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슬랭 가이드와 함께하는 [아산] 죽순산장 잡담


아산에 다녀왔다. 아산과의 인연은 깊지 않다. 전경시절 시위 때문에 잠시 들렸던 정도? 서울에서 가까운 곳이겠거니 하고 다녀왔는데.. 차가 엄청나게 막히는 바람에 개고생을 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강원도로 쏠걸 그랬다. 1박 2일 일정으로 다녀왔는데 간 김에 아산지역에서 유명한 식당들도 좀 방문해보고자 했다. 물론 전체 이동 동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곳들을 중심으로 방문하였다.

아산의 맛집은 의외로 검색이 어려웠다. 그중에서도 검색순위 상위에 링크된 '죽순산장'을 첫번째 목적지로 삼았다. 이곳은 오리주물럭이 유명하다고 해서 방문했다. 찾아가기 어려울 줄 알았는데 네이게이션을 찍으니 바로 나와서 쉽게 찾아갈 수 있었다.



나이트 죽순이가 아니더라도 방문이 가능한 죽순산장



이입구의 커다란 안내판을 지나 입구로 들어서니 넓은 주차공간이 반긴다. 건물 앞동과 뒷동이 있는데 뒷동에서 식사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아서 뒷동으로 이동했다.



넌 앞동이고



난 뒷동이야



뒷동 입구



나름 유명하다고 하여 자리가 없을 거라고 예상했는데 의외로 내부공간이 상당히 넓어서 기다릴 필요가 없었다. 물론 점심 시간대를 지나서 방문했기 때문일수도..입구로 들어서서 좌측으로 이동했는데.. 우리가 들어선 곳만큼의 공간이 반대편인 우측에도 자리하고 있었다. 넓디 넓다. 역시 땅값은 싸고 볼 일.



넓은 내부공간



메뉴는 크게 3개로 구성되어 있었다. 백숙, 오리로스와 오리주물럭..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동행인에게 묻자 주물럭을 먹고 싶다 하여 그것으로 주문하였다. 한마리를 먹을 것인가, 반바리를 먹을 것인가 고민이 되는데.. 누군가가 남긴 방문 후기를 봤을 때 한마리로 4명이서 먹었다고 봤었기에 반마리로 시켰다.



가격정보(클릭하면 발기함)



주문을 하고 기다리니 밑반찬이 깔렸다. 밑반찬은 오이무침, 열무김치, 나물무침, 파절임, 마늘, 상추 등.. 이것저것 나왔다. 밑반찬은 처음만 세팅되고 모자랄 경우에는 셀프였다.


오늘의 훌륭한 조력자인 밑반찬 스태프



이어서 메인요리인 오리주물럭이 등장. 양념을 머금은 녀석을 불판 위로 투하!



불판위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 주인공 녀석




더 가까이에서 널 보고 싶어



고기는 익으면서 엄청난 기름을 튀기고 있었다. 내가 앞치마를 입힐 때는 알몸으로 설거지를 권할 때밖에 없지만.. 동행인에게도 앞치마를 권할 수 밖에 없을 정도로 기름이 많이 튀었다. 물론 나도 앞치마를 둘렀다.



녀석도 흥분했는지 육즙을 내뿜으며 지글지글




충분히 흥분한 녀석의 자태



고기가 다 익어서 고기만 한 점 먹어 보았다. 음.. 오리에 양념이 잘 베어 있어서 달고 매콤한 기운의 고기의 담백함과 잘 어우러진다. 팬티가 서서히 젖어 온다. 이건 뭐 답이 없다. 녀석의 훌륭한 파트너인 소주를 부를 수 밖에. 소주 1병 추가.



녀석의 훌륭한 파트너 '클래식'



젓가락에 잡히는 대로 고기를 집어 입에 털어넣어 씹어 삼킨 후 소주를 한 잔, 탁! 털어넣으니.. 아.. 정신이 몽롱해지는 게 팬티가 흥건해지려 한다.

