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블라 블로그' 개설 5주년을 맞이하는 소회 잡담


블로그를 시작한지 어언 5년이나 되었다. 예전에도 소회를 남긴 적이 있는데.. 5주년을 맞이하며 다시 한 번 되짚어 본다.

블로그 개설 당시에 난 소위 말하는 '파워 블로거'에 대한 동경이 있었다. 그들의 쩌는 필력과 위트가 한가득 넘치는 포스팅을 나도 해보고 싶었다. 이건 마치 힙부심에 쩔어 있는 꼬마가 자신도 래퍼가 되겠다며 실력도 모른 채 치기를 부리는 것과 같다. 그리고 보다 많은 사람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하고 싶었다. 과연 내가 글을 남기면 사람들은 어떻게 반응할까? 뭐라고 생각할까? 그런 막연한 호기심이 있었다.

그래서 시작한 블로그. 하지만 치기어린 힙부심만 쩔던 꼬마는 금방 밑천을 드러내고 말았다. 실력이 없고 배움이 모자라고 게다가 운까지 따르지 않는다면 시궁창으로 가는 급행열차를 타는 것과 같지. 파워블로거는 개뿔. 솔직히 어떠한 기준으로 오르는지는 알 수 없지만 밸리의 '인기글'에는 쓴 글의 80% 이상이 올랐던 것 같다(나는야 낚시당). 하지만 공감을 일으키지 못해서였을까? 결국에는 변방의 소시민으로 자리하게 된다. 너무나 자연스럽게 내 위치가 정해졌기 때문에 난 개의치 않는다. 이제는 난 그냥 발언을 하는 것 자체가 좋기 때문이다. 역량이 안되는 걸 알고 있어서 그런 것이기도 하지만 소시민이라고 해서 발언권까지 사라지는 건 아니니까. 소시민이라고 발언을 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 다만 '파워'가 없을 뿐. 그리고 대부분이 소시민이잖아!!ㅋ

블로그 개설일이 다가올 때마다 늘 예전에 썼던 글들을 한 번 훑어본다. 여러가지 의미로 재미있다. 욕망에 사로잡혀 당장 누군가를 덮치고 싶은 기세로 써내려간 포스팅, 힙합 음악에 매료되어 많은 이들과 같은 음악을 공유하고 싶어 써내려간 포스팅, 빠심에 사로잡혀 빠돌짓을 하는 포스팅, 예전 추억을 떠올리는 포스팅.. 카테고리는 3개 밖에 안되지만 그 안에서 참 다양한 이야기를 했던 것 같다.

정말 수많은 블로그 중에 하나일 뿐인 이 곳에서도 다양한 일들이 있었다. 그리고 그 다양한 일들 중 대부분은 댓글을 통해서 발생하였다. 방문하신 분들의 소중한 댓글. 그리고 '작성자 병신'이라는 닉으로 실컷 똥을 싸재끼던 비로그인 유저의 댓글. 로그인을 하였지만 자기 모순에 빠진 모습을 여실히 드러낸 단 한 명(!)의 댓글.

개인적으로는 내 블로그는 조용하기 보다는 조금은 북적거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북적거림에 조금이나마 영향을 미치는 생각없는 비난 댓글에는 내 정신력이 그다지 강하지 않아서 무시해버리거나 차단해버리는 경향이 있다.

이어지는 내용이지만 블로그는 북적거리는 게 좋다고 생각하며 그 북적거림에는 댓글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내 블로그를 링크 및 검색을 통해서 들어오시는 분들이 많으며 특히 링크하신 분들께서 댓글을 남겨주시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 그런 고마움 때문에 블로그 개설 당시에는 댓글에 일일이 답글을 달기로 결심을 하였다. 소통? 뭐 그런 개념으로. 이글루스만 해도 정말 수많은 블로그가 있지 않은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블라블라 블로그'를 찾아와주시고 게다가 댓글을 남겨주시는 수고스러움을 행하셨는데 어찌 반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래서 '댓글엔 답글' 원칙을 세웠었다.

