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엘이(HipHopLE) 토크콘서트 '바스코(VASCO) 사장과 인디펜던트 편' 후기 잡담


요즘은 사는 게 참 힘들다는 생각이 든다. 행하는 모든 게 내 마음처럼 굴러가질 않는다. 대부분의 것들이 내 예상과는 달리 처리가 되고, 예상 외의 결과에 대응하기 위해서 고민을 하다보니 스트레스는 자꾸만 쌓여간다. 예전과 같은 나라면 주변 사람들에게 나의 상황을 숨겨가며 내색하지 않고 지낼지도 모르나 내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가니 자꾸만 얼굴에 그늘이 드리워진다. 날 보는 사람마다 '요즘 무슨 일 있냐'고 묻는다. 구차하게 설명하면서 나의 딱한 처지를 이야기하고 싶지도 않기에 '지극히 개인적인 일이다'라며 걱정하는 이들을 안심시키곤 하는데 이제는 그것마저도 슬슬 힘이 부친다.

암튼 그렇게 암울하게 지내던 중 힙합엘이(HiphopLE.com)에서 주관하는 토크콘서트의 네 번째 공연일자가 다가왔다. 네 번째 토크콘서트는 추석 연휴가 시작되기 바로 하루 전인 지난달 28일로 계획되었으나, 중간고사 및 연휴 등의 여파로 인하여 약 3주 정도 연기가 되었었다. 그리고 지난 토요일인 10월 20일 힙합엘이 토크콘서트 네 번째 공연이 개최되었다. 사실 하루 전까지도 여건이 여의치 않았기에 참석여부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했었으나 지난 공연에서 보여주었던 에너지를 다시 한번 느끼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예매를 하게 되었다.


힙합엘이 토크콘서트 제4화 포스터



이번 공연의 메인 게스트는 인디펜던트 레코즈(INDEPENDENT RECORDS)의 수장인 바스코(VASCO)였다. 바스코의 모든 정규음반을 가지고 있었기에 그의 음악에 대한 이해는 조금 있는 편이었다. 그의 음악은 거침이 없다. 그리고 그의 래핑 스타일 또한 상당히 공격적이다.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스타일이기에 다소 부드러운(핡핡) 나에게 그의 음악은 거친 편이었다. 하지만 그의 메세지는 거친만큼 늘 솔직했다. 가감없는 그의 표현에 숙변을 배설하는 듯한 시원함을 느낀 적도 있었고, 다소 거친 표현에는 미간을 찌푸린 적도 있긴 했다.

하지만 그 뿐. '빠'짓은 하지 않았던 것 같다. 한국힙합 1세대라고 볼 수 있는 바스코이지만 MP(Master Plan)부터 시작해서 한 레이블의 사장이 되기까지.. 난 바스코에게 그리 큰 관심을 갖고 지켜본 건 아니었지만 한국힙합씬의 시작과 거의 함께한 래퍼였기 때문에 그의 행보에 대해서는 단순히 뜨는 기사를 보고 확인을 하는 정도였다. 사실 그를 둘러싼 가십거리에 관심이 좀 더 있었다는 게 사실일 수도. 불미스러운 사건부터 시작해서 공중파 방송무대 NG 해프닝까지. 그런 바스코의 이야기를 솔직담백하게 들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기에 기꺼이 올림픽홀 뮤즈라이브로 벌걸음을 옮겼다.


[토크콘서트 보러 가는 길]

지하철을 타고 올림픽공원역에서 하차했다. 진정한 서울남자는 버스를 타야 하지만 그날은 동네 지하철역까지 함께 이동을 해야 하는 동행인이 있었기에 지하철을 이용했다. 지난 공연 때만 해도 공연 시작 전까지 환했던 것 같은데 이제는 밤도 길어졌고 날씨도 제법 쌀쌀해졌다. 지하철 출구에서 나와 쭈욱 직진하여 장미공원(?)에 도착. 올림픽홀 뮤즈라이브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이 공원을 지나가야 한다. 쓸쓸히 혼자서 발걸음을 옮겨 장미공원을 지나치는 나와는 달리 사랑스러워 보이는 커플이 장미와 함께 사진 촬영을 하고 있었다. 훈훈해 보여서 미소를 짓던 찰나 으슥해 보이는 벤치에서 딥키스를 나누고 있는 커플이 눈에 포착! 서로의 입술을 참 맛있게도 먹는다. 보기만 해도 배가 불렀다.


