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미더머니4 -4회- 시청 소감 음악

쇼미더머니4, 4회를 시청했다. 개인적인 사정 때문에 본방사수는 못했고 지난 일요일 아침 진라면과 참깨라면 두 개를 섞어 끓여 먹으면서 시청했다. 하지만 늘 그렇듯이 개소리를 적을 시간은 부족하기에 이제야 시청소감을 남긴다는 슬픈 이야기 ㅠㅠ

지난 포스팅에 시부렸듯 4회에서는 스눕독과 심사위원 앞에서 참가자 래퍼들이 개싸움판을 벌린 싸이퍼가 이루어졌다. 이 병신같은 방식을 싸이퍼라고 부르기도 뭐하지만. 암튼 프로그램에 참여한 28명의 래퍼들에게는 10분이라는 시간이 주어졌고, 그 시간 안에 래퍼들은 심사위원과 스눕독 앞에서 순서도 없이 마이크를 차지 하고 랩을 하기 위해서 발버둥을 쳤다. 한 차례 싸움판이 벌어지고 난 후 랩을 차마 하지 못한 래퍼들이 다수 발생하자 한번 더 5분의 기회를 주었다. 그리고 4명의 탈락자가 발생했다. 그 후 심사위원들의 공연이 이어졌다. 이 공연을 보고 난 후 래퍼들은 심사위원에게 투표하여 심사위원이 우선 팀을 구성할 수 있는 선순위를 주었고, 해당 순위로 심사위원들이 함께할 래퍼들을 선택하는 모습이 일부 방송되었다.

음.. 우선 이번 4회는 싸이퍼 중심으로 이야기를 하련다. 싸이퍼가 워낙 병신같았기에 이후의 공연이나 래퍼들과 심사위원의 팀선정 따위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닥치고, 나(쇼미더머니)를 따르라!]

노예는 주체적 행동이 없다. 시스템에 갖힌 채 만족하며 살아가고 그 시스템 안에서 자신만의 방식을 만들어갈 뿐이다. 하지만 그럴 경우 발전이나 진화가 어렵다. 그리고 외부의 힘에 의해 자신만의 방식이라는 것이 한 순간에 무너지고 파괴될 수도 있다. 따라서 늘 불안정한 상황에 자신을 놓게 된다.

쇼미더머니4 4회에서 쇼미더머니 제작진들은 래퍼들을 노예 취급했다. 한국힙합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시스템을 만들어 놓고 거기에 래퍼들을 욱여넣었다. 그리고 제작진 마음대로 편집하고 재구성하면서 래퍼들을 대중들에게 휘몰아 내듯이 이용했다. '니가 스스로 이 개판에 들어왔으니 시키는대로 개같이 굴릴테니 개같이 굴라'는 말이다. 그들은 개가 아닌데 왜 개같이 굴어야 하는가? 이런 말도 안되는 상황에서 입 닥치고 있으라니. 그게 말이냐, 당나귀냐. 래퍼들이 쇼미더머니의 노예가 되는 순간 자생할 수 없다는 사실은 명확하다. 왜 쇼미더머니는 래퍼들을 노예취급하는가?

시스템 안에 들어왔어도 그 시스템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이야기를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것에 대한 책임을 지면 될 뿐이다. 서출구는 시스템 안에 들어왔고, 그 시스템이 본인 판단에 웃기게 돌아가니 그것에 대한 행동을 했다. 그리고 탈락하며 시스템을 떠났다. 왜 서출구를 비판하는가? 서출구 때문에 쇼미더머니가 만든 시스템을 열심히 따른 사람들이 병신이 됐다고? 그 시스템에 동의하고 그 시스템이 멋지다고 생각했으면 그만 둔 서출구가 병신같았다고 얘기를 해야 할텐데?ㅋ 시스템을 따른 래퍼가 병신이 됐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이번 싸이퍼 방식이 졸라 구렸다는 걸 스스로 인정하는 셈이다.

서출구를 비판하는 사람은 본인이 노예가 아닌지 혹은 스스로 얼마나 주체적인지 곰곰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스포츠? 게임?]

이번에 엠넷이 기획한 싸이퍼 방식에 대해서 스눕독의 이야기를 빌어 이렇게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다. '스포츠 또는 게임이랑 같지 않느냐?'라고. 스포츠나 게임이나 최소한의 룰은 있다. 그리고 그 분야에 정통한 사람들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을 해서 그 룰을 만든다. 근데 쇼미더머니 싸이퍼에 최소한의 룰이 있었나? 10분 동안 28명이 랩하기. 끝이다. 이게 룰인가?

게임 얘기가 나와서 그러는데 조금 벗어난 얘기지만 오락실을 좀 다녀 본 사람은 알 것이다. 오락실에서 대전게임을 하기 전 동전 걸어놓고 기다릴 때도 나름의 룰이 있었다. 동전을 화면 옆에 걸어놓는 순서대로 동전을 집어놓고 도전을 한다거나, 동전을 넣는 순서대로 대결을 한다거나, 그런 것들이지. 오락실에서 대기타던 방식을 지금 쇼미더머니 싸이퍼 방식대로 하자면 이렇다. 28명의 동전을 한군데로 모은다. 잘 섞은 후 동전을 오락기에 집어 넣는다. 10분 동안 게임기 앞에 앉지 못하면 탈락. 어찌되겠는가? 서로 앉으려고 개판이 되는 것이다. 쇼미더머니의 싸이퍼도 그렇게 개판이 되었다.

