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고 싶은 음반들 그리고 음악 감상, 그땐 미처 알지 못했지 음악

내가 바라보는 요즘 한국 힙합씬은 풍년이다. 일주일에 한 앨범씩 들으면 될 정도로 많은 뮤지션들의 음반들이 발매되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 내 관심 속에 있는 음반들.




Huckleberry P - Man In Black


허클베리피(Huckleberry P)의 [Man In Black] EP 음반. 피노다인(Pinodyne)시절부터 지지해온 허클베리피의 솔로 음반이다. 피노다인을 벗어난 그의 솔플은 어떠한 모습일지 매우 궁금하다. 허클베리피 본연의 색을 명확히 보여줄 것 같아서 기대가 큰 음반이다.




Deepflow - Heavy Deep


딥플로우(Deepflow)의 2집 음반인 [Heavy Deep]. 1집을 구매하고 싶었으나 품절 크리 쳐맞고 버로우. 믹스테잎도 구매하려고 했으나 2000장 한정 크리 쳐맞고 버로우. 개인적으로 한 뮤지션의 음반은 시리즈로 모두 갖고자 하기에 2집을 장바구니에 넣을까 망설였지만 터프한 랩 스타일이 마음에 들어서 장바구니에 담아 넣었다.




Tablo - 열꽃


타블로(Tablo)의 솔로 음반인 [열꽃]. 다른 곡들은 모르겠고 'airbag'이라는 곡을 듣고 지르기로 결정. 음반 자켓마냥 공허한 느낌으로 가득찬 음반일 것 같다. 개인적으로 에픽하이(epik high)보다 타블로의 솔로 음반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이렇게 음반을 발매해주니 고마울 따름. 에픽하이의 멤버인 디제이 투컷츠(DJ Tukutz)가 제대한지 얼마 되지 않았고 미쓰라(Mithra 진)는 군대에 있으니 지금이 발매하기 딱 좋은 타이밍이긴 하다.




Mad Clown - Anything Goes


매드클라운(Mad Clown)의 첫번째 EP음반인 [Anything Goes]. 하이톤의 래핑이 인상적인 매드클라운은 예전에 이야기한 적 있는 '이빨'이라는 곡을 통해서 인상 깊게 보고 있었고 발매한 싱글들을 들어보면서 시원하고 날카로운 래퍼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서정적인 래핑도 무난했고. 정규 음반 발매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EP라도 내줘서 너무 고맙다. 보다 다양한 그의 스타일을 만나볼 수 있을 것 같다.




Soul Company - THE BEST


소울컴퍼니(Soul Company) 이름으로 발매되는 마지막 음반인 [THE BEST]. 이 음반은 소울컴퍼니의 해체와 더불어 그동안 소울컴퍼니에서 발매되었던 음반들 중 소울컴퍼니의 색깔이 가장 잘 묻어나는 곡들을 모은 BEST음반이다. 한국 힙합씬에서 지대한 역할을 했던 소울컴퍼니의 해체는 너무 아쉽다. 하지만 이미 결정이 내려졌고.. 막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 그저 마지막 선물이라도 준 것에 고마워할 뿐이다. 소울컴퍼니를 통해서 알게된 많은 래퍼들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지지할 생각이다. 한국 힙합에 대해서 알고 싶다면 이 음반은 꼭 들어보길 바란다.

이렇게 위에서 말한 5장의 음반을 구매할 예정이다.







하지만

회사 경영진의 갑작스럽고 황당한 정책 결정으로 인하여 급여가 어마어마하게 삭감되었고 계획했던 모든 것들은 수포로 돌아가버렸다. 여행을 가거나, 맛집을 방문하거나, 음반 구매를 위하여 장전했던 총알들은 목구멍에 풀칠하거나 공과금을 내는 등 기본적인 생활비에 모두 투입되었다. 그리고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내가 방문하는 한 커뮤니티에서는 이 음반들을 음원으로 쉽게 접할 수 있다. 하지만 예전에 리드머에서 불법 음원 공유에 대해서 훈장질한 경력이 있기에 도처에 널려있는 불법 음원들을 애써 멀리하고 있다. 사정이 나아지면 지르리라.. 듣고 말리라.. 어금니 꽉 물면서. 하지만 슬프다. 슬픈 이유는 내가 원하는 음반 감상을 100%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음반을 감상할 때는 음반만으로도 충분한 감상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다양한 주변 여건도 고려한다면 더욱 재미난 음반 감상을 할 수가 있다. 나의 경우에는 이렇다.