딥키스를 나누던 커플을 여기 어딘가에서 목격ㅠ



'참 더러운 꼴을 봤다'는 밀려오는 패배감과 함께 올림픽홀 뮤즈라이브에 도착하였다. 건물 안팎에 공연을 보러 온 많은 사람들이 입장을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아직 시작 전



공연 포스터



건물 내부로 들어서서 예매확인처에 간략하게 입장 번호를 문의하였다. 공연 관계자분들이 다소 힘이 빠져보였다. 답변을 듣고 다시 건물 내부를 서성이기 시작했다. 시계를 보니 공연 입장하기 20분 전.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다. 휴대전화를 열어 노래를 틀고 트위터를 확인했다. 그리고 여전히 매의 눈으로 예쁜 여성 관객을 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유리창에 비친 찌질한 내 모습을 확인하고는 이내 행동을 멈추었다. 닥치고 노래 듣기에 열중했다. 그리고 늘 줄을 세우시던 공연 관계자분이 줄을 세우기 시작했다.


줄을 서시오



[공연장 입장]

잠시 후 공연장으로 입장! 앞자리는 이미 꽉 차 있어서 중간 블록의 가운데에 앉았다. 혼자서 멀뚱멀뚱 앉아 있으니 모양새가 좀 웃겨 보일까 염려스러웠지만 하루 이틀 혼자서 가는 것도 아니고ㅋ

고개를 두리번 거려 혼자 앉아있는 사람을 찾아보니 바로 내 뒤에 혼자서 오신 아릿따운 여햏이 보인다. 긴 생머리와 하얀 피부. 그리고 짙은 분홍 브이넥 티셔츠가 그녀를 더욱 환하게 부각시키고 있었다.

무슨 용기였을까? 난 그녀에게 말을 건냈다.

"저.. 저기"

조심스럽게 손을 뻗어 그녀의 시선이 날 향하게 만들었다.

"음.. 혼자서 공연 보러 오셨나봐요?"

조심스러운 나의 질문에 그녀도 다소곳하게 답변을 하였다.

"아.. 네. 혼자서 보러 오셨어요?"
"네! 저도 혼자서.. 하하. 혼자 앉아 계시기 좀 뻘쭘하지 않으세요? 하하"

나의 멋적은 웃음에 그녀도 쿡쿡거리듯 안으로 웃음을 숨기며 수줍게 "네.. 조금은.."이라고 대답했다. 무슨 용기가 나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과감히 그녀에게 합석을 요구했다.

"저기 괜찮으시면 같이 공연 보시는 건 어떠세요? 하핫. 제가 그쪽으로 갈까요? 아니면 이쪽으로 옮기실래요?"

나는 그녀가 싫다는 거절이 나오기 전에 미리 적극적인 행동을 하겠다는 의사를 강력하게 보였고.. 이제는 그녀의 대답이 떨어지기만을 기다렸다. 그 짧은 순간이 왜 이렇게 길게 느껴지던지..

"음.. 그럼 제가 그쪽으로 옮길게요. 그쪽이 더 잘 보일 것 같네요."

그녀는 자신의 외투와 가방을 들더니 내 우측에 와서 앉았다. 달콤한 그녀의 향기가 나에게 전해졌다. 기분이 좋아졌다. 고개를 돌려 그녀를 살펴보니 아직 아기처럼 얼굴에 솜털이 나 있었다. 피부가 너무 투명하고 하얘서 가느다란 실핏줄이 보일 정도였다. 광대쪽에 아주 작은 점이 그래서 더욱 드러나 보였다. 그녀도 나를 의식하는 것 같았지만 일부러 의식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려고 하는 것 같았다. 나도 그녀가 불편해 할까봐 더 쳐다보지 않았다.