상추에 마늘, 파절임, 양배추&소스, 고기를 올려서 한 입에 집어 넣고 우적우적 씹었는데.. 그 맛이 일품이다. 팬티가 흠뻑 젖는다. 새큼한 소스와 함께 먹는 양배추는 침샘을 자극하기도 하였지만 그것 자체만으로도 오리기름의 느끼함을 잘 잡아주더라. 파의 향과 마늘의 알싸함이야 두말하면 입아프니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고기만 따로 먹는 것보다 쌈싸먹기를 강력 추천한다. 왜냐면 쌈으로 쳐먹으니 맛있었서 쌈샷을 찍질 못했걸랑ㅋ 아, 그리고 밑반찬으로 나온 마늘의 일부는 주물럭에 부어 함께 구워 먹기도 했다.

먹는데 집중하다 보니 사진이 없다ㅠㅠ




정신을 차려 보니



일하시는 분께 밥을 볶을 수 있냐고 물었는데, 그건 안되고 죽이 서비스로 나온다는 말씀을 해주시더라. 망설일 게 무엇인고. 죽을 달라고 말씀드렸다. 잠시 기다리자 은은한 닭(?)향이 풍기는 죽이 나왔다.



죽이고 싶었지만 넌 이미 죽이다


한 수저 담아 입에 머금으니 입에 착 달라 붙는다. 음.. 좋다. 같이 간 일행의 입을 빌리자면 '이건 계속 먹을 수 있는 맛이야!'라는.



정신을 차려 보니



같이 간 일행에게 오리주물럭에 대한 맛 평가를 구했더니 '그닥..나쁘지 않다'는 말이 돌아왔지만, 나에게는 굉장히 만족스러운 곳이었다. 아마도 소주와의 찰떡 궁합 때문이리라. 둘이서 먹기에는 양이 좀 푸짐한 편이었는데, 식성 좋은 남자 둘이서 가면 적당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중교통을 알아보지 않긴 했지만 위치 상 대중교통으로 방문이 어려울 것 같다는 것과, 소주를 꼭 마셔야 되므로 대리를 불러야 한다는 단점이 있지만.. 술을 먹지 않는 일행이 있거나, 대리비용에 관대한 사람이라면 기꺼이 가서 폭음하길 추천한다. 내가 아산에 산다면 술마시러 엄청 자주 갈 것 같다. 아, 비싸구나.. 자주는 못갈 듯. 국산오리니까 비싼 건 아닌가.. 아몰랑~


슈3花의 버슬랭 가이드 : ★★★★




찾아가는 법 : 네비게이션에 '죽순산장'으로 입력하여 '길찾기 안내' 터치




※ 주 : '버슬랭 가이드'란 변방 블로거 슈3花가 식당과 음식을 평가하는 척도로, 음식맛, 가격, 서비스, 분위기 등이 너무 만족스러워 흥분한 나머지 팬티가 젖고 나아가 그 흥분이 바지까지 스며들어 바지를 벗고 먹을 정도로 좋다는 것을 안내하는 병맛 가이드입니다.

★ :  팬티에 아무 이상 없음
★★ : 요리가 특별한 식당이지만 팬티는 젖지 않는 음식이나 식당
★★★ : 요리가 특별하나 팬티가 조금 젖어 갈아입지 않아도 되는 음식이나 식당(팬티 면적이 50% 이하 젖음)
★★★★ : 요리를 먹기 위해 여분의 팬티를 지참해야 하는 음식이나 식당 (팬티 면적이 50% 이상 젖음)
★★★★★ :  요리를 먹기 위해 여분의 팬티+바지까지 지참해야 하는 음식이나 식당 (팬티가 100% 젖고 바지까지 스며들어.. 아몰랑~ 바지 벗을랭~)



덧글

  • 에라이 2015/11/04 16:52 # 답글

    역시 고기는 뭐든지 불판에 구워먹어야 합니다

    다만 오리기름에 밥 볶으면 맛도 좋고 몸에도 좋은데 아쉽군요

    그나저나 거꾸로 포스팅을 주행하면서 버슬랭의 뜻은 뭘까 궁금했는데 이런 심오한 뜻이 담겨 있었네요
  • 슈3花 2015/11/05 08:50 #

    에라이 // 오리기름 좋다고 들었는데 밥을 볶지 못한다고 하니 아쉽더군요. 불판의 특성상 불가능할 것 같기도 하고요.

    버슬랭 가이드는 쭈욱 이어집니다. 관심은 없지만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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