우선 청자의 상황.
내 상황에 의하여 받아드려지는 음반의 감상도 달라진다. 음반의 수록곡 중 한 곡이 지금에 처한 내 상황과 잘 맞아 떨어진다면 그 곡은 내 안에서 충분한 공감을 일으키며 기억에 남는 것처럼 말이다. 물론 과거의 기억을 끄집어 내는 경우도 마찬가지이겠다. 예를 들자면 유엠씨(UMC/UW)의 '내 돈 어딨냐'의 경우 지금의.. 아니 예전부터 충분히 공감했던 곡이니까. 하지만 이건 음악을 통해서 만나게 되는 간접 경험이라는 측면에서는 별로 고려되지 않아도 된다. 내가 처한 상황과 다르고 비록 내가 경험하지 않았지만 곡에서 전달되는 메시지나 상황들이 흥미를 이끌어낼 때는 그것만으로도 공감이 되니까. 그래서 뮤지션의 역량이 중요하다.

해당 뮤지션이 처한 미시적·거시적 상황
예전에 잠깐 이야기 한 적이 있는데 뮤지션이 처한 상황을 이해하는 것도 음악을 감상하는데 도움이 된다. 물론 뮤지션의 곡이 하드 한 구석에 쳐박혀 나온 곡인 경우가 있다. 이 경우에는 그것이 현 시점에서 발매되는 음반과의 비교를 통해서 검토되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에 대해서는 이따가 이야기하고. 최근 발매한 타블로의 음반이 그렇다. Airbag이라는 곡을 들어봤는데 이 곡은 단순히 삶의 고단함과 외로움에 대해서 노래한 곡일 수도 있지만 타블로의 학력위조 논란을 기저에 두고 곡을 듣는다면 학력위조 논란 때문에 겪었던 사건으로 인해서 상처받은 그가 도움의 손을 필요로 하고 있다고도 해석될 수 있다. 버벌진트의 [누명]음반 또한 당시 힙합 커뮤니티에서 벌어지고 있던 억측과 비난이 난무하던 상황을 이해하고 음반을 들을 경우 공감이 배가된다. 유엠씨와 제리케이는 자신이 몸 담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데 나도 대한민국에 살고 있기에 충분한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이렇듯 해당 뮤지션이 처한 상황을 이해하고 음반을 들을 경우 더 큰 재미가 있다.

씬에서 동시대에 발매되고 있는 음반 간 비교(가능하다면, 본토의 트렌드 등과의 비교)
내가 본토 힙합을 이해하기에는 역량이 후달리니 함부로 떠들긴 힘들 것 같고.. 그래도 예전부터 꾸준히 들어온 한국 힙합씬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자면.. 음.. 한국 힙합씬에서 발매되고 있는 음반들의 상호 비교는 흥미롭다. 한국 힙합씬에서 음반을 발매하는 뮤지션들은 나름의 자신의 바운더리 안에서 작품을 내놓을 것이다. 그렇게 발매된 음반들이 한국 힙합이라는 아니면 음악이라는 범위 안에서 함께 비교된다는 건 매우 흥미롭다. 예술 작품을 비교한다는 게 어차피 취향에 근거한 것이겠지만 더 나은 음반이 있을 것이고 아닌 음반이 있을 것이고.. 그렇게 대중의 지지를 얻은 뮤지션은 향후 음반에 대한 기대가 커질 것이고.. 지지를 얻지 못한 뮤지션은 칼을 갈며 재도약을 꿈꾸던가, 아니면 사라지던가. 잔인하지만 지극히 현실인 씬에서 동시간에 발매되는 음반을 상호 평가하여 내가 판단한 결과와 대중들의 결과를 비교하며 어떻게 경과가 진행되는지 바라보는 것은 매우 재미있고 흥미롭다. 내가 예전에 신랄하게 까댔던 제이통(J-Tong)이라는 래퍼의 음반은 리스너 및 평론가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는데, 이렇게 나와 다른 의견들이 지지를 받는 것을 보는 것도 재미있다. 내가 지지하고 응원한 래퍼가 좋은 평가를 받을 때가 기분이 더 좋긴 하지만.