그런데 별안간 그녀가 내 손을 덥썩 붙잡는 게 아닌가! 그러더니 싱그럽게 말을 이어 나갔다.

"원래 공연같은 거 볼 때 이렇게 손 잡고 보는 거지요? 훗"

난 당황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그냥 멍하니 앞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럴 수 밖에 없었다. 너무나 갑작스러운 그녀의 행동은 해석이 불가할 정도로 나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얼른 조명이 꺼지고 공연이 빨리 시작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초가 1시간 처럼 느껴졌다.

난 어색함을 달래고자 그녀를 위해 군대에서 배운 동전 마술을 보여주고 싶었다. 주머니에서 동전을 꺼내어 마술을 보여주려다가 동전을 그만 떨어뜨렸는데.. 그 동전이 팽이처럼 멈추지 않고 계속 돌고 있는 게 아닌가?



























너무 피곤해서 잠깐 졸았나? 암튼 뒷자석에 혼자서 온 그녀와의 단꿈에 빠져 있는데 무대에 설치된 스크린에서 힙합엘이에서 제작한 자막뮤직비디오를 틀어주길래 홀로 얌전히 영상을 감상했다.

관객이 어느 정도 차자 어김없이 기획자분께서 등장. 임대범님이라고 하셨나? 네 번째 뵙는데도 기억이 가물가물ㅠ 평소와는 달리 힙합간지로 등장하셨다. 어김없이 관객분들에게 '즐감'을 요청하셨다.


요요요 재밌게 보쇼쇼



[공연 시작]

기획자분이 퇴장하고 나서 바스코의 공중파 방송(유희열의 스케치북) 공연실수 영상이 스크린에 이어졌다. 영상이 끝나고 난 후 사회자인 염따(Yumdda)와 팔로알토(Paloalto)의 등장. 사회자 간 간략한 근황토크가 이어졌다.


주거니 받거니



그리고 메인 게스트 바스코의 등장. 바스코 특유의 거친 래핑이 무대를 꽉 채웠다.


시원한 래핑을 선보이고 있는 바스코



무대 이후에 이어진 사회자와 게스트간의 만담시간. 바스코가 음악을 시작한 계기를 비롯하여 결혼까지 다양한 이야기들이 오갔다.


사회자와 게스트의 토크타임



이후에도 바스코의 무대가 이어졌다. 무대 전 바스코가 공중파 방송 실수에 대한 견해를 간략히 밝히기도 했는데 바스코가 염따와 팔로알토 등 사회자들과 함께 이야기를 하는 편이 더 나았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바스코가 랩을 하기 전 미리 말해버리는 바람에 이에 대한 이야기를 일방적으로 밖에 들을 수 없어서 아쉬웠다. 사실 이게 하이라이트였는데ㅠ 중간에 크라이베이비(Crybaby)라는 프로듀서 및 가수가 바스코의 무대를 함께 채워주었다.


공중파 실수담을 이야기하고 있는 바스코



바스코와 크라이베이비의 합동무대



이후에는 바스코가 운영하고 있는 인디펜던트 레코즈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다. 인디펜던트 레코즈 운영과 관련된 이야기가 오가다가 인디펜던트 레코즈의 소속 뮤지션들의 무대가 이어졌다.

바스코와 함께 무대를 채웠던 크라이베이비가 다시 무대로 올랐다. 크라이베이비는 구찌(Gucci)라는 곡을 불러줬는데.. 진짜 졸라 좋았다. 음원 발매되면 무조건 구매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비트도 어깨를 들썩이게 만들었고 멜로디 또한 달콤한 것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가사도 위트 있었고.


노래하는 크라이베이비



크라이베이비가 들어가고 나서 제이문(Jay Moon)이라는 래퍼가 무대로 올라왔다. EP 음반 발매 소식 등을 통해서 그의 이름과 래핑을 들었던 것 같은데 실제로 보는 건 처음이었다. 그리 인상적인 무대는 아니었다. 무대경험이 적어서 그런지, 아니면 원래 스타일이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무대를 정신없어 서성이면서 래핑을 해서 공연에 집중을 할 수 없었다. 관객을 보면서 래핑을 했으면 했다. 퍼포먼스가 좀 아쉬워서 그랬지 래핑 자체는 무난했다.


