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미더머니4 -2,3회- 시청 소감 음악


쇼미더머니4 2,3회를 시청했다. 쇼미더머니 423회 아니다. 신경 써달라.



[2회 감상]

2회에서는 1차 심사를 거쳐 목걸이를 받은 래퍼들의 본격적인 2차 심사가 이루어졌다.


피타입의 탈락. 그리고 우려.

가장 충격적이었던 건 피타입의 탈락. 한국말 라임의 장인이자, 한국힙합씬을 대표하는 뮤지션인 피타입. 그가 쇼미더머니에 나오면서 밝혔던 '시스템 안에서 시스템에 대해해서 비판하겠다'는 포부와는 달리 철저하게 프로그램이 만든 시스템에 갇혀 심사위원의 동의를 구하지 못한 채 탈락하고 말았다. 그것도 가사를 절면서.

피타입의 탈락은 개인적으로는 힙부심으로 쩔어있던 나에게는 굉장히 민망한 상황이 되고 말았다. 누군가에게 한국힙합을 소개할 때 가장 먼저 추천해주던 피타입의 음악. 하지만 피타입이 그동안 한국힙합에서 걸어왔던 길과는 무관하게 대중들은 쇼미더머니 속의 피타입만 기억할 뿐이라는 것. 그리고 쇼미더머니에서 보여준 그 모습 자체가 이미지화 되어 확산되고 있다는 것. '야, 피타입 졸라 잘한다며?'라고 말을 하는 사람들. 그들에게 나는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해야 하나. 쇼미더머니에서 보여준 모습이 전부는 아니다. 그는 한국힙합 태동기부터 한국적인 랩에 대해서 고민했고, 자국어를 파괴하지 않으면서 랩을 했고, 랩을 단순하고 무의미한 언어유희가 아닌 문학(시)적 영역으로 끌어올린 장본인이며.. 뭐 이런 말을 주절거려야 하나? 내가 이렇게 주절거리면 내 말을 듣던 양반은 '근데 라이브는 졸라 못하던데? 가사 절었잖아.'라며 시니컬하게 무시하겠지. 적으면서 생각을 해보니 그 사람은 '쇼미더머니=한국힙합'이라는 등식을 가지고 있는 양반일 확률이 높겠군.

분명한 건 한국힙합과 쇼미더머니를 등가에 놓는다는 건 말도 안되는 개소리라는 것.


아이돌 래퍼가 더 랩을 잘한다? ..... 왜죠?

타블로가 방송 중에 실력없는 아이돌을 비판하는 래퍼들에게 이런 까라로 이야기를 한다. '아이돌은 래퍼가 되기 위해서 나오고, 래퍼들은 아이돌이 되기 위해서 나온다', 그리고 '지원자들 중 아이돌 래퍼들의 실력이 다른 지원자들보다 출중하다'고.

래퍼라면 랩을 잘해야겠지. 그래, 아이돌 래퍼가 다른 래퍼보다 랩을 더 잘할 수도 있다. 근데, 왜 더 잘할 수 있을까? 단순하다. 기획사의 철저한 관리와 체계적인 시스템 속에서 제작된 상품이니까. 투입이 많이 된 상품인데 당연히 그 결과가 더 좋을 수 밖에. 그렇기 때문에 훌륭한 상품으로써 아이돌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지.

랩이라는 힙합의 중요한 구성 요소를 다루는 프로그램에서 단순히 랩의 기술적인 부분만 가지고 판단하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 특히 타블로가 저런 말을 뱉었다는 것에서. 그 이유를 생각해보면 쇼미더머니가 가진 프로그램의 한계 때문이라는 결론에 봉착하게 된다. 래퍼의 삶의 태도와 방식과는 달리 오직 랩만으로 판단하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일텐데.. 그렇다면 이렇게 기획하고 제작하고 방송하고 있는 엠넷은 '힙합의 대중화를 위해서'라는 슬로건은 좀 집어치워주길 바란다. 졸~~라 양보하면 엠넷은 힙합의 대중화가 아니라 랩의 대중화를 모색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더 중요한 건 랩에 대한 이해는 있나 싶다. 음.. 그래, 누구나 래퍼가 될 수는 있다. 하지만 아무나 엠씨가 될 수 있는 건 아니다. 더 기다려 달라고? 그럼 지금 하고 있는 이 방식부터 바꿔다오.