차라리 마디를 정해준 후 나오는 비트에 랩을 하라고 하던가.. 랩을 듣고 싶다면서? 28명이서 10분? 도대체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다. 스눕독에게 줄 수 있는 출연료가 10분에 대한 것이었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을 추가로 5분 더 늘린 쇼미더머니에게 박수를 쳐줘야 하나? 진짜 욕나온다.


[스스로에게 관대한 쇼미더머니]

개판에 끼고 싶지 않은 서출구는 탈락했다. 서출구의 탈락 사유는 다음과 같다. '쇼미더머니가 제안한 룰을 따르지 않았기 때문에. 그래, 양보해보자. 방식이 어떠한지 간에 쇼미더머니가 래퍼를 선정하는 방식에 따르지 않거나 부합하지 않아서 떨어졌다. 근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쇼미더머니가 룰과 방식에 그렇게 빡빡했나?

1:1 배틀 방식에서 무조건 한 명은 탈락한다고 해놓고 느닷없이 등장한 패자부활전. 패자부활전 명단 선정은 더 가관이다. '프로듀셔들의 심사평을 모니터링하여'라니. 그냥 심사위원 보고 뽑으라고 하던가... 심사평을 모니터링하는 건 또 뭔지.. 정말 적절하지 못한 개입이다. 그리고 싸이퍼 10분 안에 랩을 하지 않으면 탈락시킨다더니 5분 더 추가. 그리고 추가 5분 싸이퍼에 참여한 래퍼에게 패널티 준다고 해놓고 탈락하는 사람들을 보니 서출구를 제외한 3명의 래퍼는 처음 10분 싸이퍼에 참여한 래퍼 같은데? 여자래퍼랑 언제이크.. 2명은 처음 10분에 랩한 게 확실하고.

암튼 이거 어떻게 해석해야 하지? 래퍼들에게 기회를 더 준거라고? 왜? 뭐가 아쉬워서? 납득되지 않는 상황에서 기회만 더 줬다고 그걸 좋게 볼 수 있을까? 이유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면서 툭툭 튀어 나오는 즉흥적인 룰. 형평성 제로, 공정성 제로.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원칙같은 게 없으니 기획이 엉성하다. 기획이 엉성하니 혼란만 가중된다. 뼈대 없이 집을 지었으니 언젠가 무너질 수 밖에. 하지만 이 부실한 공사를 꾸역꾸역 밀고 나간다.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부실한 플랫폼 안에 래퍼들을 가두고 있다. 그래도 쇼미더머니는 자신들이 만든 방식에 대해서는 관대하다. 왜일까? '갑'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니까.


[예능은 예능일 뿐이라고?]

예능이라면 차라리 좋겠다. 그냥 병맛이라며 킥킥거리면 되니까. 근데 쇼미더머니는 한국힙합에 대한 굉장한 사명감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왜냐하면 이번 싸이퍼 논란에 대해서 방송 중 이런 소리를 했기 때문이다.

'논란을 일으켜 정말 죄송합니다. SHOW & PROVE 한국힙합 발전에 보탬이 되는 쇼미더머니가 되겠습니다.'

실소가 터졌다. 먹던 라면을 뱉을 뻔 했다. 그래. 잘못했으니 사과하는 모습은 좋다. 근데 보다 보니 이건 사과가 아니다. 중간 중간 쇼미더머니측의 방식이 옳았다는 듯 편집한 모양새는 더 깊은 빡침을 불러 일으켰다. 악마의 편집이 다시금 등장하는 순간이다.

예전에 경규옹이 그랬다. '무식한 자가 신념을 가지면 무서워진다'고. 이런 맥락에서 이제는 쇼미더머니가 좀 무섭다.


[씁쓸..]

심사위원인 팔로알토가 양동근과 함께한 노래 '죄인'이라는 곡이 있다. 참 좋아하는 노래인데, 거기의 팔로알토의 가사를 가져와 봤다.

'사람들과 있을땐 애써 목소릴 높였지만 어쩌면 그들중에서 내가 제일 겁쟁이야.
사랑한다면서 달콤한 말들을 쉽게 뱉지. 욕망은 나를 지배해 옷가지를 쉽게 벗지.
한 때는 진실함을 추구하며 밤을 지새웠지. 물질적인 것에 현혹되어 잃어버린 시대정신.
정작 자신의 부패함엔 관대해 더러움 감추기 바쁘지. 뭘 알겠어, 나에 대해.
꽉 막힌 도로 인파 속에서 이기심만 커져가. 거짓 미소 지을거라면 차라리 돌을 던져봐'

팔로알토.. 한 손에는 마이크를 쥐고 있드만. 다른 손에는 돌을 쥐고 있는지, 돈을 쥐고 있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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