랩하는 제이문



크라이베이비와 제이문의 무대 후 인디펜던트 레코즈 소속 뮤지션들이 함께 무대에 올라서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O,X 퀴즈로 바스코에 대한 소속 뮤지션의 이야기를 듣기도 했고, 반대로 바스코가 생각하는 소속 뮤지션에 대한 생각을 듣기도 했다. 다소 상스러운 이야기들이 오갈 수 있었는데 찾아온 관객을 생각해서 적절한 수준에서 잘 참아준 건 아주 바람직했다고 본다. 부모님 또는 연인과 함께 쌍스러운 욕을 듣는 것보다 불편한 건 없으니까.

미리 공연을 보여주었던 크라이베이비는 자신의 과거사(빅뱅일뻔?)를 이야기 하면서 차분히 대화를 잘 이어나갔다. 음악실력은 물론 성격도 좋고 얼굴도 잘생겼고.. 여러모로 흥할 여건이 갖추어진 멤버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이문은 고등학생이라고 하더라. 작사, 작곡, 연주까지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또 그 관심을 실력으로 전환하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자신의 재능을 일찍 발견해서 노력하는 모습이 좋아보였다. 아참. 혈기왕성하더라, 여러가지 의미로ㅋ

언더그라운드에서 인지도가 좀 있는 이노베이터(InnoVator)를 이날 처음봤는데 질문에 불성실하게 답하는 것 같아 눈살이 찌푸려지려고 했는데 원래 스타일인 것 같더라. 나중에는 그냥 웃음이 났다. 외국에서 살다가 왔나?라는 생각도 들었고.

비트박스팀인 식스이즈(6 is)의 멤버 중 두 명인 투에이치(2H)와 투탁(2TAK)도 인디펜던트 레코즈 소속 뮤지션으로 소개되었는데 비트박스팀이라니.. 다소 생소한 조합이라서 놀랐다. 이런 비트박스팀이 있는지도 몰랐는데.. 본인들 소개를 하면서 아주 짧게 실력을 보여주었는데 관객들이 큰 환호로 그들의 실력에 갈채를 보냈다. 투탁은 입담도 좋았다. 반면에 투에이치에게는 질문이 별로 주어지지 않아서 아쉬웠다.


빨간모자를 쓴 바스코부터 시계방향으로 투에이치, 투탁, 크라이베이비, 제이문, 이노베이터




확대샷



대화가 오고 간 이후 투에이치와 투탁의 비트박스 공연이 이어졌다. 난 처음 접하는 비트박스 공연이라 어떠한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했는데.. 그냥 쩔었다. 투에이치와 투탁이 완벽한 호흡을 선보이며 다양한 스킬로 듣는 이의 귀를 의심케 할 정도로 현란한 사운드를 들려주었다. 듣다가 그들의 공연이 너무 멋져서 그냥 소리를 막 질렀다. 진짜 졸라 멋졌다. 비트박스로 이런 공연을 할 수 있다니.. 놀라웠다. 신세계를 본 느낌. 사실 비트박스가 하나의 공연으로 보여지기는 좀 힘들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는데 나의 편견을 깨부수어버릴 정도로 훌륭한 공연이었다. 비트박스 스킬에 대해서 조금 더 잘 알았다면 더욱 재미있게 들었을텐데. 참고로 이들의 비트박스 음반도 발매될 예정이라고 하니.. 기대를 해본다.


내 속옷을 적셨던 투에이치와 투탁의 비트박스 공연



투에이치와 투탁의 공연은 이노베이터의 공연으로 연결되었다. 다른 뮤지션의 음반에 피처링한 곡들을 통해서 이노베이터의 래핑을 들어본 적이 있기에 조금 더 신경써서 그의 공연을 감상했다. 쉼없이 뱉어대는 래핑이 상당히 매끄러웠다. 하지만 가사 캐치가 좀 힘들었다. 이건 이노베이터의 래핑에 문제라기 보다는 음향상의 문제 같은데.. 아닌가? 내가 들어보지 못한 곡이기 때문에 그런 것일 수도 있겠군.


