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북경관 잡담

토요일에 춘천을 갔다. 춘천에 사는 친구가 뭐하냐고 묻는 질문에 감기 때문에 몸을 좀 추스려야 한다고 하니 오랜만에 원주에 사는 다른 친구가 춘천에 놀러와서 같이 봤으면 좋겠다고 하는 게 아닌가. 컨디션이 정상은 아니었지만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서 춘천행 ITX 청춘 열차에 몸을 실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원주에 사는 친구의 여자친구 소개도 받으며 술잔을 기울였다. 만나면 늘 유쾌하고 즐거운 녀석들이라 쉼없이 소주를 들이키다 보니 어느새 만취상태가 되었다. 노래방에 가서 노래를 부르다가.. 정신을 차려보니 춘천 친구의 집. 화들짝 놀라 지갑, 휴대전화, 가방을 확인하니 다행히도 친구의 방 안에 모두 있었다. 어디 상처난 곳이 없나 거울을 보니 얼굴도 양호한 상태. 늘 그랬듯 안도감이 밀려오자 두통과 숙취가 함께 하기 시작했다.

술을 마시면 일찍 깨는 탓에 친구들을 깨워서 짬뽕을 시켜먹자고 했다. 하지만 집주인인 친구는 주변에 맛있는 중국집이 없다는 게 아닌가? 난 얼른 먹고 집으로 가겠다고 땡깡을 부리자 오전 8시에 중국집 하는 곳이 없다고 하더라. 흥, 우리집 부근에는 24시간 하는 곳 있는뎁.. 할 수 없이 다시 잠을 청했다.

오전 11시 정도가 되어 전열을 재정비한 후 친구의 집을 나섰다. 바깥에는 비가 내렸다. 차를 타고 이동을 했는데 이동 중에도 '맛은 괜찮다, 저번에는 번호표 받아서 기다려서 먹었다'는 친구의 추천에 내심 기대를 하였다. 사실 친구들끼리는 어설프게 추천을 했다가 추천 받은 친구의 입맛에 맞지 않을 경우 음식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개까임을 당하므로 '맛있다'며 적극 추천하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까임방지를 위해 아무리 자기 입맛에 맞아도 조심스럽게 '괜찮다', '나쁘지 않다'라는 식으로 신중히 접근한다 ㅋ

'북경관'이라는 중국집에 도착했다. 주차장이 상당히 넓은 편인데.. 비가 와서 그런지 다들 차를 가지고 왔나? 주차할 공간이 없다. 주차장에 들어서서 나와 친구들은 조금만 붙이면 차 한 대 정도는 더 댈 수 있는데 어설프게 주차해서 우리를 곤란케한 차량에 대해 욕설을 퍼부었다. 운전하는 친구는 주차하기 위해 운전석에 남아 있었고 나와 다른 친구는 비를 맞으며 식당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북경관 전경



수타 중국집이다. 식당에 들어서니 주방장 아저씨가 수타면을 뽑기 위해서 반죽을 탕탕 튕기고 있더라. 주차장 수요만큼 자리도 빽빽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사람이 많이 없었다. 서빙을 하시는 아주머님들이 약 4명 정도인 것으로 보아 오늘은 내가 운이 좋았음을 느낄 수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짬뽕을 먹고 있었다. 우리도 짬뽕을 시켰다. 곱배기가 있었는데 짬뽕을 먹고 공기밥을 말아 먹기 위해서 보통으로 시켰다.



메뉴(클릭하면 발기)



짬뽕을 기다리고 있는데 다소 어색해 보이는 커플이 문을 열고 입장. 친구와 나는 '지금 이 시간이면 모텔에서 나올 시간인데.. 어젯밤에 나이트에서 만나서 모텔갔다가 나오는 게 분명하다'라는 억측을 하며 내심 부러운 눈으로 그들을 쳐다봤다. 수타면을 뽑아내는 아저씨의 반죽 튕기는 모습과 소리에 모텔에서 서로의 몸을 반죽하듯 탐닉하고 맛보는 커플의 모습이 오버랩되면서 뭔가 알 수 없는 패배감에 빠져 있을 무렵, 운전한 친구가 주차를 마치고 우리 자리에 합석했다. 조금 기다리니 밑반찬이 나왔다.



