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리케이(Jerry.K)의 [True Self] 발매기념 쇼케이스를 다녀와서 음악


이번 주말에는 어떤 힙합 공연을 가야 하나

힙합엘이(HipHopLE.com) 토크콘서트와 제리케이(Jerry.K)의 [True Self] 발매기념 쇼케이스 중 어느 공연을 갈까 고민을 하던 나. 결국에는 제리케이 쇼케이스를 선택했다. 어느 것 하나 포기할 수는 없었는데.. 힙합엘이 토크콘서트 게스트가 제이통(J Tong)이었다는 게 공연 선택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제리케이의 쇼케이스는 11월 25일인 일요일에 개최되었다. 사실 난 일요일에 아무것도 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다음날이 월요일이니 에너지를 좀 충전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기 때문에 외출을 꺼리는 것이다. 하지만 앞서 포스팅한 여러가지 이유 때문에 공연을 가기로 했다. 주말 약속을 다 깨고 금요일부터 일요일 공연 전까지 집 밖에 한 발자국도 나가지 않았다.



[공연 당일]

드디어 공연 당일. 이것저것 웹서핑을 하다가 새벽까지 잠을 설쳤기 때문에 좀 늦게 기상하였다. 밍기적 밍기적. 이불 속을 나가기가 싫다. 하지만 없는 형편에 애써 예매한 공연을 안볼 수는 없잖아! 힘들게 몸을 일으켰다. 밥을 먹으려다가 불닭볶음면을 먹기로 결심했다. 빈속에 불닭볶음면이라.. 속에 부담을 줄 것이 분명했지만 뱃속의 거지가 매콤함에 빠지고 싶다는 신호를 주었기에 조금의 망설임도 없었다. 먹으면서 땀을 쪽 빼고 샤워를 하고 외출 준비를 하였다.

집 밖을 나왔다. 바람이 차다. 주말 내내 방에서 빈둥거리다가 바깥을 나오니 뭔가 상쾌함같은 게 느껴졌다. 공연장까지의 교통편을 미리 알아놨기 때문에 바로 버스정류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합정역이 나의 목적지



날 공연장까지 배달할 271번을 기다리며 스마트폰으로 제리케이의 오늘 공연 세트리스트를 재생시켰다. 새로 설치한 음악 플레이어 어플은 가사를 제공해주니 참 좋다.

음.. 할 말은 많지만 버스에서 예쁜 여성을 보고 설렜다는 것을 빼고는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합정역에 도착. Daum 지도 앱을 참고하여 공연장인 롤링홀까지 무사히 도착했다. 이동하던 중에도 느낀 많은 것들이 있지만 예쁜 여성을 보고 설렜다는 것을 빼고는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공연장 도착]

롤링홀 앞에는 공연관계자분들이 티켓 발권을 도와주고 계셨다. 티켓 발권하는 곳에서는 CD를 진열해놓고 저렴하게 CD도 판매하고 있었다. 이미 다 가지고 있는 CD였기 때문에 더 구매하진 않았다.


롤링홀 전경 및 발권 가판



줄을 서 있다가 발권을 도와주시는 여성 분에게 신분증을 보여주며 자기 소개를 하였다. 오랜만에 자기 소개를 하는 거라서 좀 부끄러웠다. 나의 자기가 되어달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경찰에 신고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얌전히 티켓만 부여 받았다.


앞면은 입장번호 뒷면은 반짝거울



입장번호를 받고 나니 공연 입장 전까지는 약 20분 정도 남았다. 롤링홀 옆에 붙어 있는 편의점의 파라솔 의자에 자리를 잡고 음악을 들으면서 공연 입장까지 기다렸다. 잠시 후 입장번호대로 줄을 세우기 시작했다. 음.. 줄을 세운다.. 세운다.. 세운다는 말은 참 여러가지 의미가 있다. 암튼 난 입장번호가 좀 느린 편이라서 뒷줄에 해당이 되었다. 관객들의 남녀구성은 남자 51%, 여자 49% 정도인 것으로 보였다. 역시 내가 가는 곳은 다 이지경 ㅠ

내 앞에는 중고딩으로 보이는 꼬꼬마 여자애들이 카톡 및 페북을 넘나들며 SNS를 이용 중이었고 내 뒤에는 대딩으로 보이는 남자무리들이 '혼자 공연 오기'에 대한 내용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혼자 공연을 온 나로서는 조금 민망한 내용이었는데 눈 마주치면 다구리 맞을까봐 전혀 안들리는 척하고 있었다.