이노베이터와 함께 푸쵸핸좁



이노베이터가 들어가고 다시 바스코의 등장. 이번에 새롭게 발매될 음반은 다소 어둡고 깊은 내용의 주제들일 거라고 이야기를 하며 새로운 음반에 수록될 곡을 들려주었다. 그리고 바스코는 신곡 무대를 마친 후 찾아온 관객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고 무대를 내려왔으며 그렇게 힙합엘이 토크콘서트 바스코 편은 마무리되었다.


새음반 수록곡을 열창하는 바스코



바깥에 나오니 날씨가 쌀쌀했다. 많은 사람들이 공연이 만족스러웠는지 입가에 미소를 한가득 품고 공연장 바깥에서 함께 공연을 감상한 지인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 위해 이후의 스케줄을 잡는 모습이었지만 난 쌀쌀한 날씨만큼 쓸쓸하게 발걸음을 집으로 돌렸다.


ㅃㅃ 뮤즈라이브



지하철을 탔는데 다른 공연이 끝나는 시간과 물리는 바람에 미어터지는 사람들 사이에 껴서 집으로 왔다.



[공연을 본 후]

음..

이번 토크콘서트는 개인적으로 좋았던 점도 있었지만 좀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요즘 돌직구 돌직구 이야기 많던데.. 염따와 팔로알토가 던지는 질문들이 돌직구가 아닌.. 변화구 또는 빈볼(고의사구) 정도라고 해야 할까? 그냥 웹진을 통해서 만나는 일반적인 서면 인터뷰와 다를 게 없었다. 힙합에 관심이 적은 내 친구조차 바스코의 토크콘서트를 간다는 이야기에 불미스러운 사건에 대한 이야기에 대해 궁금해 하며 질문을 하던데.. 그런 부분은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물론 당사자에게는 지극히 사적인 사건이고 다시 꺼내고 싶지 않은 이야기이기 때문에 말할 수 없었겠지만, 사실 난 소문만 들었을 뿐 명확히 어떠한 일이 있었는지 알지 못했다. 그리고 그 사건의 실체가 있다면.. 만약 그런 사건이 있었다면 그것과 관련된 바스코의 입장을 듣고 싶었다. 이런 것들에 대한 해소는 없이.. 이미 알고 있는 일반적이고 상투적인 이야기들이 많이 오갔던 것 같다. 물론 이런 일반적이고 상투적인 이야기들도 오가야 하는 게 정상이다. 처음 바스코를 보는 관객들도 있을 것이기 때문에. 하지만 그렇지 않은 관객들도 있다는 점.. 즉 매니아와 대중 사이에서 균형을 맞춰야 하는 건데.. 그게 쉽진 않겠지.

바스코의 신곡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지만 다른 곡들은 최근 발매된 앨범 수록곡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는 점. 난 사실 바스코가 음악적으로 가장 많이 타협했다고 하는 1집의 수록곡들을 듣고 싶었다. 1집 발매 당시 그의 공연을 본 건 아니지만 1집의 수록곡을 부르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나 또한 그 당시의 추억을 떠올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바스코의 인생전반을 아우르는 토크가 오고 간다면 그와 마찬가지로 그의 데뷔 당시의 음악도 함께 들려주면 참 좋았을 것 같다.

바스코와 인디펜던트 레코즈의 멤버들의 무대는 나쁘지 않았다. 근데 여전히 가사가 잘 안들린다. 내 귀가 병신인 건가? 비트 사운드가 너무 크다는 생각이 들었다. 목소리가 묻히는 것 같기도 하고.. 아마도 낯선 곡들이 많아서 그런 것이겠지? 엠씨 스나이퍼 때부터 그런 것 같다.

관객 구성과 관련된 이야기도 썰을 풀고 싶지만... 뭐..