중국집 기본세팅 + 김치



김치 단독샷



단무지를 한 입 베어물었는데 좀 짰다. 김치는 아삭한 게 무난했다. 사실 술 먹은 다음 날이라 입맛도 맛이 가 있었으므로 음식 맛이 어땠는지는 제대로 판단하기 어려웠다. 그냥 그러려니 하고 음식을 기다리니 커다란 세숫대야 같은 사기그릇에 짬뽕이 나왔다. 음식을 서빙하는 아주머니에게서 건내 받았는데 무게가 상당했다.



우왕ㅋ굳ㅋ



참 좋았던 게 뭐냐면 굴이나 홍합 같은 게 살이 발라져 나왔다는 것. 난 성욕만큼 식욕이 왕성한 편이라 내 앞에 음식이 나오면 당장 먹고 싶어한다. 그래서 발라 먹고 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특히 짬뽕의 경우 홍합 껍질로 양이 많은 것처럼 보여주는 경우가 있는데.. 그냥 살 발라내기 번거롭고 귀찮을 뿐이다. 이렇게 발라져서 나오는 게 진리인 듯.



쉐킷한 이후의 자태



수타짜장은 많이 먹어봤는데.. 수타짬뽕은 처음이었다. 첫경험.. 암튼 수타면이 오랜만이라서 그런지 면발이 조금 두툼한 게 씹는 느낌이 좀 달랐다. 해산물도 좋았는데.. 칵테일 새우가 좀 에러였다. 뭔가 인스턴트스러운 느낌을 내는데 한 몫한 것 같았다. 땀을 좀 빼고 싶어서 국물을 좀 얼큰하게 해달라고 했는데 매워서 혼쭐났다. 원래는 이렇게 맵지 않다고 한다. 면과 해산물을 거의 먹어 치운 다음 밥을 시켰다.



밥은 좆밥.. 아니 조밥이 나옴




얼른 짬뽕을 다 쳐먹고 국물에 밥 한 공기 그대로 투하



뭐라 뭐라 불만이 많았던 것처럼 적었지만 맛은 있었다. 면과 그 밖에 해산물 및 야채들도 다 남김없이 먹었으며, 밥도 말아서 싹 비웠다. 먹는 내내 땀을 쪽 빼긴 했지만 원했던 바였으므로 패스. 서빙하시는 아주머니들도 친절하시고, 식사 자리도 넓직한 게 아주 만족스러운 해장이었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얼큰하게 해달라는 주문은 제외하고 맨정신에 또 먹으러 가고 싶다.



근데, 우린 무조건 술마시잖아



우린 안될 거야. 아마




블로그 방문자를 위해 이렇게 친절하게 지도까지 첨부하는 나는 섹스.. 아니 센스쟁이!



A지점이 북경관인데.. 아마도 우리가 목격한 커플은 정아모텔을 이용한 게 아닐까?






덧글

  • 레드피쉬 2012/07/16 12:05 # 답글

    정아모텔앞에 친절하게 돈 뽑아 가라고 새마을금고까지....ㅎㅎㅎ

    춘천까지 가서 드셨군요ㅎㅎ 저도 춘천가본지 꽤 되었네요ㅎㅎㅎ

    짬뽕...비오는날딱인데,,ㅎㅎㅎ
  • 슈3花 2012/07/16 13:12 #

    레드피쉬 // 아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새마을금고 센스 ㅋㅋㅋ

    먹으러 간 건 아니고요 ㅎ 볼 일이 있어서 갔다가 친구가 추천해줘서 포스팅하겠다며 사진을 찍었습니다. 친구들이 적응 안된다며 뭐라고 하더라고요 ㅠ

    비가 와서 분위기 때문에 더 맛있었던 것 같습니다 ㅋ
  • 601n829 2012/07/16 13:57 # 답글

    아...짬뽕.......
    오늘은 짬뽕 대신 라면이라도 먹어야겠습니다..ㅜ
  • 슈3花 2012/07/16 14:19 #

    601n829 // 저도 집에서는 짬뽕 대신 라면을 먹습죠 ㅠ
  • 2012/07/16 14:38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2/07/16 14:54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2/07/16 14:38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2/07/16 14:54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로치 2012/07/16 15:16 # 답글

    마.. 맛있겠다~! 맨정신에 드신 뒤 또 한번 포스팅 부탁드립니다.
  • 슈3花 2012/07/17 09:24 #

    로치 // 오랜만입니다. ^^ 과연 맨정신에 먹으러 갈런지 모르겠지만 가게 된다면 포스팅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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