하지만 인신공격성 댓글에는 딱히 뭐라 할 말이 없더라. 난 주로 힙합 음악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데.. 음악 같은 경우에는 감상포인트나 취향의 차이가 있는데 그 점을 고려하지 않고 자신과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이새끼는 음악을 들을 줄 모르는 새끼'라는 소리를 들을 때는 뭐라고 해야 하나? 굳이 이야기를 하자면 '시발놈아 생각이 다르면 그냥 '이새끼는 나와는 좀 다르구나'하면 '닥치고 너 좋아하는 음악 쳐 들어'라고 밖에 할 말이 없다. '작성자 완전 병신이구먼?'이라는 댓글에는 '니가 더 병신ㅋ'정도의 답변이 적절할 것 같은데.. 굳이 나도 저런류의 똥을 같이 쌀 필요가 있을까 싶었다. 똥은 남이 싼다고 쌀 게 아니라 내가 싸고 싶을 때 싸는 거니까. 원칙에 위배되고 이건 곧 일관성에 문제가 생길 것 같아 비로그인을 차단하였다. 이제는 슬슬 다시 풀어봐야겠다. 다시 똥이 넘치면 그 때 또 차단하면 되니까. 게다가 이제는 아이피 주소도 모두 공개가 된다고 하니..

블로그를 하다 보면 많은 분들과 인연을 맺게 된다. 물론 이런 인연들은 댓글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빈말이 아니라 인연을 맺게 되는 분들은 정말 훌륭하신 분들이다. 자신의 관심 분야에 매우 정통한 것 같고 또 자신의 자리에서 열심히 삶을 살아가시는 분들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친분을 유지하다가도 훌쩍 떠나버리시는 경우가 있다. 그거야 개인 사정이긴 하지만 '친목친목열매'를 나눠 드시던 분께서 갑자기 활동이 뜸하게 되면 솔직히 궁금하고 걱정되긴 한다. 블로그를 폐쇄하시는 분들도 많이 계셨고. 나름 '일촌'이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그냥 잠수나 폭파하시는 분들께는 약간 서운하고 아쉽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5년 정도 그런 일을 겪다보니 이제는 '아~ 가셨구나!'라며 쿨하게 보내드린다.

아, 그런데 블로그 중에서도 왜 이글루스였는가?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겠지만 지금 떠오르는 건.. 당시에 '생각이 없는 블로그'로 활동하시던 lezhin님의 포스팅을 보고 이곳이다 싶었던 것 같다. 하지만 lezhin님은 이글루스의 제재조치에 분노를 금치 못하고 티스토리로 갈아타셨다.

최근 이글루스의 운영 행태를 보면 이해가 되지 않는 것들이 많다. 얼마 전에 일어났던 '이글루스 TOP100' 선정 과정에서 뒤늦게 선정제외 기준을 마련한 것은 공정성에 대하여 스스로 자폭하는 결과가 아니었나 싶다. 그리고 회원의 질문에 ctrl+v를 하며 답변하는 것을 보고 굉장한 씁쓸함을 느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껏 나름의 서비스를 제공해주고 있는 이글루스에게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

그냥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느꼈던 그런 감정들을 즉흥적으로 쓰다보니 두서없다. 하지만 이것이 내 모습ㅋ '블라블라 블로그'로 블로그명을 짓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암튼 동경과 호기심으로 시작한 블로그를 5년이나 유지하다니. 그동안 찾아와주신 모든 분들께 너무나 고맙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고 댓글을 남겨주신 분들께는 특히 더욱 더 고맙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 다음부터는 짤이나 하나 던져놓고 자축이나 해야겠다.

고맙습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아, 그리고 마무리하기 전 버벌진트(Verbal Jint)가 지인과 팬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는 곡인 새 디지털싱글 '감사감사'. 이 걸로라도 방문자 분들께 내 마음이 전달이 되었으면 한다. (깨알같은 음악 포스팅ㅋㅋㅋㅋㅋㅋㅋㅋㅋ)




버벌진트(feat. 연진 of 라이너스의 담요) - 감사감사














덧글

  • SCV君 2011/12/29 11:12 # 답글

    제가 군대 가기 전보다.. 다들 사회생활 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이 들어 아쉬울 때가 많더군요.
    트위터라던가.. 대체수단이 있긴 합니다만, 블로그서 시작했다 보니 아무래도 느낌이 좀 다르네요.

