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미쳤지 음악


듣고 싶은 음반들 그리고 음악 감상, 그땐 미처 알지 못했지


지난 주 수요일 저녁. 일신상의 사유로 인하여 퇴직을 결심한 지인을 위하여 거나하게 술을 한 잔을 걸쳤다. 대한민국의 소주는 참 고맙다. 저렴하고 금방 취하게 만들어주니까.

됐고. 한 잔을 걸친 아침은 늘 힘들다. 더군더나 해독이 되지 않아 아침까지 술냄새가 폴폴 날 때는 그야말로 지옥같은 하루. 시간도 더디게 가고.. 힘들게 겨우겨우 점심시간까지 버틴 후 해장을 한 후에 버티다보면 두통, 속쓰림 그리고 쏟아지는 잠. 이것들이 온 몸을 휘감고 정신 못차릴 것 같아서 화장실 가는 척하면서 바깥에 나가서 바람 쐬고 들어오길 수십 번. 오후 3시에서 4시가 되면 정신이 좀 들어온다.

그러니까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은.. 결국 과음을 한 다음날은 오후 3시에서 4시까지는 제정신이 아니라는 이야기. 판단도 흐려지고, 현실감각도 없어지는 게.. 현실이 아닌.. 하지만 평온하지 않은.. 유체이탈한 듯한 느낌으로 버틴다는 말. 즉 지금 내 통장잔고가 얼마인지, 그리고 지금 가지고 있는 돈을 어디에 우선 써야할지에 대해서도 판단이 흐려진다는 것.

그래서 어쩌라고? 뭘 어째.. 음반들을 질러버렸다고ㅠ

목요일 아침에 위와 같은 유체이탈 현상을 느꼈고 주말을 음악과 함께 보내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에 음반을 질러버렸다. 내가 좋아하는 '리스뮤직'은 가격도 저렴하고 배송도 빠르니까!!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Huckleberry P [Man In Black]
Deepflow [Heavy Deep]
Soul Company [THE BEST]
Dynamic Duo [DIGILOG 1/2]
Mad Clown - Anything Goes

타블로 [열꽃]은 다음에 ㅠ(이 음반은 힙플이 더 싸다능)




하지만 주말에 이 음반들은 도착하지 않았다. 목요일 아침에 지르면 금요일 점심시간에 도착하곤 했는데.. 어차피 지를 것이었다면 좀 미리 지를 걸 그랬다. 어차피 배송 후 수령까지 빠듯하게 지른 것이니 리스뮤직을 원망할 건 아니었고 그냥 하루 더 고민하게 만들어버린 딱한 내 처지를 다시 한 번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술김이 아니었다면.. 아예 사지도 못했을 수도 있으니..

암튼 어제 점심시간에 우체국 아저씨가 조그마한 상자를 들고 입장!



택배왔을때표정_고전짤.jpg




냉큼 달려가 두 손으로 고이 수령. 혼자 낄낄거리며 상품을 뜯어 보았다. 아, 이 설렘. 얼마만인가.




내 통장잔고는 개의치 않는 듯이 보이는 도착 CD의 늠름한 위상



급한 마음에 한 번 돌려보지도 않고 바로 음원을 뽑아내기 시작하였다. 힙플에 가서 해당 음반 정보를 찾아낸 후 음반 표지 이미지도 찾아내어 다운로드하고. 우후훗~!! 기대되어라.

하지만 기쁨도 잠시. 음원이 추출되는 동안 문득 드는 생각.

'내.. 내 통장잔고는?'

허겁지겁 은행 홈페이지 접속 후 공인인증서로 로그인하여 통장잔고를 확인한 후.






싱크로율 98%




'아직 12월 중순도 지나질 않았는데 어쩌지?'
'크리스마스는 어쩌지?'
'연말 송년 모임은 어쩌지?'

복잡한 생각들이 머리 속을 휘감아 돈다. 근데 어쩌겠어, 이미 질러버린 걸. 쏘아놓은 살이오, 엎어진 물이로다. 이제 수습하는 일만 남은 거지 뭐ㅠ



얼마 되지도 않는 지름에도 허덕거리는 내 꼬라지 하고는 ㅠ




어제 잠깐 들어봤는데 다이나믹 듀오와 매드클라운의 음반을 주로 듣게 되더라. 소울컴퍼니 음반은 이전에 이야기 했듯이 BEST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중에서도 내가 즐겨 들었던 곡(소장한 음반에 있는 곡)들을 듣게 되는 현상이 ㅠ 허클베리피는 생각보다 임펙트가 약했고, 딥플로우는 기대했던 사운드가 아니라서 의외였다. 이번에 지른 음반 중에서 가장 즐겨듣는 곡은 다이나믹 듀오의 음반에 있는 'Precious Love'. 듣는 순간 Pharrell Williams가 떠오르는 곡. 드럼비트의 질감도 좋고 진보의 보컬도 매력적이다. 다이나믹 듀오의 라이밍도 인상적이지만.. 우선 이 곡은 사운드가 너무 사랑스럽다.