힙합에 있어서 '삶의 태도와 방식' 그리고 '랩스킬' 중 무엇이 우선되어야 하냐고 묻는다면 난 당연히 전자라 하겠다. 스스로 납득되지도 않는 말과 행동을 서슴치 않으며, 주체성이 결여된 채 시키는대로 움직이고, 눈가리고 아웅하는 방식으로의 삶을 강요받는 이가 랩을 졸라게 잘한다고 해서 그게 힙합일까? 그리고 그들을 힙합을 주제로 하는 프로그램에서 부각시키는 게 맞을까? 이 프로그램은 그냥 하드웨어 좋은 아이돌 래퍼의 대중화를 위한 프로그램으로 보이기도 한다.


내려놓고 볼 경우 인상적이었던 래퍼는

그렇기 때문에 쇼미더머니를 볼 때는 '힙합'이라는 기대를 내려놓고 보면 편하다. 그런 측면에서 봤을 때 인상적인 랩을 선보인 래퍼는 '원펀치'의 원이라는 래퍼였다. 단단한 래핑과 탄탄한 플로우. 마음에 들었다. 블랙넛의 심사위원 돌려까는 것도 재미있었다. ‘어차피 우승은 송민호’ 특히 이 마지막 라인은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3회를 보기 전까지. 한해의 플로우도 굉장히 독특해서 인상적이었다. 심사평대로 신선한 느낌이었다. 그래서인지 약간 아슬아슬하다는 느낌이 들긴 했지만. 베이식은 음.. 반가웠다.



[3회 감상]

3회는 2차 심사를 거쳐 각각 패스한 래퍼들끼리 2인조로 구성된 채 합동 무대를 보이는 과정으로 진행됐다. 3회는 사실 합동 무대보다 마지막에 쇼킹한 장면이 나와서 그 충격 때문인지 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

잘했다 싶었던 무대는 한해와 원의 무대. 인터넷 검색하면 나오니 찾아보시길.
반면에 보면서 '어라?'했던 건 좀 있다.


밀어주기, 혹은 친목질

지코의 형인 우태운이 합격했다. 도대체 언제까지, 어디까지 그를 붙여줄 셈이지? 대진운이 좋은 건가? 우태운의 합격 후 굳이 '더 노력해야 한다'는 타블로의 심사평을 편집과정 중에 집어 넣으면서 공정함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처럼 보여주고 있다. 이번 시즌에 출연한 그는 합격을 할수록 월등한 실력을 보여주지 못하는 이상 비판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동생이 심사위원이거든. 그런 비판을 감수하고라도 인지도를 끌어올리기 위해서 이번 시즌에 출연을 결심한 것이겠지. 왜 인지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거라고 생각하냐고? 힙합에 대한 열정과 끈기가 있는 사람이라면, 랩을 업으로 삼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자기 동생이 심사하는 시즌에 나오려고 했을까? 동생빨이라는 오해로부터 자유롭거나 인맥이 아닌 실력으로 인정받고자 했다면 오히려 이번 시즌은 피했어야 했다. 하지만 현재 본인이 가진 실력으로는 동생이 심사를 하는 이번 시즌이 아니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었기에 이번 시즌에 나온 것이고. 예상대로 어느 정도까지 동생의 인정 하에 합격하면서 인지도를 쌓아 올리고 있다.