대기 중인 관객들




[공연장 입장]

공연장 앞에서는 입장번호 확인과 동시에 '클라소 비타민 워터'를 제공해주고 있었다. 하나 받아들고 드디어 공연장 안으로 입장. 꽤 넓다. 라이브하우스 Geek 보다 약 1.5~2배 정도 넓은 것 같다.


공연장 무대



비트가 쿵쿵거리고 있었는데 디제이 웨건(DJ Wegun)이 디제잉을 하고 있었다. 시큰거렸던 슬관절과 요추 흉추 경추가 언제 그랬냐는 듯이 리듬을 타기 시작했다. 그렇게 디제이 웨건의 디제잉을 즐기면서 공연 시작을 기다렸다..라기 보다는 디제이 웨건이 이미 공연을 시작하고 있는 상태였다는 게 맞겠다.


공연장을 비트로 가득 채우고 있는 디제이 웨건의 디제잉



여기서 잠깐 '클라소 비타민 워터'를 이야기 하자면.. 참 깔끔한 맛이 좋은 것 같다. 특히 언더그라운드 힙합 공연을 감상할 때가 최적이다. 언더그라운드 힙합 공연의 특성상 떼창을 하고 래퍼와 함께 객석에서 붕붕 뛸 경우가 많은데 땀을 쪽 빼고 목이 칼칼한 상태에서 '클라소 비타민 워터'를 먹으면 갈증해소와 함께 심적으로도 에너지가 채워지는 기분이 드는 것이.. 참 좋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 언더그라운드 힙합 공연이 있을 경우에 '클라소 비타민 워터'를 사 먹을 예정이다. (나 코카콜라 관계자 아님)


공연과 함께 제공된 클라소 비타민 워터




[게스트 무대]

디제이 웨건의 디제잉에 이어 래퍼인 앤덥(Andup)이 등장했다. 앤덥은 꽤 어린 나이에 씬에 데뷔하여 나름의 커리어를 잘 쌓아가고 있는 래퍼이다. 실제로는 처음봤다. 잘생겼다. 주석(Jooscu)과 손호영(of god)을 합쳐놓은 외모였다. 후끈한 래핑게 이어 말랑한 노래도 함께 불러주었다. 난 그의 음반을 구매한 적이 없기 때문에 무슨 곡인지는 잘 모르겠다. 신나서 따라부르긴 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잘 기억이 안난다. 무대에서 자신있게 랩을 하는 모습이 당당해보였고 무대매너도 훌륭했다.


게스트 앤덥의 무대



앤덥이 들어간 이후 에보니힐(Ebonyhill)이라는 밴드가 등장했다. 사실 이름은 들어 봤는데 잘 몰랐던 밴드. 밴드의 구성은 보컬 2명, 건반, 드럼, 베이스, 기타로 구성되어 있다. 포털사이트의 그들을 검색해보니 멤버가 3명(보컬 2명, 드럼 1명)이라고 되어 있는데.. 자세한 그들의 속사정은 잘 모르겠음ㅠ 암튼 그들은 등장하면서 '난 남자가 있는데'를 불러주었는데.. 듣다가 미치는 줄 알았다. 보컬하시는 여성분 너무 매력적이다. 남자가 있다고요? 어떡하긴 뭘 어떡하나요. 개의치 않으니 저에게 오시면 됩니다.

이어서 다른 노래를 들려주었는데 치킨, 맥주가 후렴으로 나오는 그 노래도 좋았고.. 에보니힐 스스로를 증명하는 곡도 불렀었는데.. 지금은 잘 기억이 잘 안난다. 밴드의 경우 보컬에 시선이 집중되기 마련인데 밴드간 호흡이 좋아서 그런지 밴드 멤버들 모두에게 시선이 향했다. 에보니힐은 훌륭한 연주와 보컬로 무대를 풍성하게 채워주었다. 새 음반이 나오면 아마도 지르게 되지 않을까 싶다. 근데 발매 소식을 어디서 접한담?