진행자들의 입담은 여전했다. 염따와 팔로알토는 여전히 바스코와 함께 이야기를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폭소를 이끌어 냈다. 아마도 가장 많은 웃음을 지었던 것 같다. 예전에는 염따가 개드립을 위주로 토크를 이끌어 간다면 팔로알토는 음악적인 접근으로 토크를 이끌어 갔었는데 이번에는 염따가 단연 돋보였다. 이번 게스트인 바스코에 대해서는 팔로알토보다는 염따가 음악적, 인간적으로 이해도가 높아보였다. 팔로알토는 버겁게 대본을 소화하는 것 같았다. 팔로알토는 본인의 회사운영 및 다양한 공연 활동으로 요즘 한창 바쁘기 때문에 정신없겠지만 예전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게스트에 대한 사전 이해가 부족해 보이는 모습이었다.

힙합엘이 관계자분들은 출연진이 평소와 달리 다수 출연함을 고려하여 출연진의 입체적인 좌석배치로 출연진들을 두루 살펴볼 수 있도록 안정감 있는 게스트 좌석배치를 하였고, 노래 공연 후 빈틈이 생길 때마다 부지런히 무대를 재배치하면서 운영의 원활함을 도모하였다. 늘 최적의 공연 감상을 위해서 불철주야 힘써주셔서 감사. 또한 바스코와 관련된 이미지를 출력하는 등 흥미로운 요소들을 다수 포진시켰다. 아, 섹시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사진 촬영을 하시던 여성 관계자분의 모습은 아직도 내 눈에 아른~♥



음.. 좀 뒷북 후기라서 민망한데, 공연은 공연 그대로를 즐겨야 하는데 이렇게 포스팅을 염두에 두고 공연을 곱씹어 보면 잡다한 생각들이 머리에 맴돌아서 큰일이다. 아마도 힙합엘이 토크콘서트에 거는 기대가 크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사실 공연을 보고 나왔을 때 당시에는 그동안 받았던 스트레스는 생각도 나질 않고 홀가분한 기분이었거든. 이번 공연 역시 즐거움을 만끽했고 엄청난 에너지를 받았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웠다고 생각한다.

올해 한 차례의 공연이 더 남았다는 이야기를 힙합엘이 트위터(@hiphople)를 통해서 접했다. 부디 내 개인 일정과 부딪히지 않길 바란다. 힙합엘이 공연관계자는 실컷 공연을 보고 와서 이렇게 아쉬운 소리나 하는 나를 원치 않겠지만, 난 힙합엘이 토크콘서트를 너무나 원하고.. 그 즐거움과 에너지를 받으러 또 갈 것이니까.




덧글

  • 601n829 2012/10/29 22:30 # 답글

    대한민국힙합을 사랑하시는 슈3花님~

    남기신 덧글로 검색한 후 여기로 오니 관련포스팅이~

    덧글 하나에도 힙합뮤지션을 사랑하는 마음이~

    아, 저의 착각은 아니겠지요?;;;
  • 슈3花 2012/10/30 10:34 #

    601n829 // 마침 이 포스팅을 하고 난 후였기 때문에 그 구절이 생각났었어요ㅎ 힙합 좋..좋.. 아니 사랑합니다!
  • Doctor 2012/10/29 22:54 # 답글

    슈사마님은 힙합원러브에 간지쩌는 필력이 있으시니
    그냥 즐기시고, 즐긴만큼 적어주셔도 좋을 듯 ㅋㅋㅋ

    아 그보다 바스코횽 ㅠ_ㅠ 형수님 예쁘시던데 참 복받은 양반입니다 ㅠㅠ
  • 슈3花 2012/10/30 10:35 #

    Doctor // 앞으로는 그래야겠어요ㅎ 주절주절 말만 많았네욤ㅠ

    모델 출신이라고 하더군요. 내조도 잘하는 것 같던데.. 부러우면 지는 겁니다 ㅠ

    -패배자 올림-
  • 보트를레 2012/10/30 02:23 # 답글

    아 바스코가 유희열의 스케치북으로 처음 공중파탔던건 생방으로 봤었어요!! ㅋㅋㅋ
    저는 바스코를 Watch Yo' Back으로 접했기땜에 (아 순수할때의 충격이란!?) 이미지가 안 좋았었는데
    3집 들어보면서 차차 좋아졌던..목소리가 천상 랩할 목소리같아요 ㅋㅋ