    저보다 1년 먼저 시작하셨었군요. ^^; 무튼 블로그 5주년 축하드립니다.
  • 슈3花 2011/12/29 13:14 #

    SCV君 // 맞아요. 사회생활을 하시다 보면 블로그에 신경을 쓰기 어려운 게 현실인 것 같습니다. 그래도 트위터도 해봤는데.. 트위터는 역시 스마트폰으로 해야 ㅠㅠ

    제가 비롯 먼저 시작했지만 SCV君님의 아우라를 따라갈 수는 없습니다 ㅎ 앞으로도 좋은 포스팅 부탁드리며, 축하 감사드려요!
  • 로치 2011/12/29 11:25 # 답글

    긴 글이지만 읽다보니 어딘가 모르게 감동적이기까지한 블로그 운영 5년간의 소회 ㅠㅠ
    슈3花님 블로그의 5년만이 아니라 이글루스의 5년간 변화를 보여주는 것 같네요. 3~4년 전 레진님은 블로그 역사에 한 획을 그었었죠. 제게도 큰 영향을 주었고, 요즘 이글루스에서 레진블로그 같은 블로근 찾아볼 수 없게 되었네요. 건전한 이글루스를 위한 운영자들의 제재가 깐깐해지기도 했고 파워블로거들 각자의 삶이 바빠지다 보니... 더구나 이글루스는 제재를 통해 요리 여행 영화 처럼 건전한 주제의 글만 밸리에 나돌고 예전의 성인 전용 블로그이자 덕후루스로서의 특화된 개성은 완전히 사라져 버렸죠. 이러저러 해서 블로그도 한 철이었던 것 같습니다. 3~4년 전 우리를 웃기고 울렸던 블로거들은 어딘가로 다 사라지고 남은 건 진짜 근성의 파워블로거들이나 블로그를 통해 수입이 창출되는 사람들 밖에 없죠. 그런 와중에 5년간 꾸준하게 이곳을 지켜온 슈3花님의 근성은 칭송받아 마땅함. 블로그 운영 5주년을 축하합니다.
  • 슈3花 2011/12/29 13:20 #

    로치 // 뭔가 저의 찌질함이 느껴져서 연민의 감정을 느끼신 건 아닌가욤?ㅠ

    처음에는 레진님의 영향이 크긴 했지만 이제는 제가 링크한 모든 분들이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정말 배울 게 많은 것 같아요. 저처럼 부족함이 많은 인간에게는 참 좋네요. 아, 삼천포로 ㅠ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아쉬웠던 건 말씀하셨던.. 성인 전용 블로그가 많았던 그 때.. 그 분들은 모두 어디로 가셨는지 궁금합니다. 더욱 그립긴 합니다. 성기를 직접 언급하면서 저속한 표현을 했다기 보다는 재치있게 원초적이고 본능적인 이야기들을 풀어내는 블로그가 많았는데. 이제는 로치님 정도?ㅎ 근성이랄 것도 없이 그냥 소소하게 친절한 이웃 분들과 담소를 나누고 배우다 보니 지금까지 운영을 할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축하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유익(!)한 포스팅 부탁드릴게욧!!
  • 은화령선 2011/12/29 11:29 # 답글

    벌써 5년;;;;
    전 이제 1년 되던가요.... 흐엌
  • 슈3花 2011/12/29 13:21 #

    은화령선 // 5년 뒤에도 그 5년 뒤에도오오~♬ 은화령선님을 기다리겠습니다.

    미리 인사드릴게요. 군대 잘 다녀오시길 ㅋ
  • 은화령선 2011/12/29 14:02 #

    헠..
    절 좋아하시면 앙대요! ㅋㅋㅋㅋㅋ
    라기보다 감사합니다 ㅋㅋㅋ
  • 슈3花 2011/12/29 15:39 #

    은화령선 // 가시기 전까지.. 가셔서도.. 오시고 나서도 잘 부탁드립니다. ^^
  • 은화령선 2011/12/29 16:06 #

    네 ㅋㅋ
  • 슈3花 2011/12/29 18:01 #

    은화령선 // 감사합니다 ^^
  • 크르 2011/12/29 12:06 # 답글

    저도 개설은 5년이 이미 지났지만(...) 실제로 활동한 것은 2007년 1월 5일이니까 저도 곧 5주년을 맞이하게 되는군요!!! 그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현재까지 이어지는 인연은 정말 소중한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자주 뵈어요~
  • 슈3花 2011/12/29 13:22 #