에보니힐의 무대




[1부 무대]

에보니힐의 무대 이후 보컬분들만 빠지고 악기 연주자 분들은 자리를 지켰다. 에보니힐의 악기 연주자 분들은 이후에도 대부분의 곡을 연주하며 생생한 라이브 무대를 빛내주었다. 이후 디제이 웨건의 플레이와 함께 제리케이가 등장하였다. 이번에 발매한 [True Self]의 첫번째 트랙인 'Nobody But Me'와 함께. 비장한 비트와 랩으로 찾아온 관객들에게 공연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관객들은 제리케이의 등장에 일제히 환호를 하며 손을 위로 들어 그를 맞이하였다. 이어서 그의 믹스테잎에 수록된 곡인 '나란 남자'를 열창하며 무대를 종횡무진 하였다.


무대에 등장한 오늘의 주인공 제리케이




그대들 왔능가?




아줌마 여기요~




포풍래핑ㄱㄱㄱㄱ



후끈해진 무대가 끝나고 제리케이의 간략한 인사말이 이어졌다. 사실 제리케이의 공연이 벌어진 날에는 다른 큰 공연들이 2개나 벌어지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의 공연을 보러 와준 관객들에게 고맙다는 내용. 그렇다. 팬들이 있어야 가수도 있는 거 아니겠는가? 그런 본질적인 것에 대해 이해하고 또 고마워할 줄 아는 래퍼라니. 또 그 이야기를 직접 듣는다.. 좋은 기분이었다.


오늘 내 공연 와준 님들이 짱드셈



이어진 곡은 'Childish Ego'였다. 실제로 음반에 피처링한 소울원(SoulOne)이 함께 무대를 채워주었다. 훅을 따라부르는데 제리케이의 래핑을 외치다가도 소울원의 멜로디도 따라 부르면서 아주 정신없이 무대를 즐길 수 있었다. 소울원의 보컬은 무대에 흥분한 나머지 내달리는 않고 원곡에 충실하게 딱 적당했던 것 같다. 애드립 부분에서는 애드립대로 제대로 뽑아줬고. 그리고 이어진 [연애담]에 수록된 '퀴즈쇼'를 불러주었다. 격앙된 분위기에서 한박자 쉬고 가는 곡이었다. 제리케이의 담백한 래핑과 소울원의 그루브한 보컬에 몸을 맡긴 채 노래를 흥얼거리며 즐겼다.


소울원과의 무대



다음 곡은 제리케이의 [True Self] 음반의 타이틀 곡인 'Dreamer'였다. 처음에 얼마전에 내한한 에미넴(Eminem)의 'Lose yourself'에 래핑을 내뱉다가.. 갑자기 반전을 가하면서 'Dreamer'의 하드코어 버전이 이어졌다. 예상치 못한 전개와 편곡에 흥분해서 원곡이 'Dreamer'가 맞는지도 헷갈릴 정도였다. 에보니힐의 남자 보컬이 다시 등장해서 원곡에 참여한 어반자카파(Urban Zakapa)의 박용인의 피처링을 메웠다. 원곡은 덤덤하게 꿈과 현실에 대해서 고찰하는 분위기의 곡이었다면 공연에서 보여준 곡의 분위기는 꿈과 현실에 대하여 거칠게 일갈하는.. 아주 훌륭한 편곡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리케이 솔플 중




에보니힐의 보컬 장원기의 합세



1부 마지막을 알리며 'Dust 2 Dust'의 곡이 이어졌다. 그런데.. 이 무대는 나에게 함박웃음을 짓게 하였다. 'Dust 2 Dust' 무대는 소울컴퍼니(SoulCompany) 그리고 그 안의 제리케이를 기억하고 또 존중하는 팬들을 위한 무대였다. 'Dust 2 Dust'는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곡이므로 기대하고 있다가.. 뜻밖의 선물에 그냥 벙쪄서 제리케이의 선물을 벅찬 마음으로 멍하니 받아 드릴 수 밖에 없었다. 'Dust 2 Dust'의 첫 번째 verse를 부르다가 "The Bangerz를 받아 들고 기뻐했던 저녁"이라는 가사에서 갑자기 노래가 뚝 끊어진다. 그리고 나서 소울컴퍼니 당시 불렀던 자신의 verse를 메들리로 불러주는 센스! '아에이오우어'를 비롯하여 소울컴퍼니와 소울컴퍼니의 제리케이를 회상할 수 있는 래핑이 이어졌다. 또 무슨 곡 불렀더라.. 기억이 가물가물.. 한 4~5개의 verse를 원곡의 비트에 맞춰서 불러줬다.