비와이의 래핑이 확실히 마이크로닷보다 좋았다. 왜 비와이가 떨어진거지? 가사적으로도, 전달 측면에서도 굉장히 좋았다, 함께 공연했던 마이크로닷보다. 마이크로닷의 톤이 비와이보다 하이톤이라서 그런가? 겨우 톤 땜시롱?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알다시피 마이크로닷은 예전에 도끼와 팀을 이룬 올블랙의 멤버였고, 올블랙은 무브먼트 크루였다. 타블로가 속한 에픽하이도 무브먼트였고. 꼬꼬마 시절부터 보아온 타블로와 마이크로닷. 아무래도 그 부분이 심사에 많이 반영된 게 아닐까 싶다. 아니면 제일 좋은 변명인 '현장에서는 달랐다'는 말로 퉁칠 수 있겠다.

블랙넛의 래핑보다는 안수민의 래핑이 더 좋았다. 블랙넛은 가사까지 절고 프리스타일로 허겁지겁 자기 파트를 채웠는데, 과연 그가 합격하는 게 맞았나 싶다. 요즘 뜨는 래퍼이고 이슈메이커다 보니 심사위원들도 떨어뜨리기 아까웠겠지. 그래서 기회를 한 번 더 주었고. 기회를 한 번 더 주었을 때는 확실히 안수민보다 블랙넛이 잘하긴 했다. 하지만 기회를 한 번 더 줄 필요가 있을 정도로 첫 번째 합동무대에서의 실력차를 판가름할 수 없었나? 실력보다 배경이 그를 합격시킨 게 맞다. 그렇다면 피타입은? 모호한 심사기준에 고개를 갸우뚱할 수 밖에 없다.

‘야 이 개생키야 너랑 생각이 다르다고 밀어주기에 친목질이라는 거냐?’라고 말한다면 내가 쓴 똥을 한 번 더 쳐먹길 바라며, 그래도 그런 생각이 든다면.. 할 말 없다. 그냥 꺼져, 이 개생키야.


충격과 공포의 예고편, 개판 그 자체

사실 3회의 하이라이트는 앞에서 보여준 래퍼들의 합동무대가 아니었다. 프로그램 제작진이 나오는 자막과 함께 마지막에 약 30초 정도 붙은 예고편이었다. 3회 후미 본토힙합 레전드 스눕독의 등장으로 프로그램에 무게가 조금이나마 실리나 싶었는데.. 이어서 보여진 싸이퍼하는 장면은... 어휴 씨발. 진심으로 역겨웠다. 마이크 하나 던져 놓고 정해진 시간 안에 스눕독 앞에서 랩을 보이는 방식. 어떻게 이런 야만적인 기획을 할 수 있는거지? 이건 마치 쫄쫄 굶긴 개를 좁은 우리 속에 가둬두고 턱없이 모자라지만 아주 먹음직스러운 고기 한 점을 한 가운데에 던져 준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배고픔을 해결하기 위해 서로 물어 뜯고 할퀴는 개싸움.. 그 개싸움을 지켜보는 스눕독과 심사위원.. 아, 이건 정말 아니지 않나.

쇼미더머니 제작진은 힙합에 대한 존중이 부족하기에 이런 방식을 도입해볼 수도 있다. 그렇다면 도대체 심사위원은 뭘 한거지? 동료들의, 혹은 동료가 될지 모를 이들에게 이런 방식으로 스스로를 증명하게 하는 행위를 하는 걸 왜 가만히 보고 있었던 거지? 사전에 알지 못했나? 알지 못했다면 왜 중간에 말리지 않은 거지? 아니면 이 방식이 졸라 멋지다고 생각했나? 혹은 심사위원 의자에 앉아서 개싸움하는 그 모습을 지켜 보면서 킥킥거리면서 우월감에 빠져있었나? 도대체 이해가 되질 않는다.

참여한 래퍼들은 군중심리에 이끌려 혹은 얼척없는 이 상황과 살아남아야 한다는 절박함에 그 야만적인 방식에 휩쓸렸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와중에서도 이건 아니라며 이 병신같은 방식에 동의를 하지 않는 모습의 멋진 래퍼도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이 누구인지 4회에서 드러났으면 좋겠다.