암튼, 음반을 나중에 구입할 때는 음반 자체로의 감상 밖에 느끼지 못할 것이다. 나중에 이것 저것 알아본다고 해도 그 현장감(?)은 그 당시만큼 피부에 직접적으로 와닿지는 않기 때문이다.

위에 말한 음반들이 그렇게.. 단조롭게 감상될 것이다. 음반을 바로 바로 구매하는 것이 나에게는 이래서 중요하다.

하지만 지금의 난 음반을 바로 구매하지 못한다. 그래서 슬프다 ㅅㅂㅠㅠ



핑백

  • 블라블라 블로그 : 내가 미쳤지 2011-12-13 11:10:02 #

    ... 듣고 싶은 음반들 그리고 음악 감상, 그땐 미처 알지 못했지 지난 주 수요일 저녁. 일신상의 사유로 인하여 퇴직을 결심한 지인을 위하여 거나하게 술을 한 잔을 걸쳤다. 대한민국의 소주는 참 고맙다. 저 ... more

덧글

  • 시리어스 2011/11/22 11:30 # 답글

    상당히 흥미로운 글 잘 읽었습니다만 마지막 문구는 참 슬프네요 ㅠ.ㅜ

    글을 보다가 Soul Company - THE BEST 는 지금 들어보는중입니다!
    참 좋네요~ 저두 음반으로 듣는녀석이지만 요즘엔 벅스를 통해 스트리밍으로 듣는것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몸이 많이 안좋아져서 이것저것 병원비에 검사비에 들어가는 돈이 참 많다보니 -_-;;;
    좀 비싼 아니 조금 많이 비싼 ???? 컨덴서 마이크 살려고 계획하고 있었는데 몸에 이상이 생겨 수술해야하는 상황이라
    수술비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현실의 벽은 가끔은 참 힘든거 같아요! -_-aaa
  • 슈3花 2011/11/22 11:41 #

    시리어스 // ㅠㅠ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된다던데.. 슬퍼해주셔서 감사합니다 ㅠ

    소울컴퍼니 음반 좋은가보군요!! 아아!! 더 지르고 싶어지잖아요 ㅠ

    그나저나 요즘 블로그에서 뵙기 어려웠는데 그런 사연이 있으셨군요. 부디 쾌차하시길 바라겠습니다. 수술도 잘 끝내시길!! 얼른 건강해지셔서 좋은 음악 많이 만들어주세욧!! 화이팅 화이팅!!

    보다 나은 내일을 위하여!!
  • 은화령선 2011/11/22 19:02 # 답글

    ............... 다 몰ㄹ.....

    전 드렁큰&T 빠... ㅜㅜㅜ
    근데 앨범이 하나도 없... 으헝헝
    사야되는데 사야되는데 하는데 군제대후에 사게될듯.. 입대도안햇는데 ㅜㅜ
  • 슈3花 2011/11/23 09:03 #

    은화령선 // 꼭 음반을 구매해야만 팬은 아닌거지요 ㅎ 저야 취미가 음악 듣는 것 뿐이라 ㅠ 그 취미마저도 제대로 못하게 된 현실이 너무나 슬프네요 ㅠ

    하지만 전 예비역 ㅋ
  • 은화령선 2011/11/23 14:15 #

    ㅠㅠ 예비옄 ㅠㅠ
  • 슈3花 2011/11/23 15:28 #

    은화령선 // 내세울 것이라고는 단지 저것 밖에 ㅠ
  • 601n829 2011/11/22 20:55 # 답글

    소울컴퍼니 앨범 자켓(?) 그림인가요...오 느낌있는듯!..
  • 슈3花 2011/11/23 09:04 #

    601n829 // 보도기사를 살펴보니 '이번 앨범의 아트웍은 [Official Bootleg Vol.2], [Q Train], '그날이 오면 (Single)' 등 소울컴퍼니와 오랫동안 공동작업을 진행한 경험이 있는 한국 최고의 그래피티 아티스트 JNJ CREW가 맡았다'라고 되어 있네요.

    왕관과 스피커!!
  • 사람해요 2011/11/23 12:52 #

    헐 난 눈알인줄...
  • 슈3花 2011/11/23 14:00 #

    사람해요 // 앗, 눈알인가?ㅋ
  • 사람해요 2011/11/23 12:51 # 답글

    헐 급여 삭감이라니ㅠㅠ
  • 슈3花 2011/11/23 14:00 #

    사람해요 // 뭔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지만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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