추억돋는 1부 마지막 무대



제리케이의 소울컴퍼니시절의 래핑을 감상하며 추억에 젖어 있는데 갑자기 무대에 누군가가 등장한다. 바로 제리케이와 로퀜스(Loquence)라는 팀으로 함께 활동을 하였던 메익센스(Makesense). 전혀 예상치 못했던 게스트라서 깜짝 놀랐다. 그들의 히트넘버인 '그것은 집착 혹은 환상'을 오랜만이라는 게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하게 불러냈다. 로퀜스의 재현이었다.


깜짝돋는 메익센스와의 무대



관객을 깜짝 놀래키며 풍성한 선물을 제공한 미친듯한 기획을 해준 제리케이에게 당장 달려가 고맙다며 그의 주머니에 오천 원(당시 내가 가진 현금의 전부)이라도 넣어주고 싶을 지경이었다.



[게스트 무대]

그렇게 1부가 끝났다. 조금 숨을 고르려는 찰나, 관객을 다시 끌어 오르게 만드는 더콰이엇(The Quiett)과 도끼(Dok2)의 등장. 현재 한국힙합씬에서 가장 뜨거운 두 명의 래퍼. 일리네어 레코즈(illionaire records)의 대표인 그 둘의 등장으로 무대는 다시 불붙기 시작했다. 총 3곡 정도를 불렀는데 기억이 가물 가물.. 다음에는 적어가면서 공연을 봐야 하나..ㅠ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억나는 건 더콰이엇의 [Stormy Friday] 음반에 수록된 'Came from the bottom'. 역시 구매한 음반의 노래들은 잘 기억남ㅋ 그 둘은 확실히 무대에서 죽고 사는 래퍼들이라서 그런지 무대 매너와 래핑은 여유와 노련함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스타일도 멋졌고.


게스트 더콰이엇과 도끼의 무대



다음 등장할 게스트는 팔로알토(Paloalto)와 이보(Evo)였다. 하지만 예상 외의 인물이 등장. 바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개성있고 섹시한 보컬로 주목 받고 있는 자이언티(Zion.T). 관객들은 엄청난 환호로 자이언티를 환영해주었다. 자이언티는 공연 후반부에 나오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예상보다 빨리 나와서 의외였다. 그는 자연스럽게 자신의 첫번째 싱글인 'Click Me'를 부르며 무대를 열었고 '만나'와 '씨스루'를 이어 불러줬다. 능글맞은 듯한 자이언티의 무대에 관객들은 모두 몰입한 상태로 신나게 함께 노래를 따라 부르는 광경이 연출되었다. 내가 알기로는 [True Self]에서 제리케이와 함께한 곡인 'You're not a lady' 한 곡 정도만 불러주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뜻밖의 선물이었다. 이유를 알아보니 다음 게스트였던 팔로알토와 이보가 지각하는 바람에 많은 곡을 부르게 되었다고. 고마워요, 팔로알토와 이보의 지각.


게스트 자이언티의 무대



이어서 제리케이가 다시 등장해서 원래 함께 할 예정이었던 곡인 'You're not a lady'를 불러주었다. 제리케이의 관객을 다독이는 듯한 래핑과 자이언티의 매력적인 목소리가 함께 어우러지며 공연장은 어느새 따뜻한 분위기로 훈훈해졌다. 스네어 소리에 맞춰 나와 관객들은 어깨를 들썩이며 무대를 즐겼다.


자이언티와 제리케이



제리케이와 자이언티가 'You're not a lady'를 마치고 다시 무대 뒤로 사라졌다. 아직 팔로알토와 이보는 도착하지 않은 것 같았다. 공연이 매끄럽게 진행되지 않고 붕 뜨려는 상황.. 그 때 얌전한 고양이 같던 디제이 웨건이 비트를 틀며 디제잉을 시작하는 게 아닌가? 공연의 조명관계자도 디제이 웨건에게 단독조명을 내려주며 그에게 집중하게끔 만들어 주었고, 관객들은 힙합클럽에 온 것처럼 리듬을 타다가 현란한 디제잉 스킬이 발동되면 손을 머리 위로 들어 함성과 함께 디제이 웨건에게 호응을 하였다.