그 짧은 예고편에는 한바탕 그 사단이 난 후 래퍼들이 뭔가 호소하는 모양의 인터뷰도 포함되었었다. 그들의 하소연이 규칙에 대한 아쉬움이 아닌 시스템에 대한 분노이길 바란다. ‘시간을 더 주셨어야지요~’라는 하소연은 당신도 그 야만적인 개판에 끼려고 했다는 소리 밖에 안되니까.

하지만 이것 또한 쇼미더머니에 낚인 건가? 나의 이런 실망과 불편함 또한 이슈를 양산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생각이 드니 문득 자괴감이.. 쇼미더머니에 나도 놀아나고 있구나ㅠㅠ


지금 쇼미더머니가 하고 있는 것, 긁어부스럼

인디 뮤지션들이 대부분인 한국 힙합씬에 등장한 쇼미더머니. CJ E&M이라는 영향력 있는 자본의 개입이 물질적으로 풍요롭지 못한 씬을 간지럽히고 있다. 간지러움을 참지 못하는 뮤지션과 리스너 그리고 대중들은 간지러움을 긁어대며 부스럼을 만들고 있고 그 부스러기들이 확산되고 그게 여론화 되어 한국 힙합씬을 뒤흔들고 있는 형국. 본질에 대한 접근이 아닌 단순 흥미와 소비적 쾌락에 기반을 둔 프로그램으로 계속 운영되면서 오해와 논란만 만들고 있고 있다. 누구 때문에 이런 억울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지는 더 따져봐야겠지만 정작 화두를 던진 쇼미더머니는 침묵하면서 나처럼 찌질이들이 양산해내는 이슈에 속으로 만세삼창을 외치고 있을 뿐.

어떡하지, 너?



p.s : 내가 씨벌 이걸 총 세 번이나 다시 쓰고 있는데.. 썼던 내용 다 사라지고 씨벌.. 다시 쓰다가 걍 떠오르는 거 구겨넣고.. 내가 다신 이글루스 임시저장 기능 쓰나 봐라, 씨벌. 메모장이 짱이여, 역시.





덧글

  • 크르 2015/07/16 20:19 # 답글

    우와, 슈3花님 오랜만입니다!! 거의 반년만에 이글루에 들어오는데 마이리더 첫 글이네요!!!ㅋㅋㅋㅋㅋㅋㅋ
    쇼미더머니는...힙합에 대한 지식이 전무한 저로서는 그냥 인터넷 기레기 글을 보면서 그냥 보고 있어서 별로 코멘트할 것이 없네요.

    원래는 이렇게 나대서 덧글을 다는 것은 예의가 아니지만 오랜만에 뵈니까!!! 잘 지내셨나요??
  • 슈3花 2015/07/17 09:10 #

    크르 // '릉'은 어디로 갔나요?ㅋ 저도 실로 오랜만에 블로그에 똥을 싸지르는 중입니다. 쓰면서도 제가 뭔 개소리를 적는지 모를 정도로 부담없이 똥을 싸고 있어요. ^^

    이런 부끄러운 저의 모습까지 이해해주시고 댓글까지 남겨주시니 반가움이 발가벗고 마중나가고 싶은 심정입니다. ^^
  • 2015/07/20 10:00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5/07/22 19:21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한동윤 2015/07/22 10:45 # 답글

    래핑에는 여러 가지가 포함되는데 여기 나오는 래퍼들은 대부분 다이내믹하게, 멋지게 '내뱉기'에만 몰두해서 안타까워요. 쇼미더머니에 참가하는 래퍼들 중에 래핑의 기본이 되는 가사를 근사하게 쓰는 래퍼는 제 기준에는 하나도 없네요. 슈삼화 님 덕분에 이번에도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
  • 슈3花 2015/07/22 19:26 #

    한동윤 // 뱉는 것들을 보면 요즘 유행하는 스낵컬쳐 같아요. 어떤 가사도 기억에 남는 것도 없는 것 보니 휘발성은 더 높은 것 같고요. 두서 없는 글이지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쓰려고 했는데 제 글이 또 언제는 두서 있었나 싶기도 하네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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