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가서 먹은 것들 잡담

연말에 대만을 다녀왔다. 콧구멍에 바람을 좀 집어 넣으려고 했는데 몸이 예전같지 않아서 그런지 여기저기 다니는데도 무릎이 시큰하고 발목이 저리는 것이 뭔가 슬펐다. 은연중에 '역시 여행은 젊어서 다녀야 해'라는 꼰대같은 말을 내가 뱉게 될 줄이야.

대만에는 맛있는 것들이 참 많다고 들었다. 여행사에서 배포하는 안내책자들도 맛집에 대한 소개가 참 많더라. 그래서 유명하다 싶은 곳은 가서 음식을 먹기로 했다. 하지만 메뉴판을 봐도 알 수가 없으니 내가 먹어놓고 무엇을 먹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게다가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는 허겁지겁 먹부림을 하다 보니 못찍은 사진들도 꽤 된다. 게다가 흉한 내 얼굴이 나온 사진들도 있었기에 그런 사진들은 제외. 흙흙.


기내식으로 제공된 요거트가 '남양'것이라서 먹기 싫었지만 나의 선택과는 무관하게 제공된 것이기에, 그리고 남긴다고 처분될 것도 아니기에 그냥 먹었다.


기내식



대만 도착해서 첫 끼. 숙소 근처의 식당이었는데 달콤한 닭가슴살 덮밥에 뜨끈하고 시원한 닭육수와 말캉하고 쫄깃한 완자가 굉장히 맛있었다. 버슬랭 가이드로 치면 별 다섯 개! 대만이 좋아졌다.



첫 끼



식당 근처에 만두 같은 걸 팔길래 하나 먹었는데 만두 소는 별로 없고 피만 두꺼워서 헛배만 채웠다.



만두 같은 거



길거리를 지나다 지하철역 근처에서 노점 음식을 먹었다. 메뉴를 봐도 도통 모르겠고 옆에서 맛나게 누군가가 먹는 걸 보고 같은 걸로 달라고 해서 먹었다. 면이 퍽퍽했다.



노점 음식



곱창국수가 그렇게 유명하다면서? 막상 먹었는데 가쓰오부시? 암튼 그 향이 생각보다 강하더라. 면발은 흐물거리고 곱창은 쫄깃한 것이 먹을 당시에는 그저 그랬는데 다음날 또 먹고 싶은 생각이 나는 맛이었다. 서서 먹어야 하므로 성급히 주둥이에 음식을 쳐넣느라 음식 사진은 없다.



곱창국수 파는 곳




망고빙수가 유명하다고 해서 삼형매라는 곳에 가서 망고빙수를 먹었다. 자리가 넓어서 얼마 기다리진 않았다. 지하로 내려가서 먹었는데 한국 관광객들에게 소문이 많이 났는지 벽에 쓰여진 많은 낙서 중에 한글낙서가 꽤 많이 보였다.



삼형매 망고빙수



호텔 조식은 굉장히 실망스러웠다. 제일 맛있었던 건 사진에 없다. 바로 따끈한 두유. 단연 최고의 맛이었다.



호텔 조식




호텔 근처의 음식점을 다시 갔다. 너무도 맛있었기에. 이번에는 밑반찬도 같이 골라서 먹었다. 아, 밑반찬도 맛있다. 최고다, 최고. 호텔 조식으로 마음 상한 나를 충분히 위로해주었다.



숙소 근처 식당



스무시하우스라는 망고빙수 매장이 유명하다기에 망고빙수를 또 먹었다. 난 삼형매 망고빙수와 별다른 차이를 모르겠더라. 다만 스무시 하우스는 자리가 엄청 비좁아서 서서 먹다가 나중에는 겨우 자리를 맡아서 앉아 먹을 수 있었다. 2층에서 먹으려면 돈을 더 내야 한다나 뭐라나.



스무시하우스 망고빙수



딘타이펑이라는 곳이 꽤나 유명하다고 하더라. 뉴욕타임즈가 선정한 식당 안에 들어갔다고 하던데.. 그 세계적인 맛이 과연 내 입맛과 맞을지 궁금했기에 방문하였다. 식당 앞은 사람들로 바글바글했다. 우선 예약을 하니 1시간 정도 기다려야 한다고 하더라. 새우볶음밥, 우육면, 만두(샤오롱바오) 이렇게 3가지가 유명하다기에 그렇게 주문했다. 새우볶음밥은 굉장히 맛있었고, 우육면은 향이 좀 약한 것이.. 육개장과 갈비탕을 섞은 맛? 샤오롱바오는 특유의 향이 매력적이었으나 세계적인 맛이라고 하기에는 뭔가 좀 심심한 느낌.