지각중인 팔로알토의 등장을 염원하는 디제이 웨건의 디제잉



드디어 지각쟁이 팔로알토의 등장. 그리고 바로 이보도 팔로알토의 무대에 함께 오르며 지각에 대한 보상을 하려는 듯이 그 둘은 최선을 다해 열창을 해주었다. 팔로알토&이보의 음반인 [Behide The Secenes]의 수록곡인 '깃털', 'Seoul', 'Do it like Us', 'Crashout'과 팔로알토의 믹스테잎인 [전야제]의 '참견말어'등을 불러주었다. 역시나 베스트는 'Do it Like Us'. 이 곡은 언제 어디서 어떻게 들어도 너무 좋다. 예전에 힙합엘이 토크콘서트에서도 보여준 적이 있었는데 그때도 흥하더니 이번에도 역시 흥한다. 명곡은 어딜가나 통하는 법. 다소 조급하게 진행하는 경향이 없진 않았지만 부족함 없는 무대였다. 팔로알토가 대표로 있고 그들이 속해 있는 하이라이트 레코즈(Hi-Lite records)의 공연 또한 엄청나게 에너지가 넘치고 유익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게스트 팔로알토와 이보의 무대




[2부 무대]

팔로알토와 이보가 무대에서 내려간 후 [True Self] 쇼케이스의 2부 무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에보니힐의 연주자가 다시 들어와 무대를 세팅했고.. 바로 'Who Killed'Em'이 이어졌다. 다소 무거운 주제의 곡만큼 강렬한 록 사운드와 함께 무대가 채워졌다. 극초반에 제리케이의 가사 실수가 약간 있었다는 것이 옥의 티.


폭발직전



이어서 참으로 현실적인 곡인 '월요병'을 불러주었다. 무대 중간에는 에보니힐의 여성보컬이 재등장하였는데.. 또 보니 어찌나 반가운지.. 난 어쩔 수 없는 수컷인가봐.


'월요병'을 열창 중인 에보니힐의 김혜빈과 제리케이



그리고 훅을 신나게 외치며 분위기를 끓어올릴 수 있는 'Everybody Is a Star'와 '다 내꺼(The Winner)'를 이어 불러주었다. 현실을 직시하게끔 '월요병'을 앞에서 깔아주고 간단한 코멘트 이후에 희망과 자신감을 갖게 해주는 곡을 배치한 건 좋은 선택이었다고 본다. 바운스 넘치는 비트와 함께 쏟아지는 제리케이의 래핑에 마치 관객들은 블랙홀처럼 빨려 들어가듯 손을 들고 제리케이의 무대에 동참하고 있었다.


나 랩 중이니 말 걸지 마셈



이번 [True Self]에서 'Everbody Is a Star'를 상당히 좋아하는데 무대에서도 마찬가지로 케켈운동처럼 조였다가 풀어주는 비트와 래핑으로 내 항문을 쫄깃하게 만들어주었다. '다 내꺼'도 마찬가지로 '목'만이 아닌 '등' 전체로 리듬을 탈 수 있게끔 몰입이 넘치는 파워풀한 무대를 만들어주었다. 이 두 곡을 부를 때가 난 가장 좋았다. 세트리스트를 보면서 가장 기대되었던 부분이라서 훅을 다 외워놨었거든ㅋㅋ 역시 랩 공연은 래퍼를 따라서 더블링을 치고 훅을 신나게 따라부르고 그래야지 신난다.


