애가 들어갑니다. 진짜 무서워요 이거.

    2.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귀는 거야 뭐...말씀하셨다시피 이미 좋아져버린 거라서 무슨 이유를 붙겠냐마는... 갠적으로 제일 좋았던 거는 서로 오래 볼 수 있다는 것과, 몰래몰래 만날 때의 그 짜릿함? 이랄까... 오래보는 것도 나쁘게 생각하실 것만은 아닌게, 서로 생각을 교환하고 설득하고 납득하는 시간이 늘면서 오히려 다툼이 좀 줄더라고요. 어차피 나중에 최장 60년 같이 살맞대고 살 거 생각하면 미리 생각 맞춰보는 것도 좋을 거 같다고...그렇게 긍정적으로 생각을 했더랍니다.

    3. 그래서 저같은 경우에는
    서로 친한데 연애는 안함. 이렇게 컨셉관계 잡아놓고 주위 사람들이 사겨라 사겨라 하면 ㅎㅎㅎ 글쎄요 그럴까요? 하고 애매하게 말해놓고ㅋㅋㅋㅋ 업무시간에 각자 아닌척 나가서 같이 아스크림 먹고 오고ㅋㅋㅋㅋ 그랬으요ㅋㅋㅋㅋ 지금 생각하면 참ㅋㅋㅋㅋㅋㅋ
  • 슈3花 2011/09/14 09:34 #

    魔度八 // 우오!! 이런 경험하신 분의 답변을 은근히 기다렸다구욧!! 친절히 답변해주셔서 고맙습니다. ^^

    1. 역시 절대비밀(!)을 사수해야 하는군요. ㅎㄷㄷ

    2. 그럴 수도 있겠군요. 하지만 아무래도 하루 종일 보는 건 피곤할 것 같다는 생각이 머리 속에 떠나지 않네요 ㅠ

    3. 아흥~ 뭔가 짜릿할 것 같은 기분!! 하지만 제 현실은 시궁창 ㅠ
  • 2011/09/13 16:56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슈3花 2011/09/14 09:36 #

    비공개 // 끔찍하지만 재미지고 부러운.. 그런 복합적인 감정이 드는 짤입니다. 음.. 비공개님께서는 대외활동이 잦으시니 아마도 관계자 분 중 누군가와 사귀게 된다면.. 그게 사내연애가 아닐까 싶어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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