    크르 // 우왕ㅋ 개설 선배님!!ㅋ 정말 생각해보니 크르님과도 오랜 인연이네요!!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 레드피쉬 2011/12/29 12:30 # 답글

    7개월된 햇병아리 블로그가 보니 대단하십니다ㅎㅎㅎ

    ㅋㅋㅋ북적거리는게 저도 좋긴해요ㅎ
  • 슈3花 2011/12/29 13:23 #

    레드피쉬 // 우왕~ 7개월만에 파워블로거!! 비결이 뭔가요?ㅎ 물론 안다고 해서 제가 그리 할 수도 될 수도 없겠지만요 ㅎ

    저도 종종 들러서 북적거리는데 일조하도록 하겠사와요.
  • 레드피쉬 2011/12/29 14:40 #

    비결은 하루 6끼씩 먹는겁니다ㅎㅎ
  • 슈3花 2011/12/29 15:38 #

    레드피쉬 // 아.. 앙대!!ㅎ
  • 601n829 2011/12/29 16:09 # 답글

    저는 옛날하고 아주 먼 옛날에
    이글루스 피플 뭐시기도 했었는데
    변방의 소시민입니다!!
    이글루스에서 불쌍해서 해줬었나봐요.ㅜ.
  • 슈3花 2011/12/29 18:03 #

    601n829 // 601n829님의 이글루스 피플은 파워블로거 & 다양한 콘텐츠 생산자임을 증명하는 훈장같은 것이지요. 겸손의 말씀이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처럼 변방의 소시민에게도 친절함을 보여주시는 601n829님은 레알 대인배. 앞으로도 잘부탁드립니다. 좋은 그림도 많이 그려주세요!!
  • 2011/12/29 19:32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슈3花 2012/01/02 13:31 #

    비공개 // 답변이 늦었네요 ㅠ 저의 뻘글이 비공개님에게는 조금이나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감사합니다 ^^

    하지만 저의 글들이 불편함을 야기시킬만한 것이었다는 점에서는 앞으로 개선해야 할 것들이 많다는 것이겠지요?ㅠ 아시겠지만 제 수준이 그정도 밖에 되지 않아서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친히 방문하셔서 좋은 말씀을 해주시는 것에 대해서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저의 여건을 파악하시는 통찰력!! 저도 부디 그렇게 되길 바라겠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말씀 많이 부탁드려요~
  • DUNE9 2011/12/29 20:06 # 답글

    슈3花님, 5주년 축하드립니다.

    걸어온 시간이 오래될수록 좋은 기억도, 안좋은 기억도 많으실테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꾸준히 활동해오셨다는건
    그만큼 저력을 가지고 계심을 의미하는게 아닐까..생각해봅니다.

    파워블로그 혹은 단순히 방문자수나 인기가 많은 블로그보다는
    사람냄새나고 사는 이야기가 꽃피는 그런 블로그로 거듭되시기를 바라며,
    앞으로도 계속 잘 부탁드립니다 :-)
  • 슈3花 2012/01/02 13:33 #

    DUNE9 // 고맙습니다, DUNE9님!

    정말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만 후에 생각하면 그냥 웃어 넘길 수 있는 것들이었던 것 같아요. 제가 이렇게 블로그를 꾸준히 운영할 수 있었던 것도 DUNE9님처럼 훌륭하고 친절하신 이웃분들이 계셨기 때문일 겁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는 좀 더 많은 공감을 일으킬 수 있는 이야기들로 찾아뵐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만 현실은 시궁창 ㅠ

    잘 부탁드립니다 ^^
  • 칼라이레 2012/01/02 13:40 # 답글

    생각해보니까 처음 이 글 봤을때 결혼 5주년으로 보고 들어왔었네요 OTL
  • 슈3花 2012/01/02 13:42 #

    칼라이레 // ㅠㅠ 결혼 5주년이라니!! 내가 유부남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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