힘든 무대를 마친 이후에는 목을 축이는 게 진리



제리케이의 솔로 무대 이후에 제리케이는 테이크원(TakeOne)과 어글리덕(Ugly Duck)을 소환하였다. '증명'을 부르기 위한 무대. 강렬한 사운드와 함께 시작된 슬래쉬한 느낌의 무대. 어글리덕의 라이브 실력이 상당했다. 미처 몰라봐서 죄송. 어글리덕의 쏟아붓는 래핑 이후에 테이크원의 래핑이 이어지는 부분에서는 다들 손을 머리 위로 들고 흔들 흔들.. 훅을 따라 부르면서 3명의 무대를 온몸으로 즐겼다. 관객들 모두 으샤으샤 분위기ㅋ


자신들을 증명하고 있는 제리케이, 어글리덕, 테이크원



그리고 2부 마지막 곡인 제리케이의 'Fight Music'가 이어졌다. 관객들은 불끈 쥔 주먹을 하늘 위로 들고 '오! 오! 오!' 외치면서 슈퍼맨이라도 된 것 처럼 2부 마지막 무대를 함께 했다. "Fight for your life". 쇼케이스의 주제를 관통하는 좋은 선곡이었다.


2부 마지막 곡을 부르기 전 관객들과의 대화 중인 제리케이




그리고 2부 공연 끝까지 수고해주신 에모니힐 연주자분들 진짜 최고였음




[앙코르 무대]

무대는 끝났지만 관객들은 앙코르 공연이 있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지. '앙코르! 앙코르! 앙코르! 앙코르! 앙코르!' 관객들은 제리케이를 다시 부르기 시작했다. 난 거의 200번은 외친 것 같네.. 목 아파 죽겠구먼.. 빨리 좀 나오지ㅠ 암튼 관객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힘입어 제리케이의 재등장.


'사직서'를 부르며 앙코르에 응하는 제리케이



제리케이는 앙코르 무대의 첫 곡으로 '사직서'를 가지고 나왔다. 엉엉 날 가져ㅠ 거의 모든 가사를 함께 부르며 그의 앙코르 무대를 목놓아 반겼다. 진짜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하는 곡인데.. 이렇게 '사직서'를 내 앞에서 불러주다니ㅠ 선곡의 사유를 추측컨데 자신의 행보에 대한 의지를 확고히 보여주기 위함이 아니었나 싶다. '사직서'를 통하여 진짜 제리케이([True Self])를 찾은 것이니까. (하지만 난 나의 개인적인 부탁을 들어준 것 같아서 제리케이에게 너무나 고마웠다ㅠ 진짜 졸라 감동이었음)

이후에 제리케이는 함께 공연을 도와준 게스트들을 불러내어 간략한 대화와 게스트의 무대를 보이며 신나게 무대를 채워주었다. 앤덥이 재등장 했는데.. 아마도 [우성인자2]에 수록된 'Forest music'을 짧게 불러줬던 것 같은데.. 정확히 기억은 안난다.


재등장한 앤덥과의 콜라보



앤덥의 공연 후 어글리덕과 테이크원이 무대에 올라서 자신들의 곡을 들려주었다. 기억나는 곡은 테이크원의 믹스테잎에 수록된 곡이었던 'The Tae Kwen'.


다시 무대에 오른 어글리덕과 테이크원



무대가 좀 진정이 됐을 때 제리케이가 아직 안나온 게스트가 있다면서 소개를 해줬는데.. 바로 딥플로우(Deepflow). '이 구역에 미친놈은 나야'의 인트로가 나올 때 부터 관객들이 눈치를 채고 흥분하기 시작했고 그 흥분에 절대 부응하며 빡빡머리의 딥플로우가 등장했다. 딥플로우 진심 미친 것 같다. 그냥 쩐다. 말로 형용할 수 없을만큼 멋진 래핑과 무대를 보여줬다. 왜 딥플로우가 홍대 클럽의 호스트 엠씨였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무대였다. 진짜 숨쉬듯 랩을 하는 딥플로우를 보고 있자니 그렇게 험상궂게 생겼는데 여자들이 왜 좋아하는지 알 것 같았다. 이 한 번의 무대로 오는 12월 16일에 있을 딥플로우의 Heavy Deep 공연을 예매하고픈 생각이 들었다.