새우볶음밥




우육면



샤오롱바오


대만을 오게 되면 기필코 훠궈를 먹고야 말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으나, 마땅히 잘하는 곳을 알지 못했기에 유명한 훠궈 부페를 방문하려 하였다. 하지만 사람이 미어터지는 관계로 예약을 하지 않으면 거의 이용불가. 결국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알게된 곳을 방문하여 훠궈를 먹었다. 거기도 대기를 20분 정도 했다는 슬픈 사연이ㅠㅠ 육수가 2개로 나누어졌는데 둘 다 굉장히 매력적인 맛이었다. 펄펄 끓는 국물에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넣어 휘휘 저어 익힌 후 우적 우적 씹어 먹으니 육즙과 육수가 어우려져 참 맛있었다. 빨간 국물은 선지를 무한 리필 해주는데 선지의 탄력과 매끄러움이 푸딩처럼.. 음.. 굉장히 매력적이라 2~3번 리필해서 계속 먹었다. 이곳은 버슬랭 가이드로 따지면 별 다섯 개.


육수




소고기




돼지고기




날 미치게 한 선지



스린야시장에는 먹거리가 많다던데 배가 부르니 딱히 땡기는 게 없더라. 줄기차게 구경만 실컷하다가 하나 사 먹은 것이 있는데, 치즈감자? 이건 그야말로 칼로리 폭탄. 칼로리가 높은만큼 자극적이었고 계속 먹게 되더라.



칼로리폭탄 치즈감자



주말 아침은 문을 연 식당이 거의 없었다. 교차로 코너에 간이 식당처럼 열어놓고 음식을 판매하는 곳이 보여서 냅다 자리를 잡고 옆사람과 같은 음식을 시켰다. 라면향이 나는 국수를 먹었다. 이름도 모른다. 그냥 맛있어 보이길래 시켰다. 그냥 무난했다.



라면향이 나는 국수




한국으로 돌아오기 위해 공항에 도착해서는 허기를 채우기 위해 국수를 먹었다. 하나는 딘타이펑에서 먹은 우육면과 비슷했고 하나는 훠궈 먹었을 때 빨간 국물의 향에 들깨가 가득 들어있는 닭가슴살 국수?.. 상상하는 그런 맛이었다.



우육면 간지



훠궈 빨강국물 간지



그밖에도 숙소 인근에서 파는 우육면도 먹었고, 시먼딩에서 유명한 닭튀김도 먹었고, 대만맥주랑 버블티도 마시고.. 이것저것 챙겨먹은 것이 있지만 사진으로 다 담아내지 못했다. 아쉽군. 수시로 찍는 습관을 길러야겠엉ㅋ

참고로 주문한 모든 음식은 남김없이 모두 해치웠다. 푸드파이터로 인정해달라.


암튼 블로그 찾아와주시는 모든 분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뜬금)




덧글

  • STITCH 2016/01/05 14:36 # 답글

    으아 먹고싶은것 쓰나미네요
    완탕면 우육면 /ㅅ/
    훠궈도 한국보다 맛있을 것 같고!
    역시 중국 남쪽하면 망고죠 망고

    대만에 다시 가고싶어지는 포스팅이네요
  • 슈3花 2016/01/05 17:00 #

    STITCH // 대만에 다녀오신 적 있으신가보네요? ^^ 맛있는 것들 참 많았답니다. 저도 기회가 되면 다시 가 볼 예정이랍니다.

    닉네임 링크타고 STITCH님 블로그에 갔더니.. 거기도 엄청난 먹부림 포스팅이ㅎㄷㄷ 제가 자.. 잘못했습니다.
  • STITCH 2016/01/05 21:03 #

    몇 년 전에 가족 여행으로 홍콩대만중국 쫙 돌고 온 적이 있었더랬죠
    사실 기름진걸 소화를 잘 못 시켜서 그 동네만 다녀오면 속이 난리납니다만
    사진으로 접하니 실물이 그립네요

    ㅋㅋㅋㅋ 전 그냥 어디서나 먹방찍는 여자죠
    왜 낮에 그렇게 먹어도 밤이 되면 눈녹듯 사라지는건지.

    올 해는 유럽에 갈 계획중이라 내년에 기회되면 가봐야겠어요!
    이글루스에서 종종 봬요 :-)
  • 슈3花 2016/01/06 15:55 #

    STITCH // 가족과의 해외여행.. 부럽습니다. 부모님께서 더 나이가 드시기 전에 모시고 나갔다 와야하는데.. 말처럼 쉽지 않네요.

    훌륭한 푸드파이터이시군욤ㅋㅋ 사진도 먹스럽게 올려주시던데 저도 좀 배워야겠습니다. 먹방하고 나서 사진 올리려고 하면 사진이 영 ㅠㅠ

    유럽 먹방도 기대하겠습니다. 만나뵙게 되어서 반갑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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