    꿈은..원하시는데로 잘 꾸신 듯 하셔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슈3花 2012/10/30 10:38 #

    보트를레 // 저는 본방사수는 못하고 힙플 게시판에 시끌시끌하는 것만 봤었거든요. '큰 실수는 아니겠지'라고 생각하고 패스했었는데 이번에 제대로 봤네요. 한 번도 아니고.. 정말 아찔하겠더라고요.

    바스코의 목소리는 저도 참 좋아합니다. 예전에 포스팅에서도 닮고 싶은 목소리에 바스코 이야기를 했던 것 같네요 ^^

    꿈은.. 이루어져야 할텐데.. ㅠ
  • Vm- 2012/10/30 05:20 # 답글

    일단,
    토템은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우리한테 그런 일은 있을 수 없어요..!! ? ㅎㅎ

    염따가 "왜 그렇게 욕을 하시나요?" 라는 질문도 있었길 바랍니다.

    투탁과 투에이치는 나름 그바닥에서 유명합니다.
    옵티머스.. 그거 또 하던가요? ㅎㅎ.

    다음 토크콘서트는... 데프콘이나 UMC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 슈3花 2012/10/30 10:43 #

    Vm- // 역시나 예리하시군요.

    염따는 오히려 '시원하게 욕 한 번 해봐라'라는 식으로 진행을 하더군요. 어머니와 함께 공연장을 방문한 관객이 있어서 바스코가 차마 욕을 하진 않더군요.

    우왕ㅋ옵티머스 ㅋㅋ 거기서도 빵 터졌는뎁ㅋㅋ 아, 비트박스계의 어르신인 Vm-님께서는 포스팅을 작성하면서 투에이치와 투탁에 대해서는 이미 알고 계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긴 했습니다.

    다음 게스트가 누가 될른지.. 궁금하네요. 데프콘도 좋긴 한데.. 저는 더블케이나 일리네어 레코즈 였으면 좋겠네요ㅎ 유엠씨유위는 개인적으로는 원츄하는 1순위이지만 요즘 음악 활동이 없어서 ㅠ
  • 귀차니 2012/11/01 13:10 # 삭제 답글

    꿈 ㅋㅋㅋㅋㅋㅋㅋ
  • 슈3花 2012/11/05 17:47 #

    귀차니 // ㅠㅠ 꿈 ㅠㅠ
  • basick go 2012/11/14 17:55 # 삭제 답글

    바스코 형님도 이제 결혼도 하셨고,
    이제 제대로된 힙합을 보여주실때가 된거같네요..
    뭐 크림팝업티비에서 욕을 너무많이하셔서
    않좋게 보기도 했는데 이제는 간지나 지기겟다운같은
    노래 안부른다니깐 믿어봐야죠.
    이제
  • 슈3花 2012/11/19 16:31 #

    basick go // 1집 이후의 행보는 제대로된 힙합이었던 것 같네요. 하고 싶은 말 시원하게 다 했으니까요 ㅎ 다음 음반 기다리고 있습니다 ㅎ
  • 2012/11/19 01:42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2/11/19 16:33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Ceedo 2012/11/21 06:21 # 삭제 답글

    이노베이터군은 해외에 자주 오락가락(?)하는 편인걸로 알고있습니다.
    뭔가 LOL쪽의 로코도코와 비슷한 느낌의 토크가 종종 나오죠..;
  • 슈3花 2012/11/22 11:02 #

    Ceedo // 그렇군요. 말투가 어눌하고 횡설수설하는 것 같아서 오해가 있었네요. 하지만 목소리와 노래할 때의 목소리가 같아야 한다던 JYP가 원하는 아티스트는 아닌 것 같네요. 말투와는 달리 래핑은 강하고 명확했거든요ㅎ
  • 2013/04/23 16:47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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