이 구역에 미친래퍼는 나야



이어서 긱스(Geeks)의 릴보이(Lil Boi), 깐모, 지코(Zico of Block B)가 무대에 올라서 앙코르 공연을 채워주었다. 아직 오기로 한 게스트가 도착을 안해서 그런지 게스트들이 시간을 좀 벌어주고 있었는데.. 무대는 앞서 언급한 뮤지션들이 모두 자리를 채우는 바람에 어수선하긴 했지만 앙코르 무대인 만큼 충분히 흥미롭고 자유로웠다.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다양한 래퍼들의 무대를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노랑머리 릴보이




후드티 깐모




블락비 지코



이어서 잠시 다른 공연에 갔었던 더콰이엇과 도끼가 도착하자, 이 공연의 피날레 곡인 'We All Made Us'를 불러줬다. 무대의 종반임을 눈치를 챘기에 관객들은 거의 반 미친 것처럼 불꽃을 터트렸다. "We do it for ourselves!! 한!국!힙!합! we made us~"를 외치며 끝까지 달렸다. 팔로알토가 원래 첫 verse를 시작하는데 팔로알토는 토크콘서트 때문에 참석하지 못한 것 같다. 암튼 더콰이엇, 딥플로우, 도끼의 래핑 이후 제리케이가 마지막으로 래핑을 하면서 곡을 끝맺었고.. 그렇게 앙코르 공연이 끝났다.


We All Made Us




[공연이 끝난 후]

공연장의 관객석에 조명이 들어오자 관객들은 무대가 완전히 끝났음을 자각하고 출구로 발걸음을 돌렸다. 생각보다 꽤 많은 사람들이 객석을 채우고 있었기에 나가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나가면서 보니 객석 좌측에는 캐비넷같은 것도 설치되어 있더라. 입장시에는 못보고 있다가 뒤늦게 확인했다.


공연이 끝난 무대



공연을 마치고 나오니 바깥에는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다. 다들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이야기를 나누고 있거나 어디론가 향하고 있더라.


공연이 끝난 후 롤링홀 전경



시계를 보니 저녁 8시 45분. 배가 고팠다. '삽겹살에 소주 한 잔 마시면서 그 날의 공연에 대해서 썰을 풀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참 좋을텐데'라는 생각이 들자 또 다시 밀려오는 쓸쓸함. 하지만 난 그럴 수 없음을 알기에 어쩔 수 없는 아쉬움을 뒤로 하고 발걸음을 버스 정류장으로 돌렸다. 버스타고 오는데 빈좌석이 있어서 앉아 왔다. 그것이 공연을 감상하고 오면서 느낀 유일한 기쁨이었다ㅠ


집에 오는 길은 때론 너무 길어




[전체 감상]

공연을 보면서 느낀 점은 우선 기획이 좋았다는 것. 제리케이에게 완전 낚였다. 공연 전에 미리 세트리스트를 공개했길래 관객의 공연감상을 위한 편의제공 수단 정도로 예상을 했으나.. 뜻밖의 선물을 제공해주니 기쁨 두 배, 재미 두 배였다. 제리케이의 과거와 현재를 공감하기에 충분한 무대였다. 물론 [True Self] 발매기념 쇼케이스라는 본질에 맞게끔 음반의 주제에 걸맞는 선곡이 무대를 채웠던 것도 좋았다.

제리케이의 래핑과 무대 퍼포먼스는 말로 더 설명할 필요도 없이 훌륭했다. 가사에 집중할 수 있을 때는 집중할 수 있게 읊조리다가도 관객과 함께 끓어오르고 싶으면 절제는 하되 격앙된 톤으로 래핑을 내뱉었고, 퍼포먼스도 프로답게 지나친 구석이 없어서 부담없이 감상할 수 있었다. 게다가 에보니힐의 라이브 연주와 함께 무대가 진행되었기 때문에 음향적으로 풍성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귀가 호강하는 느낌이었다.

편곡에도 신경을 많이 써서 그런지 원곡과 다른 느낌의 곡을 접할 수 있었다는 것도 공연을 찾은 사람들에게는 큰 수확이었다. 게스트의 무대들도 좋았다. 자신의 콘서트 무대인 것처럼 열정적으로 임해줘서 보는 사람도 함께 즐길 수 있었다.

아쉬웠던 점은 게스트들의 겹치기 출연으로 공연이 좀 붕 떴던 점. 다른 게스트들이 빈 공간을 잘 채워주었기 때문에 큰 무리는 없었지만 원래 예정과는 달리 공연이 진행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괜히 보는 사람도 불안하긴 했다. 무사히 잘 마무리가 되긴 했지만.