암튼 이제 이 음반들과 함께 연말을 보내야 한다. 집에서 노래 틀어놓고 게임이나 하면서 보내야지. 게임은 프리스타일 2.

후.. 얼른 이 상황을 벗어나고 싶다. 벗어나기 위해서 나름의 노력을 하고는 있지만 부족한 것 같다. 더 노력하자. 근데 이게 노력만으로 해결될 게 아니라서.. 아주 미치고 환장할 노릇ㅠ











밥은 먹고 다니냐?















덧글

  • 레드피쉬 2011/12/13 11:32 # 답글

    먹는데 돈을 쓰쎠야 합니다!!!
  • 슈3花 2011/12/13 11:35 #

    레드피쉬 // 레드피쉬님의 블로그가 먹거리 지출에 좋은 지침서가 될 것 같네요 ㅎ
  • 레드피쉬 2011/12/13 11:37 #

    나쁜 지침서가 될겁니다!!!
  • 슈3花 2011/12/13 11:38 #

    레드피쉬 // ㅋ 왜지요? 비싸서 그런 건가요?ㅎ
  • 레드피쉬 2011/12/13 11:52 #

    ㅋㅋ비싸긴요ㅋㅋ다들 서민음식들뿐인데요ㅋㅋ
    재산의 90프로를 먹는데 쓰는 지침서라ㅎㅎㅎ
  • 슈3花 2011/12/13 13:05 #

    레드피쉬 // 무려 90%!!!
  • 은화령선 2011/12/13 12:10 # 답글

    역시 다이나믹듀오 사셧군요 ㅋㅋㅋㅋ

    전 흠.. 아이유 이번꺼랑 저번꺼 랑 드렁큰 8집 생각중입니다 ㅋㅋ
  • 슈3花 2011/12/13 13:06 #

    은화령선 // 아이유 한정반 보니까 지름신이 막 강림하던데요.. 게다가 요즘은 다이어리랑 탁상용 달력 등 패키지로 해서 상품도 나오는 것 같던데.. 아흑~ 마음 같아서는 다 지르고 싶지만 ㅠ
  • 601n829 2011/12/13 16:26 # 답글

    사람해요님한테 책을 빌려서 보고
    슈3花님한테 cd를 빌려서 들어야겠다는
    말도 안 되는 생각이 순간 스치네요................
  • 슈3花 2011/12/14 10:18 #

    601n829 // 제가 가진 CD들이 몇 장 되지 않아서 취향에 맞는 음반이 있으려나 모르겠네요 ㅠ
  • 시리어스 2011/12/14 11:04 # 답글

    슈사마님같은 분들이 계시기에 그래도 한국의 음반들 특히 힙합계열이 많이 살아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음반을 직접 구입해주시기에..
    전 외국 음반들을 주로 구입해서 듣는편이긴 한데 문득 돌아보니 올해는 CDP 를 돌려본적두 없네요 ;;;
    MP3 만 듣고 다니다가 요즘 것두 좀 이상해져서 아이폰으로 듣고 다니다보니..

    그나저나 다듀의 'Precious Love' 에서 ' Pharrell ' 필을 느끼셨다니~ 저두 다시한번 들어봐야겠네요!! ^^

    오늘은 기분이 참 상큼하고 좋은 하루입니다!!! 좋은 음반들과 함께 좋은 하루하루 보내세요^^*
  • 슈3花 2011/12/15 09:16 #

    시리어스 // 요즘 정말 불경기입니다. 불법 다운로드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네요. 아후.. 지금도 통장 잔고 생각하면 한숨만 나와요 ㅠ

    저도 CDP를 돌려본지는 좀 된 것 같아요. CD를 사더라도 음원을 뽑아서 들어버리니.. 아무래도 CDP보다는 부피가 작아서 휴대가 간편하다는 이점이 있어서요.

    다듀 이번 음반 좋네요. 근데 너무 짧습니다. ㅠㅠ 타이틀곡으로 밀고 있는 '불타는 금요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네요. 저는 방구석에서 '차가운 금요일'을 보내겠지만요ㅠ

    시리어스님도 추운데 감기 조심하시고 즐거운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
  • 뿅뿅이 2012/12/03 01:15 # 삭제 답글

    프레셔스 럽 듣자마자 패럴 인상을 강하게 받은 건 역시 저 뿐만이 아니었군요 ㅎㅎ
  • 슈3花 2012/12/03 12:50 #

    뿅뿅이 // 어쩜 우린 복잡한 인연에 서로 얽혀있는 사람인가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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