그리고 음향이 너무 컸다. 내 귀가 병신인가.. 예전부터 자꾸 음향가지고 지랄하는 것 같은데.. MR의 소리가 너무 크다 보니 귀가 아플 지경이었다. 물론 소리가 컸던만큼 베이스가 심장을 둥둥 울리는 게 좋긴 했는데.. 내가 공연을 자주 안다녀서 그런가? 암튼 소리가 너무 컸다.

아, 그리고 롤링홀 관계자에게 한마디 하고 싶은데.. 에어콘이 있는데 왜 이걸 1부 끝나고 게스트타임에야 틀어주는 거냐. 더워 죽을 뻔 했잖아ㅠ 하도 빡쳐서 에어콘이 가동될 때 카메라로 촬영까지 했음.


에어콘 좀 일찍 작동하면 안되겠니



[추신]

내 앞에서 열심히 공연을 보던 꼬꼬마 아가씨 세 명. 실시간으로 사진찍고 전송하고 그러면서 아주 즐겁게 공연을 감상하더구나. 파릇파릇한 새싹들처럼 힘도 좋아서 푸쳐핸접도 잘하고.. 아저씨는 푸쳐핸접하다가 2분 지나면 힘들어서 손 내리고 그냥 들썩거리기만 했는데 너희들은 역시 젊은 것 같아. 열정적으로 무대를 즐기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어.

아, 그리고 너희 셋 중에서 가운데 있던 아가씨야.. 이 아저씨가 손 흔드는데 자꾸 머리 건드려서 미안해. 고의는 아니었어. 정확히 말하자면 내 손이 아니라 내 옷 소매가 널 조금 건드린 것 같아. 약간 의식하는 것 같던데.. 근데 사실 너가 머리 뒤로 묶었는데.. 제대로 안 묶여서 머리카락이 삐져 나오는 바람에 아저씨 얼굴에 머리카락이 자꾸 닿아서 아저씨도 공연보는데 아주 불편했단다. 그리고 짐을 바닥에 내려놓아서 아저씨가 밟을 까봐 얼마나 조심스러웠는지 아니? 나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하고 나름대로 너희 공연 보는데 불편 안주려고 노력했단다. 우리 서로 이해하고 넘어가자. 그래도 이 아저씨가 더 미안해.

그리고 내 옆에서 공연보던 대딩 아가씨. 제가 먼저 발을 밟은 건 아니지만.. 그래도 발 밟아서 죄송해요. 근데 그쪽도 저 밟았으니까 쌤쌤이에요. 사실 그쪽이 저 발 밟았을 때 '한 번만 더 발 밟으시면 데이트 신청할겁니다~'라는 고전 공익CF 드립을 치려고 했는데, 제 발을 밟은 이후 제 얼굴을 보고서는 나라를 잃은 듯한 표정을 지으셔서.. 제가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답니다.



암튼 이번 공연에 대한 최종감상 : 제리케이의 다음 단독공연은 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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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2012/11/27 17:39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2/11/27 17:53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레드피쉬 2012/11/28 20:31 # 답글

    애보니힐의 보컬 김혜빈양이 제일 기억에 남네요^^ 긴 리뷰 잘봤습니다ㅎㅎ 작성하느라 수고하신~

    제가 추천해드린 어둠속에 그녀와의 갇힐기회를 놓치셨군요;;;흠;;
  • 슈3花 2012/11/29 08:31 #

    레드피쉬 // 원피스에 검정스타킹이.. 하악하악.. 목소리도 매력적이더라고요.^^

    잡썰이 많은 리뷰였는데 잘 봐주셔서 고맙습니다ㅠ

    어둠 속에서 그녀와 갇히기 보다는 모텔 속에 갇히고 싶.. 흠..
  • 귀차니 2012/11/29 09:44 # 삭제 답글

    롤링홀 에어컨은 후..
  • 슈3花 2012/11/29 11:27 #

    귀차니 // 게다가 늦게 틀어줬어요ㅠ
  • 사람해요 2012/12/01 16:25 # 답글

    헐...넓게 보면, 합정동도 우리동네 ㅠ
  • 슈3花 2012/12/01 23:42 #

    사람해요 // 합정동.. 그 동네..예쁘신 분들이 많더군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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